서울대 천정희 교수,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 완전 해독으로 4세대 암호기술 가능성 열어

컴퓨팅입력 :2018/12/05 12:00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를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2월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발전에 공헌한 연구자를 매월 1명 선정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상금 1천만원을 수여하는 상이다.

천정희 교수는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를 최초로 완전히 해독해 세계 암호학 연구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4세대 암호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연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는 다자간 키(key) 교환, 브로드캐스트 암호 등 암호학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처음 도입된 개념이다. 전산학의 난제인 프로그램 난독화(obfuscation)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암호학계 화두가 됐다. 이후 여러 응용연구가 진행됐지만 실제 다중선형함수를 만드는 것을 오랫동안 성공하지 못했다. 암호학의 핵심인 안정성을 증명하지 못해 미해결 문제로 남아 있었다.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가 차세대 암호기술 분야에서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

천정희 교수는 앞서 제안된 'CLT 다중선형함수'를 기반으로 변형 문제를 분석하고 다양한 정수론 및 수학적 기법을 총동원해 CLT 다중선형함수의 비밀 정보를 다항식 시간 안에 찾아낼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이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CLT 다중선형함수 기반 암호 스킴(scheme)을 모두 다항식 시간 안에 해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 연구는 4세대 암호기술 총아로 주목받던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를 완전히 해독한 것으로, 그동안 진행됐던 다중선형함수의 연구방향을 완전히 바꾼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논문은 2015년 이후 3년간 179회의 피인용 회수를 기록했다.

관련기사

천 교수의 논문은 세계 양대 암호학회인 크립토(Crypto)와 유로크립트(Eurocrypt)에서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논문상(The Best Paper Award)을 수상했다. 천 교수 연구팀은 이후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요청으로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90만달러 연구비를 지원받아 후속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호학적 다중선형함수를 모두 해독한 결과로, 창의적인 방법과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암호분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수학이론을 암호분석에 더욱 적극적으로 접목해 수학의 새로운 연구방향을 정립하고 암호분석 기술 강국의 면모를 갖추는데 기여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