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대리점업 진출한 '토스' 메기될까

2차 핀테크 시대의 도래

기자수첩입력 :2018/11/19 16:49    수정: 2018/11/19 16:49

최근 보험업계를 뜨겁게 달군 소식은 간편송금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던 '토스'가 12월 중순부터는 보험대리점업(GA)을 본격 운영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핀테크의 '2차 시대'를 가져왔다는 평도 자자하다.

토스의 누적 가입자 수는 1천 만명. 이중 예비 보험가입자라고 분류할 수 있는 20대는 전체 가입자 중 45%인 402만명으로 대한민국 전체 20대 인구의 약 60%에 달한다. 한번에 끌어모으기 힘든 회원들이 모여있다는 점에서 토스의 플랫폼은 아주 매력적이다.

일단 보험업계에서는 토스보험대리점의 영업방식이 텔레마케팅(TM)이 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토스를 이용하다가 보험 가입을 고려했던 사람이라면 상담을 신청해, 필요한 보험상품을 안내받고 가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챗봇이나 채팅 상담은 아직 기술 발전 정도면에서 적용될 확률이 낮은 상태라 이 관측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텔레마케팅으로 이뤄지는 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종신보험이나 암 보장 보험보다는 온라인에서도 가입하는 게 그나마 익숙해진 자동차 보험, 저축성 보험 등이 주력 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토스의 고민이 시작된다. 토스는 그동안 막대한 은행 이체 수수료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빠르고 쉽게 이체할 수 있도록 해왔다. 간편함과 간단함,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면 보여주지 않는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토스의 사업 철학을 대변해왔던 것들이다. 보험 판매 역시 이 같은 틀 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

플랫폼으로 P2P대출업체를 연결해주고 펀드를 파는 금융투자사를 연결만 해주던 역할에서 보험대리점은 토스가 관여해야할 일이 많다. 보험을 파는 설계사(텔레마케터)의 관리와 수당 체계, 제휴 보험사와의 수수료 정산 기준, 불완전판매 방지 추후 벌어질지도 모르는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 등을 모두 총체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토스 사무실 내부 전경.(사진=지디넷코리아)

사업적인 부분은 아니더라도 가입자를 의미있게 설득하는 일도 급선무다. 비대면의 미래를 내다 본 KDB생명과 교보생명도 온라인 전용 채널을 열었다. 하지만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았다. 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상품을 너무 쉽게 가입하면 외려 불안하다는 '마음의 벽', 기존 보험사에 대한 불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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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앞선 성공은 누구나 알고는 있었지만 하지 않았던 것을 시작한 데에 있었다. 토스의 사무실에는 '완벽함보다는 일단 하는게 더 낫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아마 원하지 않는 때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권하는 보험사의 영업행태를 바꿀 것이다. 여느 보험사나 다 이루려고 했지만, 쉽게 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또 회원 한 명 없이 시작한 온라인 채널과 비교해 토스는 잠재 고객이라 볼 수 있는 가입자 1천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달라진 회계 기준(IFRS17)도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존 보험사에 비해 비교적 대외적 환경도 유리해 보인다. 빅데이터를 접목하지 않았을리 없으니 데이터베이스가 중요한 보험 계리 작업도 한발 앞섰다. 이미 간편결제를 만들어놨으니 보험료 지급 면에서도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면이 많다. 이 같은 강점을 무기로 '메기'가 돼 보험업계의 판을 흔들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