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맥북에어 "가격은 맥북프로, 성능은 맥북"

레티나 디스플레이 탑재했지만 성능과 확장성은 '퇴보'

홈&모바일입력 :2018/10/31 06:56

애플이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맥북에어를 공개했다. 2011년 레티나 맥북프로를 공개한 이후 7년만에 모든 노트북 라인업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애플이 공개한 새 맥북에어.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사진=씨넷)

새 맥북에어는 그동안 꾸준히 흘러 나왔던 루머대로 최근 맥북프로와 12인치 맥북 등 애플 노트북에 탑재되던 터치ID와 버터플라이 키보드, 포스터치 트랙패드 등을 탑재했다.

디자인 면에서는 2010년 하반기 공개된 모델 이후로 8년, 성능 면에서는 2015년 초 공개된 인텔 5세대 코어 프로세서 탑재 모델 이후 3년만에 큰 변화다. 그러나 확장성이 떨어지고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은 논란거리다.

■ 디자인과 디스플레이 품질에 소비자들 '불만'

맥북에어는 2008년 공개 이후 인텔 울트라북에 큰 영향을 준 제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1천달러(약 114만원) 이하에 살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애플 노트북'의 지위를 계속해 유지해 왔다.

2015년부터 판매된 13인치 맥북에어. 디자인과 성능에 큰 변화가 없었다. (사진=씨넷)

그러나 2013년 이후 디자인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었고 매년 프로세서와 메모리만 교체하며 신제품을 출시해 왔다. 2015년부터 판매된 13인치 맥북에어는 3년 전 출시된 인텔 5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1440×900 화소 HD+ 디스플레이에 머물러 있었다.

2015년 이후 인텔 프로세서의 성능 향상이 정체되며 맥북에어에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시키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소비자들이 가지는 가장 큰 불만은 바로 디스플레이에 있었다.

같은 가격대의 윈도 노트북에 비해 풀HD(1920×1080 화소)에 못 미치는 1440×900 화소 디스플레이로 가독성이나 시인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 디스플레이는 업그레이드, 프로세서는 '다운그레이드?'

새 맥북에어는 13.3인치, 2560×1600 화소(16:10 비율)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시인성을 향상시켰다. 화면 테두리를 최소화해 기존 13인치 맥북에어보다 제품 크기도 줄였다. PPI 역시 13인치 맥북프로와 동일하지만 P3 광색역은 지원하지 않는다.

새 맥북에어는 13.3인치, 2560×1600 화소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사진=씨넷)

특이한 것은 바로 내장된 프로세서다. 애플이 공개한 제원에 따르면 새 맥북에어는 인텔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칩셋인 인텔 UHD 그래픽스 617을 이용한다. 현재 인텔이 공식 공개중인 프로세서 중 이 칩셋을 내장한 프로세서는 없다.

그러나 지난 8월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인 GFX벤치 4.0을 이용해 미공개 제품인 인텔 코어 i7-8510Y 프로세서를 테스트한 결과에 따르면 이 프로세서에는 인텔 UHD 그래픽스 617이 탑재됐다.

새 맥북에어에는 인텔이 8월 공개한 저전력 프로세서, 앰버레이크가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 (자료=인텔)

따라서 새 맥북에어는 인텔이 지난 8월 공개한 마지막 8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Y시리즈(개발명 앰버레이크)를 탑재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초 공개된 i5-8200Y 프로세서가 1.3GHz로 작동하는 점, 그리고 i7-8500Y가 1.5GHz로 작동하고 인텔 UHD 그래픽스 615를 탑재한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다만 문제는 이 프로세서의 성능이다. '코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사실 이 프로세서는 초저전력(5W)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코어M의 후속 모델이다. 애플리케이션에 따라서는 오히려 기존 13인치 맥북에어보다 성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 SD카드 리더 사라져 떨어진 확장성

새 맥북에어에는 썬더볼트3 단자 두 개와 3.5mm 이어폰 잭만 탑재된다. 기존 맥북에어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전원을 별도로 공급하던 매그세이프2 단자가 사라졌다.

새 맥북에어에는 썬더볼트3 단자 두 개와 3.5mm 이어폰 잭만 탑재된다. (사진=씨넷)

따라서 USB-C 단자에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면 실제로 쓸 수 있는 USB-C 단자는 단 하나만 남는다. 동시에 두 개 이상의 USB 기기를 연결하고 싶다면 벨킨 등 다른 제조사가 내놓는 확장 어댑터를 장착해야 한다.

USB-C 단자를 하나만 단 12인치 맥북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USB-C to A 어댑터로 다른 주변기기를 연결하면 13인치 맥북프로처럼 간섭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DSLR·미러리스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맥북에어로 자주 편집하던 사람이라면 SD 메모리카드 리더도 따로 마련해야 한다. 기존 맥북에어에 기본 탑재되던 SDXC 카드 리더가 빠졌기 때문이다. 확장성 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했다.

■ "가격은 맥북프로, 성능은 맥북"

이처럼 기존 제품에 비해 크게 줄어든 확장성과 저전력 프로세서를 탑재해 오히려 떨어진 성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13인치 맥북프로와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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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치 맥북과 새 맥북에어의 국내 판매가는 169만원으로 동일하다. (사진=씨넷)

애플이 8GB LPDDR3와 128GB SSD를 탑재한 새 맥북에어에 매긴 국내 가격은 159만원이다. 반면 8GB, 128GB 저장장치에 7세대 코어 i5 프로세서, 일반 키보드를 장착한 13인치 맥북프로 가격은 169만원이다.

8GB LPDDR3 메모리와 256GB 저장장치, 7세대 인텔 코어 m3 프로세서를 장착한 12인치 맥북 가격도 169만원이다. 게다가 저장장치 용량은 절반인 128GB에 불과하다. '가격은 맥북프로급, 성능은 맥북급'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