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AI로 키운 돼지 한 마리가 3천만원?

웨어러블 기기로 '행복' 추구...건강 관리 개선

인터넷입력 :2018/09/27 08:35    수정: 2018/09/27 08:40

인공지능(AI)을 돼지 사육에 접목하는 융합 산업이 중국에서 덩치를 키우고 있다.

26일 중국 '스마트AHC'는 수천만 위안(약 수십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스마트AHC는 돼지 사육에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는 기업다.

이번 투자금은 가축용 웨어러블 기기와 AI 데이터 수집 등 연구개발에 쓰일 예정이다.

이 투자는 전통 산업과 인공지능 기술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업종이 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축산업을 위시한 1차 산업이 인공지능을 포함하는 소위 4차 산업과 만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스마트AHC는 이번 투자를 전후로 미국 벤처투자기업 스몰월드그룹인큐베이터, 싱가포르 내셔널리서치파운데이션 등 다양한 해외 기업의 투자도 받아 주목받은 기업이다.

돼지 생장 과정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결합해 건강 상태를 분석하거나 모(母) 돼지의 출산 시기를 예측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AHC의 돼지 사육 상태 분석 시스템은 사물인터넷과 머신 비주얼 기술을 적용해 자동으로 가축 수와 건강 상태, 생장 곡선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일종의 '신분 문서'를 만들고 귀에 태그를 달아 다양한 바이오 파라미터를 파악한다.

돼지를 '말하도록 하는 효과'를 낸다고 표현할 만큼 돼지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다.

(사진=소후닷컴)

중국의 인공지능 돼지 사육 시장에는 이미 인터넷 대기업도 뛰어든 상태다.

대표적인 기업은 넷이즈(NetEase)와 알리바바다. 넷이즈의 '웨이양주(Weiyangzhu)' 시스템, 알리바바는 'ET 브레인(Brain)' 시스템이 돼지 사육에 쓰인다.

주로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을 연결해 사육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넷이즈는 이미 수 년전 '행복 돼지농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돼지의 복지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돼지가 오페라를 듣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하는 등 AI 기술을 적용해 사육 환경을 큰 폭으로 개선시켰다. 돼지의 심리적 안정감과 건강을 꾀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넷이즈의 '웨이양 돼지농장'에서 사육된 돼지는 한 마리당 최대 20만 위안(약 3천263만 원)의 최고가에 팔려나가 수익을 큰 폭으로 늘렸다.

알리바바는 올해 초 클라우드 계열사인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중국 농업 공룡 기업 터취그룹(TEQU GROUP)과 손잡고 'AI 돼지 사육'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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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인공지능, 영상, 음성 등 기술을 적용하고 돼지의 목소리를 인식하면서 온도를 감지하고 행위를 분석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돼지의 출생율과 활동율도 분석하고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질병의 감염도 관리할 수 있다. 질병에 감염된 돼지를 보다 신속하게 격리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 사육 국가다. 2016년 중국에서 생장한 돼지 수가 6.85억 마리에 달하며 전체 돼지 고기 시장 규모는 1.4조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총 판매액의 2.3배에 달하며 중국 GDP 기여도도 2%를 넘어선다. 향후 다양한 1차 산업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확산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