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9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온다

이달 중순부터 본격 공급...보안 문제 실리콘 차원서 해결

홈&모바일입력 :2018/10/10 16:28    수정: 2018/10/10 16:30

지난 8일(미국 뉴욕 현지시간) 9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정식 공개한 인텔이 이달 하순부터 시장에 제품을 본격 공급한다. 가장 먼저 공급될 제품은 데스크톱 프로세서로 8코어, 16스레드로 작동하는 최상위 모델인 i9-9900K와 8코어 i7-9700K, 6코어 i5-9600K 등 세 종류다.

인텔이 10월 하순부터 9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시장에 공급한다. (사진=인텔)

인텔 내부 로드맵에 따르면 9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2015년부터 시작된 14nm(나노미터) 공정의 마지막 제품이 될 전망이다. 이전 8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 지적된 보안 문제와 냉각 효율 문제도 모두 개선됐다. 그러나 현재 인텔이 직면한 프로세서 수급난에서는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역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 14nm 공정 마지막 코어 프로세서

인텔은 당초 9세대 프로세서를 10nm 공정에서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수율 문제로 양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 같은 계획은 내년 이후로 자연스레 미뤄진 상태다.

대신 인텔은 9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기존 14nm 공정의 생산 수율과 효율성을 개선한 칩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인텔은 그동안 14nm 공정의 개선도에 따라 14nm, 14nm+, 14nm++ 등으로 구분해 왔지만 이번에는 '14nm 시리즈'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따라서 9세대 프로세서가 2015년부터 이어진 14nm 공정의 마지막 프로세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인텔 9세대 프로세서 코어 내부 단면도. 14nm 공정에서 생산됐다. (사진=인텔)

단, 인텔은 지난 3분기부터 레노버 등 일부 제조사에 10nm 공정에서 생산한 모바일용 프로세서를 소량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또 9월에는 10nm 공정의 수율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으며 목표 시점으로 잡은 2019년 말까지 지장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10nm 공정에서 생산된 9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등장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 첫 제품은 게임 겨냥한 고성능 데스크톱 프로세서

이달 하순부터 가장 먼저 시장에 공급될 제품은 8코어, 16스레드로 작동하는 최상위 모델인 i9-9900K와 8코어 i7-9700K, 6코어 i5-9600K 등 세 종류다. 세 제품 모두 데스크톱 프로세서이며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오버클럭할 수 있다.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최상위 제품인 i9-9900K. 8코어, 16스레드로 작동한다. (사진=인텔)

특히 최상위 모델인 코어 i9-9900K는 터보부스트 기능을 이용하면 최대 두 개 코어를 5GHz로 작동시킬 수 있다. 이는 코어 위의 방열판(히트 스프레더)과 코어를 금속 물질로 접합하는 솔더링으로 냉각 효율성을 증가시킨 결과다. 3세대 코어 프로세서(아이비브리지, 2012년) 이후 인텔은 거의 모든 데스크톱 프로세서 코어와 이를 덮는 히트 스프레더 사이에 서멀 그리스를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코어와 히트 스프레더를 인듐 등 금속 물질로 채우는 '솔더링'에 비해 냉각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방열판을 뜯어 직접 금속 재질 절연 물질을 채우기도 했지만 이는 자칫 잘못하면 프로세서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반면 경쟁사인 AMD는 라이젠 프로세서 전 제품에 솔더링을 적용했다.

단, 이런 솔더링이 오버클럭이 자유로운 K 모델 이외의 다른 프로세서까지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 보안 문제 하드웨어적으로 해결

9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올해 1월부터 꾸준히 제기된 스펙터·멜트다운·포어섀도 등 보안 문제들이 해결됐느냐는 점이다. 전임 인텔 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치는 지난 3월 보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프로세서를 연말까지 내놓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9세대 코어 프로세서 3종은 프로세서의 기반이 되는 실리콘 차원에서 새로운 설계를 적용해 스펙터 문제는 운영체제와 펌웨어 차원에서, 멜트다운 문제는 하드웨어 차원에서 대처를 마쳤다.

인텔은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하이퍼스레딩 기능을 제외했다. (사진=픽사베이/foreshadowattack.eu)

또 최상위 제품인 코어 i9-9900K 이외에는 모두 하이퍼스레딩 기능이 빠져 있다.하이퍼스레딩 기능이란 코어 하나를 마치 두 개처럼 움직여 성능 향상 효과를 내는 기법이다. 인텔은 서버는 물론 일반 PC용 프로세서까지 하이퍼스레딩 기능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왔다.

그러나 이 기능은 프로세서 내부의 별도 보안 저장공간에 침입하거나 가상머신을 공격할 수 있는 허점인 포어섀도를 만들어내는 부작용을 낳았다. 결국 인텔은 9세대 코어 프로세서에서는 물리 코어를 6개, 혹은 8개 투입하는 대신 하이퍼스레딩 기능을 빼기로 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적어도 포어섀도 관련 문제에서는 자유롭다.

■ 프로세서 수급난이 초기 물량 발목 잡나

그러나 9세대 코어 프로세서도 최근 인텔이 겪고 있는 프로세서 수급 문제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전망이다. 국내 유통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인텔 프로세서 수량이 예년에 비해 20% 이상 줄어든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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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생산되는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대부분이 대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으로 공급되며 조립 PC용 단품 공급도 확연히 줄어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9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상위 제품인 코어 i9-9900K는 발매 초기 국내에 극히 소량만 공급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에이수스나 MSI 등 메인보드 제조사도 9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함께 공개된 Z390 칩셋 탑재 메인보드 출시를 오는 11월 경으로 미룬 상황이다. 프로세서가 시장에 없는 상황에서 메인보드가 먼저 나와도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Z390 메인보드 출시도 11월 이후로 미뤄진 상황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