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글로벌 투자은행 우뚝"

[블록체인 고수를 찾아서③] 최예준 대표

컴퓨팅입력 :2018/11/13 11:05    수정: 2018/11/13 16:24

"우리는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최적화한 블록체인이다. 부(富)가 소수가 아닌 대중에 분산된, 돈의 민주주의를 블록체인으로 구현하고 싶다.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되는 게 보스코인 비전이다."

12일 최예준㊺ 블록체인OS 대표는 "블록체인이 금융을 바꾸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블록체인OS는 지난해 5월 '보스코인(BOScoin)'이란 국내 1호 암호화폐공개(ICO) 프로젝트에 성공, 안팎에서 큰 시선을 모았다. 당시 모은 비트코인이 6902개(6902BTC)로 목표액(6900BTC)을 2개 초과했다. 17시간 만에 목표액을 마감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1년 넘게 메인넷을 공개하지 않아 시장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와중에 공동창업자 중 일부가 거버넌스 문제로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최근 블록체인OS는 "오는 15일 메인넷을 정식으로 론칭하겠다"고 밝혀, 그동안 받아왔던 의심의 눈초리를 잠재웠다. 보스코인은 메인넷 운영 원칙과 방법론을 담은 백서 2.0도 공개, 누구나 웹사이트(https://boscoin.io/about/)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했다.

메인넷 론칭을 앞두고 개발자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최예준 대표를 서울 강남 선릉역(2호선) 근처 본사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개발자 출신인 최 대표는 "골드만 삭스에 버금가는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이 되는게 꿈"이라며 "세계금융을 움직이는 보스코인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보스코인 ICO 당시 최고기술임원(CTO)이였던 그는 지금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보스코인 창업자이기도하다.

=보스코인은 어떤 프로젝트인가

▲한마디로 돈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플랫폼이다. 돈 자체가 아니라, 돈에 대한 시스템이 민주주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 투자은행은 선택된 소수만 투자를 결정하고 수익을 가져간다. 우리는 투자 결정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상을 해준다. 보스코인의 정체성이다. 이걸 위해 기술적으로 블록체인을 적용해 '퍼블릭 파이낸싱(PF)'을 설계했다. CEO는 이번이 네번째다. 32살에 처음으로 CEO가 됐다.

최예준 블록체인OS 대표. 블록체인OS는 블록체인계의 OS가 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보스코인이 말하는 '퍼블릭 파이낸싱(PF)'은 무엇인가

▲최근 공개한 백서 2.0에서 보다 명확히 했다. 'PF'는 한마디로 인프라를 까는 거다. 일반 금융에도 PF가 있다. 이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프로젝트 자체를 담보로 장기간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기존 PF는 소수 엘리트가 모든 걸 결정한다. 우리 PF는 다르다. 코인을 가진 참여자 모두가 투표로 결정한다. 의사 결정이 참여자에 의해 이뤄진다.

돈의 민주화를 실현하는 거다. 이게 기존 PF 및 금융과 다른 점이다.

PF 대상은 다양하다. 크라우드펀딩 등 금융을 필요로 하는 건 모두가 대상이다. PF를 진행할 지 말지는 참여자들 투표로 결정한다. 투표 방식은 1인 1표(1 person, 1 vote)다. 참여자 모두가 동등하다. 원래 1주 1표(1 stake, 1 vote)로 설계했는데 백서 2.0을 내면서 수정했다. 자본의 힘이 아니라 참여의 힘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동형암호 기술을 활용해 익명성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1인 1표를 부여, 탈중앙화된 민주적 플랫폼을 현실화했다 .이런 개념의 블록체인은 세계적으로 우리가 유일하다.

=코인과 블록체인계 초기 멤버로 알려져 있다. 코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블록체인 세계에 들어오기전, 수원에서 IT관련 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일했다. 당시 수원에서 블록체인으로 지역화폐를 만들었다. 2014년이다. 당시만 해도 블록체인이 회자 되지 않을때다. 내가 직접 라이트코인 기반으로 만들어 7개월간 운영했다.

블록체인에 대한 흥미는 그 이전부터 있었다. 기술 기반 사업을 20년째 하고 있는데, 원래 지역(커뮤니티) 화폐에 관심이 많았다. 커뮤니티 화폐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궁금했다. 돈 자체가 가지고 있는 불평등 구조 때문에 커뮤니티 화폐에 관심을 가졌다. 화폐구조 자체가 갖고 있는 결함, 이것에 관심을 갖다가 블록체인을 공부하게 됐다.

미국과 독일이 한때 커뮤니티 화폐를 만들어 운영한 적이 있다.하지만 중앙정부 반대로 다 실패했다. 지역화폐 만드는 건 독립공화국을 만드는 거나 같다. 어디든 중앙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 막을 수 없다.

