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카카오, '택시 호출 앱' 시장서 재격돌

모빌리티 BM 확장 예정...'카풀' 경쟁 여부 관심

방송/통신입력 :2018/11/05 17:46    수정: 2018/11/05 17:47

"SK텔레콤에서 택시 앱은 점과 같은 존재였다. 내부 중요도도 떨어져 몇 년간 방치돼 있었다. 최근 2~3년간 모빌리티 시장의 급성장세를 보고, 더 이상 이 사업을 방치하면 위기로 돌아올거라 봤다."(여지영 SK텔레콤 TTS사업유닛장)

SK텔레콤이 택시 호출 앱 시장 재공략을 결심한 이유다.

3년 전 출시됐지만 카카오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한 SK텔레콤 택시 호출 앱 '티맵 택시'가 서비스를 개편했다. 마케팅과 ICT 기술력을 동원해 오는 2020년까지는 카카오T(580만명 추정)와 근접한 수치인 월간 이용자(탑승객) 수(MAU) 500만명을 달성, 시장 구도를 재편하겠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택시 호출 앱 시장은 카카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전국 택시기사 24~25만대 중 카카오는 지난 9월 기준 카카오T 이용 택시 기사 수는 22만4천여명, 약 83%라 밝혔다. 택시기사라면 대부분 카카오T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티맵 택시의 경우 지난달 기준 이용 택시 기사 수는 6만명에 그친다. 다만 서비스 개편이 시작된 지난 6월말 이후 3달 만에 택시기사 수가 2배 증가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택시 호출 앱 시장을 시작으로 카풀 등 모빌리티 비지니스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카카오도 카풀 앱 출시를 앞두고 있다. 양사 모빌리티 서비스 경쟁이 세분화될 전망이다.

■SKT "통신사 기지국 데이터, AI 경쟁력 될 것"

단기적으로 티맵 택시 플랫폼을 확대할 수 있는 건 요금 할인이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티맵 택시 10% 할인을 제공한다. 월 5회, 회당 최대 5천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월 첫째주와 매주 수요일인 'T데이'에는 50% 요금 할인을 제공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특히 택시기사의 이용 편의 향상에 초점을 뒀다. 스마트폰 조작 없이 호출을 수락할 수 있는 버튼 '콜잡이'를 내놓고, 향후 유휴 택시를 줄이는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AI 배차 시스템은 카카오도 이미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를 우선 호출해주는 '스마트호출' 기능은 카카오가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모은 택시기사의 선호 지역과 주 활동 지역, 실시간 교통량, 호출 승객 도달 시간 등 교통 데이터와 앱 이용 데이터를 활용한다.

SK텔레콤이 강조하는 부분은 데이터베이스다. 통신사 기지국에서 수집할 수 있는 실시간 위치 정보와 지난 2002년부터 서비스해온 자사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 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 고도화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내비→택시 호출→'카풀'? 제도 개편 속도 변수

양사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MAU 1천10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내비는 지난해 말 기준 MAU가 500만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택시 호출 앱과 마찬가지로 내비게이션에서도 기술 고도화와 플랫폼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카카오내비에 음성인식 플랫폼을 탑재했다. T맵과 마찬가지로 음성으로 목적지 입력 등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 9월에는 T맵과 카카오내비 모두 애플 차량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인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카카오가 최근 서비스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됐던 카풀 앱도 양사 경쟁 구도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택시업계 반발이 큰 만큼 SK텔레콤은 조심스런 입장을 표했다.

여지원 SK텔레콤 유닛장은 "택시기사와 플랫폼 사업자 간의 갈등이 해결 단계에 들어가고, 법제 차원에서도 준비된 경우 카풀 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휴 차량 문제를 겪는 택시업계의 수익성 향상, 카풀에 대한 안전성과 합법성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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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일에 결과가 나오긴 어려운 상황이다. 택시업계는 지난달 대대적 시위를 통해 카카오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정부도 공유 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인지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카풀 대책 태스크포스(TF)를 지난 1일 출범시켰지만, 당 내에서도 카풀 앱에 대한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