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쇼미더웹툰] 나를 찾아야 하는 女·잊어야 하는 男

방황하는 청춘·회한에 찬 중년 '아주르 스프링'

인터넷입력 :2018/11/15 17:48    수정: 2018/11/19 08:15

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코믹스와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 자신을 찾기 위해, 자신을 잊기 위해 바다로 간 그들 '아주르 스프링'

: 레진코믹스 웹툰 ‘아주르 스프링(작가 장덕현)’,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레진코믹스 웹툰 '아주르 스프링'(작가 장덕현)은 자신을 찾기 위해 해녀가 되려는 청춘과 자신을 잊기 위해 해남(남자 해녀)으로 살아가는 중년의 이야기다.

안나는 작은 어촌의 편의점 알바생. 매사 실수할까 두려워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핀다. 끊임없이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면서도 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청춘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그녀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일이 있었으니 수영이다. 물속에서는 평소의 자신과 달리,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싶다.

한편 덕현은 작은 어촌의 해남이다. 안나와 달리 덕현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매일 바다로 가고 부지런히 물질을 한다. 그런데 물질로 거둔 수확물을 보면 과연 해남이 생업인가 싶다. 그가 무슨 이유에서 해남이 됐는지, 보잘것없는 수확물에도 왜 계속 물질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안나가 편의점 알바에서 쫓겨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신이 좋아하던 남자 앞에서 고백할 수 없는 상황에 추한 모습까지 보인다. 나는 왜 이렇게 한심한가, 내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나, 저 스스로가 초라해 미치겠다 싶다.

그날이었다. 낮술에 취해 바닷가 근처에서 체념과 한숨을 쉬던 안나는 이제 막 물질을 마치고 육지로 나온 덕현과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남자 해녀다.' 덕현을 본 안나는 일종의 충격을 받는다. 이 좁은 어촌에서도 요즘은 해녀 보기도 쉽지 않은데, 남자가 해녀라… 덕현을 본 안나는 점점 숨이 차오르고 가슴이 멋대로 뛰기 시작한다.

안나에게 있어 해남인 덕현은 복잡한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넓은 바다에서 자기 의지로 사는 사람처럼 보인다. 게다가 그의 생업 터전은 안나 자신이 유일하게 생동감을 느끼던 물, 마음껏 수영할 수 있는 바다다. 어디서 사는 재미를 찾아야 할지 모르던 안나는 결국 덕현을 보며 해녀가 되기로 결심한다. 안나는 덕현에게 끈질기게 해녀가 되는 법을 알려 달라고 조른다.

: 레진코믹스 웹툰 ‘아주르 스프링(작가 장덕현)’,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하지만 덕현은 그런 안나가 성가시다. 내 인생도 어디로 표류 중인지 모르는데 그런 내가 누구를 가르치나 싶다. 사실 덕현은 무심한 사람이었다. 그 무심함 때문에 지금 회한 가득한 삶을 살아내는 중이었다. 아내에게 무심했던 남편, 모질고 무심해 자신을 사랑해주던 아내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던 사람, 그러면서도 그런 자신의 무심함을 아내를 잃기 전까지 모르고 살던 남자였다.

뒤늦게 후회해도 이제 아내는 세상에 없다. 용서를 구할 수도 없는 상황. 바다는 그런 덕현의 도피처였다.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회한에 찬 덕현이 세상에 나가기 두려워 숨은 곳이 이곳 바다였다. 덕현은 그렇게 해녀였던 아내를 따라 아내의 터전이었던 바다에서 해남으로 살아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알리없는 안나는 덕현을 시도 때도 없이 귀찮게 한다. 안나에게 있어 덕현은 구원투수다. 그를 통해 바다를 다시 봤고 바다를 통해 인생의 목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바다를 목표로 삼은 불안한 청춘과 바다를 도피처 삼아 울음을 삼키는 중년. 푸른 봄을 뜻하는 '아주르 스프링', 어쩌면 이들은 각기 다른 무게의 상처를 극복하고 여기 이 바다에서 푸른 봄을 만나고 싶었던 건 아닐까.

관련기사

장덕현 작가의 '아주르 스프링'은 방황하는 청춘과 후회하는 중년이 각자의 상처를 딛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레진코믹스에서 15화로 완결 서비스 중인 중단편 웹툰 '아주르 스프링'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듯 인생의 시작과 되찾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