내가 만든 수원 화폐가 실패한 건 운영 등에 연간 20억 원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노원 화폐보다 먼저 만들었고, 블록체인 기반 지역 화폐는 최초였다. 지역화폐 를 만들면서 느낀게 규모의 경제다. 규모를 획득하지 못하면 화폐 시스템은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가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이유다.

지난 9월 지디넷코리아가 주최한 블록체인 행사에서 패널 토론을 하고 있는 최예준 대표(왼쪽 두번째)

=메인넷이 늦어지고, 거버넌스 문제가 일어나면서 보스코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았는데

▲리더십에 혼선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등에서 리더간 생각이 서로 달랐다. ICO 당시 6902BTC를 모았다. 당시 우리나라 돈으로 150억~200억 원 정도 된다. 지금은 600억 원 정도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한 퍼블릭 파이낸싱 서비스를 내놓게 됐다.

오는 15일 메인넷을 공식 론칭하고, 우리나라 시간 기준 30일 13시에 투표를 시작한다. 투표는 12월 6일 13시까지 일주일간 진행된다. 투표 내용은 '보스' 코인 홀더에게 주는 보상(리워드)에 관한 것이다. 투표는 찬성과 반대,기권이 가능하다. 투표 마감 전까지 자신의 의사를 바꿀 수 있다. 투표 가결은 찬성 수가 반대 수보다 10%이상 많아야 가능하게 했다. 커뮤니티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투표가 가결되면 멤버십 리워드가 1년간 발생한다. 투표 결과는 오는 12월 7일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공개한다.

=참여자 보상 시스템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메인넷이 나오면 백서에서 약속한 리워드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돈을 갖고 있으면, 돈을 나눠주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보스'라 불리는 우리 코인을 가지고 투표를 하면 즉, 의사결정에 참여하면 이때부터 혜택을 받는다.

일종의 투자에 대한 보상이다. 물론 투자자도 자기 일을 해야 한다. 좋은 PF를 발굴하고, 토론하고, 무엇보다 투표로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민주주의 개념은 책임을 지고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우리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참여해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참여는 투표로 하고, 투표로 통과되면 PF가 실행이 된다. 보스코인은 단지 좋은 제안만 한다. 이 제안을 실행할 지 여부는 코인 홀더들이 한다. 투자자들이 화폐 시스템 전체를 컨트롤하는 측면에서 돈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15일 공개하는 메인넷의 특징은

▲우리 메인넷은 안건을 올리고 보팅 및 그 결과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했다.

독자 개발한 합의 알고리즘인 '아이작(ISAAC)'을 적용했다. 백서에 안들어가 있던 개념인데, 계속 진화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보면 합의를 5초 정도에 할 수 있다.

메인넷은 빠른 합의와 함께 저항성도 갖춰야 한다. 이를 구현한 것이 '아이작'이다. 아이작은 현재 탈중앙화가 100% 된 건 아니다. 아무나 다 운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이건 안된다. 100% 탈중앙화는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 최고 속도는 현재 5000TPS다.

이밖에 무기명의 1인 1투표가 가능한 '의회 네트워크(Congress Network)'를 구현했고, 투표용 서버를 별도로 운영하고 분산화해 익명성을 보장했다. '스텔라' 등과 달리 비경제적 알고리즘 계열 중 오픈니스를 해결한 것도 자랑거리다.

=보상 등 언제부터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우리가 만든 코인(보스)은 현재 해외 거래소 세 곳(코인베네, 라토켄, 쿠코인)과 국내 거래소 두 곳(지닥, 2x체인지)에 상장돼 있다. 리워드는 참여자들이 투표를 해 통과해야 작동한다. 지금은 리워드 모델이 작동이 안된다. 사고 팔고 송금만 할 수 있다.

메인넷이 나오고 투표로 통과되면 리워드 모델이 작동한다. 통과는 참여자들이 해줘야 한다. 투표를 하려면 조건이 있다. 1만개 보스를 프리징(적금)해야 한다. 원래 백서에는 4만개였는데, 1만개로 낮췄다. 1만개를 안쓰고 적금한다고 해야 투표 권한이 생긴다. 1만개 프리징 외에 KYC(신원확인)도 해야 한다. 블록체인 중 지갑으로 KYC를 하는 건 우리가 유일하다. 1인 1표라서 사람인지를 가리는게 중요하다.

밋업 행사에서 보스코인을 설명하고 있는 최 대표.

=이미 나온 다른 국내 블록체인 플랫폼이 버그와 속도 이슈에 휘말렸는데

▲플랫폼이든 디앱이든 국내 코인 프로젝트는 투명성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투명성이 떨어지는 감이 있다.

