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극장 스크린이"...기가라이브TV 써보니

착용감 편한 HMD·선명한 콘텐츠 화질 '주목'

방송/통신입력 :2018/11/04 09:28    수정: 2018/11/05 00:36

5G 상용화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동통신사들이 고용량 데이터 송수신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현실(VR) 콘텐츠 플랫폼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 KT는 개인형 실감미디어에 승부를 걸었다. IPTV 콘텐츠를 이용해 극장에 가지 않아도 극장 스크린으로 콘텐츠를 보는 듯한 화면을 VR로 구현했다.

원하는 시점에서 볼 수 있는 스포츠 중계, 아이돌을 보다 가까이서 보는 듯한 무대 영상, 1인칭 슈팅 게임(FPS)도 즐길 수 있다.

KT는 VR 서비스 '기가라이브TV'를 오는 12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홍대 부근 카페에 조성된 기가라이브TV 체험존을 지난 2일 방문, 서비스들을 이용해봤다.

기가라이브TV를 이용하기 위해선 전용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구입해야 한다. 정가는 47만원이고, 사전예약 기간인 11일까지 50% 할인 판매한다. KT가 중국 제조사 피코와 협업해 제작했다. 자체 서비스용 HMD까지 내놓은 것은 이통사 중 KT가 유일하다.

일반적인 HMD와 형태는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착용감이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다. 268g(배터리 스트랩 제외)라는 가벼운 무게가 큰 역할을 했다. 배터리가 내장된 뒷머리 패드로 앞쪽으로만 무게감이 쏠리는 현상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기가라이브TV를 이용해 KT 모바일 IPTV '올레tv모바일' VOD를 볼 수 있었다. 쇼파에 앉아 HMD를 쓰고 영화 '인크레더블2'를 선택했다. 극장에 방문한 것처럼 커다란 화면이 눈 앞에 나타났다.

배경도 펜트하우스, 극장, 해변, 리조트 정원 등 4가지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었다.

이 서비스의 가장 편리한 점은 고개 각도에 맞춰 화면 각도도 조정된다는 것이다. 어디서나 어떤 자세이던 상관없이 와이파이 연결된 HMD 기기를 쓰면 그에 맞춰서 콘텐츠를 대화면으로 볼 수 있고, 홈 버튼을 눌러 화면 위치 조정이 가능하다.

TV 리모콘 주도권이 없는 가족구성원이나, 앉아서 TV를 보기 어려운 상태일 때 유용해 보였다.

화질도 모바일 IPTV에서 보던 것에 비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웬만한 VR 게임 콘텐츠 화질보다 훨씬 선명한 편이었다. 시각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블루라이트 필터도 도입됐다.

다만 개인적으로 영화 VOD 한 편을 다 볼 동안 기기를 계속 쓰고 있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기기의 무게가 가볍다고는 하나, 광대뼈에 걸치는 식이라 눈 아래 피부가 늘어지는 느낌이 살짝 있다. 이 때문에 눈이 보다 빨리 건조해지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VR용으로 제작된 콘텐츠도 감상해봤다. 프로농구 중계, 골프레슨, 예능, 웹툰이나 뮤직비디오, 무대 영상 등을 VR 카메라로 촬영한 콘텐츠가 제공됐다. 아이돌이 눈 앞에서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이 나타났다. '먹방' 콘텐츠를 선택했더니 출연진 앞에 놓여진 식탁에 마주앉아 있는 듯한 시점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여타 VR 콘텐츠를 감상할 때처럼, 고개를 움직이면 시점에 그에 맞춰 변화했다.

KT 기가라이브TV 농구 중계 미러링 화면

VR 콘텐츠를 볼 때도 영화를 볼 때와 마찬가지로 화질도 나쁘지 않고, 기기 반응 속도나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에 대한 불편은 없었다.

편의성은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었으나, 킬러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들었다. 주변인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 줄만한 콘텐츠는 아직 없어 보였다.

다행인 것은 국내 인기 스포츠인 야구 중계도 제공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점이다. KT 야구팀도 있는데 중계 콘텐츠가 없는 이유를 묻자 "현재 비시즌이라서"라는 명쾌한 답이 돌아왔다. VR 콘텐츠 투자액도 올해 들어간 20억원보다 많은 금액이 내년 투입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FPS 게임 '스페셜포스VR'을 이용해봤다. 연습 모드와 1인 모드, 대전 모드가 있다. 기기를 쓰고, 핸들을 이용해 이동하거나 총을 쏘고, 총알을 장전했다. 게임 속에서 이동하기 위해 직접 걸어다닐 필요는 없다. 이동할 수 있는 포인트가 화면 상에 나타나면 핸들로 이를 선택하면 캐릭터가 움직인다.

주변에 적을 살피기 위해 실제로 고개를 돌려 확인하고, 사격 결과를 보고 팔을 움직여가며 정밀도를 높이는 과정이 실감나게 느껴졌다.

온라인 게임이라 최대 10명이 게임 상에서 만나 같이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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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긴박하게 움직여야 하는 게임인만큼, "어지럽다"는 플레이 감상도 종종 들려왔다.

체험존을 방문하면 기가라이브TV 서비스를 이용해볼 수 있다. KT는 광화문 KT 스퀘어, 강남역 KT 애비뉴, 잠실 롯데하이마트 월드타워점 기가 라운지에서 기가라운지TV 체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