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제조 준비하는 HP, 협동로봇 연구도 활발

생산라인 도입 연구중…3D프린팅과 결합시 자동화 효율↑

디지털경제입력 :2018/10/09 08:00

글로벌 정보기술(IT) 제조사 휴렛팩커드(HP)가 선진 제조시대를 대비해 3D프린팅 산업에 뛰어든데 이어 협동로봇도 연구 중이다. 상용 제품보다 자사 제품 제조 공정에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에 집중하고 있다.

HP의 이같은 시도는 향후 3D프린팅과 협동로봇을 결합한 자동화 솔루션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미 협동로봇과 3D프린팅을 함께 사용하는 사례나 제품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P는 싱가포르에 설립한 제조 연구센터 스마크(SMARC·Smart Manufacturing Application&Research Center)에서 협동로봇을 연구 중이다.

HP가 지난해 12월 스마크에서 공개한 협동로봇 모델.(사진=HP)

지난해 11월 설립된 스마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제조산업을 선진화시키는 기술로 꼽히는 3D프린팅과 협동로봇, 인공지능(AI) 등을 HP 제조시스템에 접목해 생산성을 키우는 방안을 연구하는 시설이다.

구체적으로 ▲무브(Move) ▲센스(Sense) ▲빌드(Build) ▲씽크(Think) 등 4개 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무브에서 협동로봇과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 실험한다.

스마크에서 성공적으로 개발된 기술과 적용 사례는 스마크가 관리, 감독하는 세계 50여개 HP 제조 라인에 적용된다. 목표는 제조 생산성을 최소 20% 이상 높이는 것이다.

스마크가 올 7월 공개한 협동로봇 모델은 하얀 몸체에 6축 다관절로 이뤄져있다. 집게 모양의 엔드 이펙터(End-effector, 로봇이 작업할 때 작업 대상에 직접 작용하는 기능을 가진 부분)를 달고 있어 종이를 집어 올리거나 물컵의 잘록한 부위를 잡고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협동로봇처럼 사람이 직접 로봇 몸체를 잡고 시연한 움직임을 기억하고 그대로 반복하는 것도 가능하다.

HP 로봇개발연구소 연구원이 협동로봇을 손으로 직접 조정하고 있다.(사진=HP 유튜브 캡쳐)

HP는 3D프린팅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2016년보다 이른 2015년에도 협동로봇 연구를 진행했다. HP는 당시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위치한 로봇개발연구소(Robot Development Lab)에서 협동로봇을 비롯한 자율주행로봇, 사람의 손 움직임을 인식해 모방하는 3D프린팅 로봇손 등을 개발했다.

로봇개발연구소가 개발한 협동로봇은 회색 몸체에 5축 다관절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협동로봇이 사람 대신 HP 복합기를 작동시키거나 물건을 들어 올리는 작업과 함께 사람이 직접 쉽고 안전하게 로봇을 움직이며 작동 경로를 기억시키는 기술 등을 연구했다.

이같은 협동로봇 기술은 3D프린팅과 결합했을 때 생산 자동화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예로 3D프린터가 출력한 제품을 협동로봇이 집어 다음 처리 단계로 이동시키고 다음 출력을 준비시킬 수 있다. 수작업을 최대한 줄여 인건비는 줄이면서 생산성은 강화하는 것이다.

업계는 제조 혁신을 강조하며 3D프린팅 사업을 시작한 HP가 이같은 점을 염두하고 협동로봇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해당 기술이 충분히 성숙해졌을 때 자사 3D프린팅 시스템과 결합시켜 자동화 솔루션으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두 매뉴팩처링이 유니버설로봇 협동로봇과 3D프린터 장비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사진=유니버설로봇 유튜브 캡쳐)

실제로 시장에선 작업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3D프린터와 협동로봇을 함께 활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세계 협동로봇시장 1위 유니버설로봇 고객사인 3D프린팅 서비스기업 부두 매뉴팩처링(Voodoo Manufacturing)은 3D프린터 160대를 동시에 가동해 제품을 출력한다. 출력이 완료되면 유니버설로봇의 협동로봇이 제품이 올라가있는 베드를 그대로 빼내 콘베어벨트에 올려놓고 새로운 베드를 3D프린터에 장착시킨다. 부두 매뉴팩처링은 이같은 솔루션 도입 후 3D프린터 활용도가 최대 90%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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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3D프린팅기업 3D시스템즈도 로봇팔과 함께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3D프린터 ‘피규어(Figure) 4’를 개발했다. 피규어 4는 고객사 필요에 따라 여러 대를 연동해 대량 출력이 가능하며 로봇팔을 이용해 출력된 제품을 꺼내고 다음 출력을 준비할 수 있다.

3D프린팅 업계 관계자는 “3D프린팅과 협동로봇은 생산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는 대표적 기술이다. 두 기술이 시스템으로 연결되면 단순 반복 작업에 들어가는 인건비는 줄이면서 생산량은 늘릴 수 있다”며 “이같은 기술 결합 시도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