우리는 투명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소스를 다 공개한다. 비난을 받든 칭찬을 받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개발한 건 세계최대 오픈소스 저장소인 깃허브에 다 올라간다. 소스를 깃허브에 올릴때부터 배포할때 까지 다 테스트 툴로 돌려보고 있다. 품질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개발과 품질이 별개가 아니다. 개발과 동시에 품질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개발 인력은 어떻게 되나

▲연구(리서치) 인력이 12명이고, 개발인력은 10명 정도다. 나도 개발자 출신이다. 하지만 개발에 일체 간여하지 않는다. 배민유 CTO는 오픈소스 쪽에서 유명하다. 우리 개발자 중 오픈소스쪽에서 유명한 개발자들이 많다. 스타 개발자들이 많다보니 돈이 많이 든다."(웃음)

기술보다 사업 포지셔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메인이 살아남는게 더 중요하다. 세상에 기여하지 못하는 서비스라면 당연히 사라져야 한다. 각 분야별로 과점 프로젝트만 살아남을 것이다. 현재의 플레이어들이 살아남을 거라고 아무도 장담 못한다.

='보스' 코인을 세계 곳곳에서 사용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미 여행, 모빌리티, 파이낸스, 이커머스 등 4개 분야 주요 업체들과 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협력 파트너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이 되려면 투표 인원이 1억명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곧 시행하는 첫번째 투표에는 1000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1억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센서스 시스템을 만들거다. 토큰 홀더를 늘리기 위해 지역 매니저제를 운영하고 있다. 올초 미국, 중국, 체코, 대만 등의 로컬 매니저를 불러 교육을 했다. 우리 시스템이 다소 어렵다 보니 교육이 필요하다. 투표에 참여하면 어떤 이득이 있는지 설명을 해줘야 한다. 앞으로 해외 사무실을 지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내년 코인 시장은 어떻게 보나

▲적당히 거품이 빠진 거 같아 좋다. 우리가 거품을 만드는데도, 또 빠지는데도 기여한 것 같다.(웃음). 거품이 빠지면서 전통 펀드들이 새로 들어오고 있다. 이젠 건전해 지지 않을까 한다. 단지 제대로하는 플레이어들이 없어 걱정이다. 우리가 ICO 1호다 보니 국회 등 여러 곳에서 부른다. 정말 잘하는 걸 보여 드리고 싶다. 협력하자고 하는데도 많고, 물밑 협력도 진행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와 분리할 수 있나

▲둘을 분리해 블록체인 만의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수요가 있어야 기술이 의미가 있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암호화폐 시장은 이미 만들어져 있다. 그것도 글로벌한 시장이다. 그런데 정부가 블록체인 사업을 한다면서 없던 시장을 갑자기 만들려 한다. 블록체인이라는 SI시장이 있나? 이게 좋은 시장인가?

블록체인은 이미 만들어진 훨씬 큰 시장이 있다. 이렇게 큰 시장을 놔두고, 더 작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려고 하니 이해가 안된다. 솔루션 시장으로 얼마나 큰 시장을 만들지 모르겠다. 우리 재단이 스위스에 있다. 아무래도 불편한게 많다. 정부가 조만간 ICO 입장을 밝힌다고 하니, 좋은 쪽으로 발표가 났으면 한다.

=앞으로 로드맵은

▲연내 세계 시장 순위 30위에, 이어 내년 2분기까지 15위안에 드는게 목표다. 내년 1분기중 아이폰 앱 월렛도 개설한다. 퍼블릭 파이낸싱 파트너도 두 곳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 2분기에는 퍼블릭 메인넷 2.0도 발표한다.

=30대에 처음으로 창업을 했다. 20, 30대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빨리 여러번 망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업을 해보니 무엇을 시작하면 3년은 해야 성과가 나오더라. 특히 잘 빠져나오는 것(엑싯)이 중요하다. 타격(데미지)이 너무 크면 일어나기 힘들다. 지난 10여년간 사업을 하면서 힘들지 않은 적이 한번도 없다. 무언가 이루고 싶다는 욕구가 이런 어려움을 이기게 했다.

=취미 나 특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피트니스클럽에 일주일에 2~3번 간다. 30대때는 2년간 마라톤을 했다. 하프 코스를 여러번 완주했다. 무릎이 안좋아 뛰는 걸 멈췄다. O형이라 그런지 스트레스를 받아도 전전긍긍하는 타입은 아니다. 특별한 취미나 특기가 있는 건 아니다. 좋은 사람들하고 같이 일하는게 재미가 있다. 주량은 소주 2병이다.

=5년이나 10년후 보스코인 모습은

▲세계금융을 움직이는 보스코인이 되고 싶다. 골드만 삭스에 버금가는 플랫폼이 됐으면 좋겠다. 퍼블릭 파이낸싱이 가능한 영향력이 있는, 대규모 펀드를 만들어내는게 목표다. 글로벌 투자은행에 버금가는, 개미나 배짱이들이 리딩하는, 그야말로 돈의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그런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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