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너무 늦게 판매되는 닛산 2세대 리프

경쟁 모델 너무 많아..가격 경쟁력이 관건

기자수첩입력 :2018/10/18 14:53

닛산 순수 전기차 2세대 리프가 다음달 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릴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에 국내 첫 공개된다. 한국닛산은 이날부터 2세대 리프에 대한 사전계약에 돌입한다. 고객 인도 예정 시기는 내년 상반기다.

한국닛산의 이같은 계획은 또다른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국내 고객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너무 늦은 시기에 국내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닛산 일본 본사는 지난해 9월 6일 2세대 리프 공개 행사를 열었다. 40kWh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로 일본 JC08 측정 기준으로 한번 충전에 4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수준으로 알려진 미국 환경보호청 EPA 기준 주행거리는 150마일(240km)이며, 유럽 NEDC 측정 기준으로는 380km다.

당시 닛산 본사가 공개한 2세대 리프 판매가는 315만360엔(약 3천281만원)이다. 이 가격이 국내 판매 시장에 비슷하게 적용된다면 충분히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또 올해 초 출시돼 국내 전기차 시장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한국닛산은 2세대 리프의 조기 출시를 이뤄내지 못했다.

닛산 순수 전기차 2세대 리프 (사진=닛산 미국법인)

한국닛산 관계자는 올해 초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전기차를 출시할 때 해당 국가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 지급 현황 등 전기차 관련 사항을 철저하게 살핀 후 출시한다”고 밝혔다. 2세대 리프 출시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결국 2세대 리프의 국내 출시 계획은 올해가 아닌 내년으로 잡히게 됐다.

닛산 본사는 지난 2월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퓨처스 행사에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7개(한국, 호주, 홍콩,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시장에서 2018년 회계연도부터 신형 닛산 리프(Nissan LEAF)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닛산의 2017년 회계연도는 올해 3월까지였다.

닛산의 계획대로라면 신형 리프는 내년 3월 내에 국내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5월 국내를 찾은 유타카 사나다 일본 닛산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 수석 부사장도 내년 2세대 리프 한국 출시 계획을 언급했다.

2세대 리프 국내 출시가 늦어지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에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차 니로 EV, 테슬라 모델 S, 테슬라 모델 X, 재규어 I-페이스 등의 장거리 전기차들이 주목을 더 받았다.

기존에 출시됐던 아이오닉 일렉트릭, BMW i3는 주행거리를 200km대로 끌어올렸고, 기아차 쏘울 EV는 올해 또는 내년에 장거리 주행 가능한 신형 모델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2세대 리프는 또 테슬라 모델 3와의 경쟁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닛산 2세대 리프 (사진=한국닛산)

2세대 리프가 이같은 악조건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다. 바로 가격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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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내 전기차 보조금은 기존 1천2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 보다 많은 전기차를 보급하려는 취지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내년 전기차 구매 부담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2세대 리프의 국내 공인 주행거리는 니로 EV나 코나 일렉트릭보다 짧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행보조 시스템 프로파일럿 등을 갖춰 편의사양면에서는 뒤처지지 않는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2세대 리프를 한국닛산이 어떻게 판매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