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 없는 5G모뎀 전쟁...삼성·퀄컴 격돌

'엑시노스 vs 스냅드래곤'…인텔-애플 연합군도 복병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11/27 13:58    수정: 2018/11/28 14:58

다음 달 1일 5세대 이동통신(5G) 전파가 첫 발사되고 내년 상반기 5G 모뎀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5G시대 개막 초읽기에 앞서 통신칩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5G 관련 통신칩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은 현재 업계에서 선두 경쟁을 펼치는 삼성전자와 퀄컴이다. 최초 공개는 퀄컴이, 양산은 삼성이 한발 빨랐다는 평가다.

후발주자인 인텔의 5G 칩은 내년 하반기나 돼서야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애플이 일찍이 첫 5G 아이폰에 탑재할 모뎀 공급사로 퀄컴 대신 인텔을 점찍은 터라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양산에 들어간 '엑시노스 5100' 모뎀칩. (사진=삼성전자)

■ 삼성 갤S10에 첫 엑시노스 5G모뎀…'퀄컴 배제說'

삼성전자는 최근 5G 표준을 지원하는 '엑시노스 5100' 모뎀칩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이는 시장 1위인 퀄컴보다도 앞선 것으로, 내년 3월 출시될 '갤럭시S10'에 우선 적용된다.

이 업체에 따르면 엑시노스 5100은 5G 통신 환경인 6기가헤르츠(GHz) 이하 주파수 대역에서 최대 2Gbps의 초당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사한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과 비교해 1.7배나 빠른 속도다. 초고주파 대역이라고 불리는 밀리미터파(mmWave)에서도 최대 6Gbps 속도를 구현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에 이례적으로 퀄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모뎀칩을 탑재하지 않고 엑시노스 AP와 모뎀을 단독으로 탑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주목된다. 이 회사는 그동안 내수용 제품에는 엑시노스, 해외용엔 퀄컴 스냅드래곤 AP 시리즈를 탑재해왔다.

갤럭시S10 예상 콘셉트 이미지. (사진=벤자민 게스킨 트위터)

미국 정보통신(IT) 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전자가 차기 갤럭시 모델에 엑시노스 AP 9820과 엑시노스 5100 모뎀만을 탑재할 것이라고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추측이 가능한 이유는 5G 스마트폰의 초기 기술적 한계로 모뎀이 AP에 속하지 않고 별도의 칩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모뎀과 AP가 투 칩(2 Chips)으로 들어가는데, 삼성은 엑시노스 AP와 모뎀을 함께 사용하길 선호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5G 칩 개발에 주력한 삼성전자로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전략 모델인 갤럭시S10에 자사 칩을 탑재하려 한다"며 "스냅드래곤보다는 엑시노스 5100과 더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엑시노스 AP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퀄컴의 X50 모뎀 제품군. (사진=퀄컴코리아)

애플 놓친 '대세' 퀄컴, 애플 껴안은 '후발주자' 인텔

지난해 12월 5G 모뎀인 '스냅드래곤 X50'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퀄컴은 최근 1세대 모뎀 개발을 마치고, 현재 2세대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X50은 내년 상반기에 양산돼 출하될 예정이다.

퀄컴은 이동통신 국제표준 개발기구 '3GPP'의 5G 표준화 활동 개시 이전부터 글로벌 5G 표준인 '5G 뉴 라디오(NR)' 핵심기술을 발 빠르게 설계해 왔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통신 장비사 에릭슨과 3GPP 규격 기반 '5G NR 멀티밴드·멀티벤더 데이터 통신 호환성 시험'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어 LG유플러스·노키아와 함께 5G 국제 표준 기반 데이터 통신 시연을, 삼성전자·KT와 함께 3GPP Rel-15 논 스탠드얼론(NSA) 5G NR 규격에 기반한 멀티벤더 상호 호환성 시험도 마쳤다. NSA는 5G 통신이 시장에 안착하기 전 단계의 기술로, 스탠드얼론(SA) 기술과 함께 5G NR의 주요 규격이다.

5G 아이폰은 2020년 출시될 전망이다. (사진=씨넷)

X50 출시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이후 출시될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된다. 다만, 퀄컴이 X50과 관련해 애플·삼성과는 계약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을 제외한 LG전자·소니·샤오미 등 19개사의 제품에 이 모뎀이 적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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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주자인 인텔은 5G용 'XMM 8160 5G’ 칩을 지난 13일 선보였다. 본격적인 칩 출하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앞서 두 회사와 비교해 양산과 출하 시점이 1~2년가량 뒤처진 것이다. 모뎀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이르면 2020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애플이 5G 아이폰용 통신칩 공급 업체로 인텔을 점찍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까지 퀄컴 모뎀칩을 사용해왔지만, 양사의 관계가 악화돼 올해부터는 퀄컴을 배제하고 인텔 모뎀만을 사용하고 있다. 오는 2020년 출시될 첫 5G 아이폰에는 로드맵상 10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8161' 모뎀이 탑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