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제작 인권선언, CJ·종편 왜 빠졌나

"자체 해결책 추진 중"...현장 인력 처우 개선 비판은 여전

방송/통신입력 :2018/11/09 17:44

방송 프로그램 제작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인권선언문이 발표됐지만, CJ ENM과 종편 채널은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특히 CJ ENM의 경우 최근 국내 드라마 산업을 주도하고 있고, 방송 제작 노동자 처우 문제가 대두되게 한 고 이한빛 PD 사망 사건에 관련된 만큼 불참이 아쉽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방송협회, 한국독립PD협회,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9일 목동 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상생 방송제작을 위한 독립창작자 인권선언'을 발표했다.

인권선언문은 방송 제작현장에서 일하는 독립창작자의 기본적인 인권과 안전한 방송제작 환경에서 일할 권리를 담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독립 창작자의 고용, 임금과 노동 조건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 방송 제작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예방하기 위한 조항도 포함됐다.

인권선언문 발표식에 참석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방송업계에서 불합리한 업무 방식이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왔지만, 인권은 직급과 직무에 관계 없이 존중 받아야 한다"며 "독립창작자들은 방송을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사 중에서는 지상파를 대표하는 한국방송협회가 참여했다.

인권선언문 마련을 주도한 한국방송협회에 따르면 CJ ENM, 종편 등에도 참여를 요청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다.

CJ ENM의 경우 지난 3월 '방송산업 상생방안'을 발표하는 등 자체적으로 인력 처우 개선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참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부 '방송프로그램 제작 표준계약서'도 내용을 반영해 지난 4월부터 시행했다. ▲근로계약서 작성 ▲최저 임금법 준수 ▲장시간 근로 금지 ▲사회보험 가입 적용 ▲비인격적 대우, 성폭력 금지 조항 등의 권고 조항을 담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방송 제작 현장 인력 처우 관련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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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김종학프로덕션, 아이윌미디어, 크레이브웍스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tvN, OCN 드라마 '나인룸', '플레이어', '손 더 게스트', '프리스트' 등 제작 환경에서 근로계약 미체결, 근로시간 초과, 초과 근무 수당 미지급 등 인권 침해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고발장에서 "그 동안 수차례에 걸쳐 피고발인들과 개선 대책을 마련해 ‘드라마제작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면서 "그러나 피고발인들은 근로기준법 준수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