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 활성화 3종 정책 추진…"내년 2배 늘린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에서도 사잇돌대출 취급

금융입력 :2018/10/08 16:35    수정: 2018/10/08 16:48

금융위원회가 내년 중·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 대출 공급을 올해보다 두 배 가량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정책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대출' 지원 요건을 완화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서도 사잇돌대출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정책 중금리 대출을 통해 축적된 고객신용정보를 금융사에 제공해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를 유도, 민간 금융사의 중금리대출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사잇돌 대출과 더불어 자사의 중금리 대출 상품 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사진=뉴스1)

8일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고객센터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인터넷전문은행, 금융권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금리 대출 발전방안에 대한 간담회가 열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정부는 중금리 대출 시장의 도약을 위해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2017년과 2018년 연간 3조4천억원이던 중금리 대출 규모를 2019년 이후 연간 7조9천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업권별 중금리 대출 요건 재정비 ▲중금리 대출 공급 경로 및 공급규모 확대 ▲신용평가 고도화 지원 등을 중점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일단 각 금융업권의 특성에 따라 중금리 대출 요건을 차별화한다. 현재까지는 전 업권에 동일하게 중금리 대출 요건이 적용됐다. 중금리 대출 요건은 가중평균금리 16.5% 이하, 대출금리 20%미만,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70%이상 취급, 중금리 대출 상품으로 사전 공시 등이다.

차등화 안으로는 ▲은행(평균금리 6.5%, 최고금리 10.0%) ▲상호금융(평균금리 8.5%, 최고금리 12.0%) ▲카드사(평균금리 11.0%, 최고금리 14.5%) ▲캐피탈(평균금리 14.0%, 최고금리 17.5%) ▲저축은행(평균금리 16.0%, 최고금리 19.5%)이 거론됐으며, 이 경우 현재 중금리 대출 요건 평균금리보다 0.5~10.0%p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해 주는 사잇돌대출의 보증 한도도 내년 1분기 중 5조1천500억원으로 증액하고, 사잇돌 대출의 소득 및 재직 기준도 완화될 계획이다. 은행에서 사잇돌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근로소득자의 경우 연소득 2천만원 이상, 재직기간 6개월 이상의 조건을 만족해야 했지만, 기준이 완화될 경우 연소득 1천500만원 이상, 재직기간 3개월 이상의 근로소득자도 사잇돌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ICT 기업 지분 확대를 위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법이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지 주목된다.

또 내년 1월부터는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사잇돌 대출 취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은행업권의 사잇돌 대출과 동일한 지원조건과 대출한도, 상환기간을 적용해 정책 중금리 대출을 공급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당시부터 빅데이터에 기반한 신용평가로 중금리 대출을 공급해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며 "오랜 산고 끝에 최근 인터넷은행 특례법도 통과된 만큼 앞으로 본격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적극 공급해 중금리 시장의 촉매 역할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는 2022년까지 전체 중금리 대출을 5조1천억원(누적)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2019년부터 매년 1조원씩 중금리 대출 취급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주주사인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 및 제휴사를 통해 축적한 비금융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유통 데이터도 비식별화 부석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 고도화된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도 2019년까지 연간 6천억원 이상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상품을 출시하고 제2금융권 대출기관과 연계영업을 통해 중금리 시장의 범위를 늘려나간다는 설정이다. 다만, 케이뱅크는 이 중금리 대출 확대의 전제 조건으로 원활한 자본금 확충이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카드 회원대상으로 신용대출을 해주는 '카드론'의 금리 적정화 작업도 동시에 진행한다. 만약 카드사가 취급하는 카드론의 가중평균금리가 11%를 충족할 경우 카드사에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중금리 상품으로 활용 가능하게 하는 카드사에게는 가계대출 관리 대상 적용을 배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금리 대출의 근본적 확대를 위한 신용평가모델 고도화와 인프라 구축 지원도 추진된다. 내년 1분기 중 서울보증보험이 그간 사잇돌 대출 공급 과정에서 보유한 차주 정보를 비식별화해 금융사가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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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에는 비식별정보보다는 조금더 비식별 작업이 덜 된 기명정보와 서울보증보험의 보유 정보, 금융사의 신용평가모델 정보를 결합해 활용하도록 할 전망이다. 더 나아가서 통신요금과 전기·가스 요금, 세금, 사회보험료 납부 실적 등으로 신용평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청년이나 주부 등 금융 소외 계층도 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금까지 노력을 기울여 형성된 중금리 대출 시장이 다시 고금리와 저금리로 양극화되지 않도록 시장 변화를 주시하고 정책을 섬세하게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