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꾸까에서 '셀프 꽃선물' 해봤어요

[지디가 간다] 플로리스트가 알려준 라라랜드 꽃바구니

인터넷입력 :2018/11/09 11:13    수정: 2018/11/10 12:18

“오다 주웠다”며 무심히 꽃 한 송이 툭 건네는 게 요즘의 ‘츤데레(쌀쌀맞아 보이나 실제로는 다정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로맨티스트라죠? 고백은 늘 수줍기 마련이에요. 그런데 어찌 보면 고백하는 마음보다, 꽃을 너무 과하고 부담스러운 것이라 생각해 나온 말이 아닐까 합니다.

이 모습을 방증하듯 아직 우리나라에선 꽃 소비자 10명 중 1명만 일상적으로 꽃을 구매한다고 해요. 나머지는 경조사용으로 꽃을 구매한 사람들이죠. 반면 유럽·일본에선 일상적으로 꽃을 구매하는 비율이 60%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본은 연간 14조원의 대형 화훼 시장이 조성돼 있고, 영국에선 주말마다 생화나 화훼도구를 판매하는 대형 플리마켓이 열릴 정도로 보편화 돼 있습니다.

국내 통계의 표본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지디(ZD)가 간다’ 멤버들이 하나같이 경조사 때만 꽃을 사는 이들이었거든요. 연애 시절 꽃 배달 서비스를 요긴히 이용했으나 결혼 후엔 꽃 사는 일이 뜸해진 기자, 평상시 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면서 정작 먹는데 돈을 다 써버리는 기자, 심지어 생일에 선물 받은 꽃다발 값을 아까워하는 기자도 있습니다.

김민선(왼쪽) 기자, 안희정 기자.

지디가 간다의 백봉삼, 안희정, 김민선 기자는 여태까지의 관성을 이겨내보고자 손수 꽃바구니를 만드는 체험을 했습니다. ‘꽃의 일상화’를 추구하는 꽃 브랜드 ‘꾸까’에서요. 젊은 층 사이에선 꽃 구독 서비스로 알려진 곳입니다.

■ 꽃은 경조사에만? 'NO'...직접 꽃바구니 만들어요

수업은 꽃 테마 카페인 꾸까 광화문점에서 진행됐습니다. 꾸까는 온라인을 통해 꽃 구독을 신청 받고 홍보도 하지만, 이처럼 오프라인에서도 브랜드의 실체를 드러내 소비자들에게 한층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현재 이태원점, 광화문점이 있고 조만간 잠실 롯데타워에도 문을 엽니다.

꾸까 광화문점은 서울 경복궁 인근에 있어 찾아가기 편하고 전망도 좋습니다. 카페 내부는 각양각색의 꽃들로 꾸며져 은은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곳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식물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플라워 클래스가 열리는 공방도 가게 안쪽에 있습니다. 공방을 찾은 지디가 간다 팀을 꾸까의 박춘화 대표, 김지원 플로리스트가 맞아주었습니다.

작업용 테이블 위에 놓인 화병엔 보라색, 노란색 꽃들이 한가득 준비돼 있었습니다. 이날의 꽃바구니 주제는 영화 ‘라라랜드’였습니다. 라라랜드 포스터를 떠올려보면 주된 배경이 보라색이고, 여자 주인공이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춤을 추고 있죠. 기자들은 주제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잔잔하게 라라랜드 음악을 들으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플로리스트는 먼저 꽃에 대해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꽃바구니 만들기 과정을 간략히 설명했습니다. 지푸라기로 만들어진 바구니 속 초록색 오아시스에 25cm정도로 꽂 줄기를 잘라 보기 좋게 꽂으면 꽃바구니가 완성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꽃바구니 만들기가 처음인 기자들은 말로 설명을 들어선 여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플로리스트는 꽃바구니 만들기가 꽃다발 만들기보단 쉽다며 용기를 불어주었죠.

영화 '라라랜드' 명장면.

먼저 오아시스에 잎설류를 성기게 꽂아 대강의 틀을 만든 다음, 꽃대가 단단한 해바라기 꽃 3대로 축을 잡았습니다. 이들 사이로 보라색의 리시안셔스, 보야주, 스토크 꽃을 꽂았습니다. 둥근 꽃만 동동 떠있는 것보단 초록색의 기다란 잎설류로 중간 중간 선을 잡는 것도 좋겠죠. 앙증 맞은 분홍색 꽃 팬타스도 몇 대 심었더니 정말 라라랜드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마일락스라는 늘어지는 느낌의 줄기 식물로 멋진 마무리를 했습니다.

다행히 실전에 들어가니 플로리스트가 차근차근 만드는 법을 알려줘 따라가기 어려운 편은 아니었습니다. 혹여 모양이 좀 엉성하더라도 “너무 잘하고 있어요”라는 칭찬에 어깨가 으쓱해졌습니다. 순간 ‘내가 정말 꽃꽂이에 실력이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한 마디죠. 수업 중 제공된 따뜻한 허브차를 마시니 ‘망치면 어쩌지’하는 걱정도 한층 누그러졌습니다.

수업 중반부터는 어느 정도 꽃꽂이에 손이 익어 담소를 나누는 여유도 부렸습니다. 박춘화 대표는 “자신의 이름처럼 꽃 사업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고, 어려서는 아줌마 이름 같다는 놀림을 받기도 했다”고 말해 순간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꽃바구니 완성 후 서로 비교해보니 꽃바구니 하나에도 각자 개성이 묻어났습니다. 꽃대를 길게 꽂아 자유로운 느낌이 산 꽃바구니가 있는 한편, 높이가 낮고 온갖 꽃과 잎사귀 류를 빽빽이 꽂아 앙증맞은 꽃바구니도 탄생했습니다.

기자들은 자신이 만든 꽃바구니를 애지중지 들고 다니며, 꽃 카페 곳곳의 포토존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갈대로 멋지게 꾸며진 곳도 있고, 하얀 천 위에 꽃을 놓고 찍을 수 있는 창가 공간도 마련됐습니다. 소위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찍기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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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민선 기자, 박춘화 꾸까 대표, 안희정 기자.

기자는 꽃바구니를 집으로 가져가 거실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뒀습니다. 누군가에게 축하하거나 고백하기 위해 건네는 특수 목적의 꽃이 아닌 일상에 녹아든 꽃으로 말이죠. 가족들에겐 “내가 만들었다. 예쁘지?”라고 자랑했습니다.

직접 꽂꽃이 체험을 하고 나니 꽃과 좀더 친해진 기분이었습니다. 꽃이 있는 집이나 회사는 어떨까도 생각해봅니다. 2주에 한 번씩 도착하는 꽃 정기 구독이 아직 생소하다면 꾸까 카페를 통해 먼저 꽃과 친해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