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형 토큰이 기업 형태 바꿀 것"

김서준 해시드 대표 핀테크컨퍼런스서 강조

컴퓨팅입력 :2018/11/21 16:05

"기업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 소수만 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직원들은 물론 커뮤니티 기여자들도 참여하게 될 것이다. 또 고용계약을 맺고 한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한 개 이상의 열려 있는 네트워크에서 전문가로 일하고 보상 받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보상에는 네트워크에 대한 오너십이 포함될 것이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레드호텔에서 열린 핀테크 컨퍼런스에서 블록체인 업계 주요 트렌드로 떠오른 시큐리티토큰(증권형토큰)이 바꿀 미래 기업과 직업의 모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시큐리티토큰은 전통적인 자산을 토큰(암호화폐)으로 만든 것이다. 부동산, 금융 상품, 투자 상품 등은 모두 시큐리티토큰으로 만들 수 있다. 전통적인 자산에 비해 훨씬 큰 유동성을 가질 수 있고, 에쿼티(기업 자금조달)를 프로그램화 할 수 있는 등 블록체인 기술 특징에 기반한 장점이 많다.

김 대표는 시큐리티토큰을 도입한 사례로 샌프란시스코 전기스쿠터 공유 업체 스핀을 소개했다. 스핀은 밴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받는 대신 시큐리티토큰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샌프란시스코 주변에서 실제 전기스쿠터를 이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주주가 될 수있게 했다.

기존 IT기업 중에도 시큐티리 토큰과 유사한 방식의 변화를 도입하고 있다. 공유숙박 업체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들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몇 달 전 미국 금융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레드호텔에서 열린 핀테크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기업들이 직원들만 열심히 일해서 서비스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며 "회사 소속이 아닌 커뮤니티 일원들을 어떻게 성장시킬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같은 흐름에서 고용의 형태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디어 산업에서 이미 이같은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유튜브나 아프리카TV에서 소속되지 않은 사용자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대표적이다. 블록체인으로 플랫폼을 탈중앙화하고, 인센티브 시스템을 적용하면 미들맨(중개자)이 너무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다가올 미래에는 회사 밖에 있는 사람들의 기여 없이 성장하기 어렵다"며 이제 어떻게 커뮤니티와 공정하게 이익을 나눌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한국은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한국이 가진 기회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앱스토어 매출이 네 번째로 큰 나라다. 국가 경제 규모에 비해 디지털 자산에 큰 돈을 쓰고 있다. 그만큼 디지털 자산에 익숙하다는 얘기다. 또 세계 최초로 세이클럽에서 유료 아바타를 만들었고 사이월드에서 도토리라는 가상화폐를 유통했다. 아이템베이라는 전세계 최초 게임 아이템 거래 비즈니스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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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한국이 변화화는 환경 속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한국은 자본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분야에서 한국이 뒤쳐지고 있는 이유는 좋은 연구자들이 3-4배 연봉을 더 주는 중국에 스카웃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중국이 닫혀 있는 시기가 한국에 기회"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시큐리티토큰 도입을 위한 정부의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금 정부의 입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고 선진국 정책을 따라하려고 하고 있다. 미국에선 지금 잘 정리된 규정 위에서 시큐리티토큰을 활성화 하려고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을 따라가서 미국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