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딸과 '구글홈'과 한 달 놀아보니

[안희정의 쇼핑 愛세이] "외국어 잘하지만 검색기능 글쎄"

인터넷입력 :2018/11/02 12:18

"오케이 구글, 새콤달콤 알아?"

"죄송해요,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탕 같은건데 몰라?"

구글홈과 함께한 시간이 한 달을 넘었습니다. 인공지능(AI) 스피커에 익숙한 기자의 가족이 구글홈을 사용한 후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정확히는 구글홈 미니. 손바닥 정도 되는 크기에 집안 어디에 두어도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동그랗고 귀여운 디자인 입니다.

4살 딸 아이는 이제 자연스럽게 구글홈에게 원하는 노래를 주문하곤 합니다. 말이 많고 호기심이 강한 시기라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할 경우가 많아 다소 답답해 하더군요. 이 아이에게는 구글홈이 모든지 잘 알아는 스마트 스피커이기 보다는, 주크박스나 영어사전 느낌일 것 같습니다.

구글홈 미니(사진=지디넷코리아)

아이가 "오케이 구글, 핑크퐁 틀어줘"라고 말하면 연결된 음악 서비스에서 음악을 재생해줍니다. 벅스나 유튜브 뮤직 중 기본으로 활성화된 서비스에서 재생해줍니다.

그러나 유튜브를 기본으로 설정해 두면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어떤 노래를 틀어달라고 했을 때 해당 가수의 콘서트 버전 음악이 나오기도 합니다. 노래 길이나 음질 등이 원곡과 차이가 있어 다시 벅스로 요청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요. 때문에 웬만해서는 벅스를 기본 음악 서비스로 설정해둡니다.

구글홈은 생각보다 아이의 말을 잘 알아듣습니다. 보통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할 때 명령어를 부른 후 한템포 쉬고 명령을 하지만, 이 방식을 잘 모르는 아이도 쉽게 명령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구글홈에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이나 캐릭터를 물어보기도 하고, 그때그때 궁금한 단어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특히 가끔 아이가 "이건 영어로 뭐에요?"라고 물을 때 생각이 잘 안나 당황스러운 적이 있는데, 그 때 "오케이 구글한테 물어보자"라고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조부모에게도 유용합니다.

아이가 구글홈에 좋아하는 하리보나 마이쭈, 새콤달콤 등을 물어보면 모른다고 하거나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영어로 "OK Google, What is Haribo?"라고 물으면 한국어로 위키백과에서 제공한 정보라고 하며 하리보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완벽한(?) 바이링구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리보는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물을 때도 한국어로는 알아듣지 못하고 영어로 "What is Haribo made of?"라고 물어야 합니다. 그러면 영어로 하리보 홈페이지에서 참조했다며 정보를 알려줍니다.

(왼쪽부터) 에코닷, 누구 미니, 구글홈 미니(사진=지디넷코리아)

스마트가전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기자의 집에서는 아쉽게도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구글홈의 기능을 사용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구글홈은 크롬캐스트가 연결돼 있는 TV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CJ헬로 OTT 디바이스 뷰잉이 있는 기자는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뷰잉에는 크롬캐스트가 내장돼 있어서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명령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케이 구글, 넷플릭스에서 마이리틀포니 틀어줘"라고 말하면 구글홈이 "네, 알겠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마이리틀포니 뷰잉에서 재생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노래 제목이 생각나지 않아도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오케이 구글, '이런 내맘 모르고 너무해' 틀어줘"라고 말하면 "트와이스의 TT 말씀이신가요, 벅스에서 재생할게요"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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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홈은 부모님에게도 가끔 웃음을 주곤 합니다. 구글홈에 "오케이 구글, 허무개그 해봐"라고 말해면 "자, 웃음 발사 준비! 오리를 생으로 먹는 것을 세글자로 하면? 회오리"라고 알려줍니다. 생각보다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뿌듯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구글홈은 두 가지 언어를 동시에 알아듣는 꽤 훌륭한 바이링구얼 AI 스피커입니다. 영어나 일본어외 다른 제2외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용자에게는 특히 반갑습니다. 최신 뉴스를 독일어로도,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여러 언어로도 들을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 언어를 공부하는데도, 다문화 가정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