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세월호' 막는다… 통합재난망 스타트

음성 중심 통신을 멀티미디어로… 일원화된 통신망 제공

방송/통신입력 :2018/10/18 10:29

재난 발생 시 국민 안전을 지키는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사업이 시작 단계에 돌입했다.

17일 정부는 재난망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나라장터에 공고했다. 선정 결과 KT가 A·B사업, SK텔레콤이 C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행정안전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가 본사업까지 계약할 확률이 높다. 2014년부터 준비 상태에 있었던 재난망 사업이 공식적으로 시작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재난망은 경찰, 소방, 해경 등 재난대응기관 담당자들이 일상 업무와 재난 발생 시에 활용하기 위해 전용으로 사용하는 무선통신망이다.

지금까지는 경찰과 소방, 해경이 서로 사용하는 통신망이 달랐다. 따라서 대규모 재난이 발생해도 통합해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없었다. 경찰서나 소방서에서 사용하는 TRS 무전망은 권역별로 장비가 호환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중앙 지휘가 불가능했다.

특히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때는 소속이 다른 구조대가 서로 다른 통신방식 무전기를 사용해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중앙 컨트롤타워가 없어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고가 나면 전화 연결이 폭주한다. 통신이 끊기기도 한다. 그 상황에서 구조 작업에 참여한 소방대원이나 경찰들은 무전기로 연락을 주고받지만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는 힘들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전국에 통합 재난망을 구축해야만 하는 이유다.

(사진=pixabay)

이번에 구축되는 재난망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안전통신망 사업의 일부분이다. 공공안전통신망은 재난망, 철도망(LTE-R), 해상망(LTE-M) 세 가지를 통합해 부르는 명칭이다. 정부는 육지, 해상, 철도에서 세 개의 망이 하나의 주파수를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재난망은 황금주파수라고 불리는 700MHz 대역 주파수를 사용한다. 718~728MHz 대역을 업로드로, 773~783MHz 대역을 다운로드로 활용한다.

정부는 자가망을 구축하고 기지국을 약 1만5천개 설치해 전국을 커버할 계획이다. 통신이 끊길 경우를 대비해 이통사 상용망도 일부 임차해서 사용한다. 고정 기지국만으로는 전국 커버가 어렵기 때문에 일부 상용망을 빌려쓰는 올포원(all-for-one) 전략이다. 상용망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기능이 재난망에 있기 때문에 최대한 재난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재난망의 핵심은 생존성, 재난대응성, 보안성이다. 기술규격은 PS-LTE를 사용한다. PS-LTE 기술은 기존 LTE 기술에 단말 간(D2D)통신, 그룹통신(GCSE), MCPTT, 단독 기지국 모드 등 재난안전에 필요한 기술을 추가한 것이다.

일 대 다수를 지원하는 LTE 기반 동영상 전송 서비스인 eMBMS 기술도 추가했다. eMBMS 기술을 사용하면 한 개의 기지국에 수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도 통신이 가능하다. 한 지역에 여러 명이 몰릴 수밖에 없는 재난 상황에 특화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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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망 구축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음성 중심으로 하던 통신을 멀티미디어 중심으로 바꾸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소방과 경찰이 각자 따로 망을 사용하던걸 일원화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초로 PS-LTE 전국망을 구축함으로써 성공모델을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면 의미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