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혔던 카카오 카풀, 해법 나오나

정부, 곧 입장 발표...택시업계에 대안 제시?

인터넷입력 :2018/11/14 16:21    수정: 2018/11/15 10:17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에서 카풀 등 공유경제 규제 완화 업무를 비중 있게 다룰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승객용 모빌리티 앱 카카오T에 ‘카풀’ 탭을 신설하는 등 카풀 서비스를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국무조정실장 시절 공유경제 도입을 주도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취임을 앞두고 이달 중 카풀 도입과 관련한 상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는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업계에 요금 자율화, 보조금, 월급제 등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 회사 자체엔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카풀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카카오T 카풀 탭

14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택시업계는 정부 측이 마련한 해커톤(끝장토론) 등 공식 석상에 번번이 불참해 왔다. 지난달 18일 열린 광화문 대규모 카풀 반대집회 때까지만 해도 강성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랬던 택시업계가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정주환 대표를 만난 사실이 공개되면서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대 택시노조 위원장들을 만나 택시산업 발전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고 밝히며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 엉킨 실타래가 풀리는 듯한 인상을 줬다.

정 대표는 “택시 영역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닌 두 위원장께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현명한 조언들을 해주시고, 더 좋은 방법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또 카카오모빌리티리포트를 읽어보시고 택시산업 발전에 대한 적절한 방향제시가 담겨있다는 말씀에 감사했다"고 남겼다.

하지만 카풀과 관련한 양자 간 논의는 아직 답보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 대표를 만난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당시 논의한 내용에 대해 “택시와 카카오모빌리티 각자가 처한 입장과 조건에 대해 얘기한 것뿐이지, 일부 언론에서 잘못 나간 것과 달리 카풀에 대해선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현재 8조원의 택시 매출을 향후에 어떻게 하면 더 높일 수 있는지 카카오모빌리티 자체 리포트를 보면서 진정성 있는 방안을 만들어달라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카풀 앱 반대 플랜카드를 내건 영업 중인 택시

민주택시노조 김성재 정책국장은 “택시사업을 발전을 위해 카카오가 노력하는 건 좋지만 카풀에 대해서는 우리 업계와 결론 낸 건 없다”고 못 박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3일 승객용 모빌리티 앱 카카오T에 카풀 탭을 신설함으로써 일반 승객 이용자들에게 카풀 서비스를 전면에 드러냈다. 이에 회사 측은 드라이버 모집을 홍보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택시노조 측은 “기업이 하려고 하는 것까지 막을 수 없다”면서도 “지난 10월 광화문 반대 집회 할 때도 카카오모빌리티는 크루 모집 한다고 광고 내고, 이번에도 택시업계가 22일 집회를 하겠다고 하니 카카오T에 카풀 탭을 넣었다. 카카오가 계속 우리 뒷통수를 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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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노조 2곳을 포함한 택시 관련 4개 단체로 이뤄진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국회 앞에서 2차 대규모 카풀 반대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생존권을 주장하는 택시업계와 이동과 관련한 기술 혁신을 꾀하려는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갈등이 화해 무드로 반전을 이룰지, 아니면 지금과 같은 대립 국면으로 갈지 업계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