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수수료 배분 이제는 변해야...업계 조정 필요

[이슈진단+] 마켓 수수료 (하)

디지털경제입력 :2018/10/05 12:05    수정: 2018/10/05 16:24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되는 사회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크게 애플과 구글 진영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마켓 또한 같습니다. 콘텐츠 사업자는 마켓 판매 수익의 70%를 가져가고 30%는 마켓에 지불합니다. 콘텐츠 업체는 마켓의 수수료가 과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에서는 마켓의 몫으로 돌아가는 30%가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주]

구글과 애플 마켓의 앱 판매 수수료 30%가 뜨거운 감자다. 과거 피처폰 시절 약 10% 수수료와 다르게 3배 높은 수수료를 책정해 게임사 등 앱 개발사들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수수료가 높음에도 모바일 게임사들은 구글과 애플 마켓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 마켓을 빼놓고는 모바일 게임을 유통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구글과 애플이 차지한 마켓 비중은 지난해 기준 각각 61%, 25%에 이른다. 토종 마켓인 원스토어의 경우 10%대에 불과하다.

와이즈앱의 자료에 따르면 1월에서 8월까지 한국 구글플레이 앱 결제 총 추정 금액은 2조2천203억 원에 달한다. 이중 게임 앱 매출은 2조 941억 원으로 전체의 94.3%를 차지한다.

■ 마켓 수수료 30% 오해와 진실

업계의 가장 큰 불만은 구글과 애플 등 마켓 사업자가 수수료를 받는 만큼 역할을 못한다는데 있다.

구글과 애플 등 사업자들은 마켓 내 게임 이미지와 스크린샷, 앱 다운로드 서비스, 회원 유입 등을 제공하고 있다. 회원 유입은 피처드(추천 게임) 등을 통해 게임사들의 신작을 홍보해주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서버 운영은 각 사가 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를 고려한 게임사들은 아마존, MS 등이 제공하는 유료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 중이다. 구글 애플이 마켓 운영으로 거둬드리는 수익이 수조 원에 이르지만, 실제 게임 서비스 운영에 큰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구글과 애플 같은 마켓 지배 사업자들이 수수료 30%를 가져가는 것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은 이동통신사에 30% 중 10% 이상을 지불한다고 알려졌지만, 애플은 수수료 30% 수익을 온전히 거둬드리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마켓 구축 초반 사업 전략이 달랐기 때문. 구글은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 보급률을 높이려고 이통사와 관계를 맺었고, 원활한 파트너십 유지를 위해 수수료 배분 카드를 꺼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 제공되는 앱 및 인앱 상품에는 판매 가격의 30%에 해당하는 거래 수수료가 적용된다. 30%는 이동통신사를 포함한 유통 파트너에게 전달되거나 운영비용으로 사용된다”라며 이외에 내용은 외부에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애플코리아 측은 수수료 배분과 마켓 운영과 관련해 별도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 마켓 수수료는 게임사 생존 위협?

마켓 수수료 외 70%는 게임 등 앱을 만든 개발사가 가져간다. 개발사와 마켓 사업자가 7대3으로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이대로라면 개발사들이 생존의 위협을 겪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중소게임사들의 수익은 70% 아닌 약 30~50% 사이다. 이는 자금이 부족한 중소게임사들이 퍼블리셔사들에게 게임 서비스를 맡기거나, 추가로 카카오톡 등 제 2의 유통 채널을 활용한 탓이다. 각 게임사의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영업이익률이 낮아지자 게임사들은 더욱 생존하기 어려워졌다. 업계에선 마켓 수수료가 조정돼야 게임사간 빈익빈 부익부 격차가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수료 부담이 줄어야 직접 마케팅을 통한 서비스 시도와 개발 등 재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마켓 수수료부터 낮아져야 기존 퍼블리싱 구조 및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한 중소게임사 대표는 “마켓 사업자들이 수수료 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기존 마켓 수수료를 조정하거나 마케팅 측면에서 추가 도움을 줘야하는 상황”이라며 “규모가 작은 게임사들은 마켓 수수료에 부담이 크다. 마켓 수수료가 우선 조정돼야 퍼블리싱과 마케팅에 대한 부담도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부담에 구글과 애플 벗어나려는 게임사들

아직까지는 구글과 애플의 태도에 변화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마켓 비중 10%대에 불과한 원스토어가 수수료를 인하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원스토어의 수수료 인하 이후 구글와 애플 마켓의 수수료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고 보고 있다. 수수료 인하를 강제할 근거가 없고, 구글과 애플은 수수료 30%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일부 게임사들은 기존 마켓에서 벗어나려는 시도하고 있다. 수수료의 부담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게임사 중 에픽게임즈는 모바일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 모바일의 설치 파일을 기존 마켓이 아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PK 파일로 직접 배포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행동에 나섰다. 현재 포트니아트 모바일의 안드로이드 버전은 게임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PC 온라인 및 모바일 기기 연동 HTML5 게임 등을 통해 새로운 마켓 생태계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개발에 나선 기업들은 낮은 수수료와 안정성 등을 앞세우고 있다. HTML5 게임은 마켓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는 마켓 사업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정부의 꾸준한 지원과 시장 감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업계 일각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구글코리아 현장 조사를 환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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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시장지배력을 남용한 협의로 구글코리아를 조사한 바 있다. 구글코리아는 게임사들에게 원스토어 등이 아닌 자사 마켓에 우선 게임을 출시하도록 유도했다는 불공정 협의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마켓 수수료에 부담이 크다는 얘기가 계속 들리고 있다. 실제 각 게임사들은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모바일의 APK를 직접 배포한 상황”이라며 “관련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탈구글, 탈애플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