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무성 "서울 통신요금 2번째 비싸"…이통업계 "억지 주장"

서울·도쿄 등 6개 도시 요금비교 결과 내놔…요금제 비교 기준 부적절 지적

방송/통신입력 :2018/09/20 12:19    수정: 2018/09/20 16:43

일본 총무성이 세계 주요 6개 도시 중 서울의 통신요금이 뉴욕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반면, 이동통신 3사는 조사 방법이 잘못된 억지 주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총무성은 19일(현지시간) 서울, 도쿄, 뉴욕, 런던, 파리, 뒤셀도르프 등 세계 주요 6개 도시의 상위 3개 이통사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요금을 대상으로 통신 서비스 가격 차이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총무성은 서울의 통신비 수준이 2GB 요금제와 5GB 요금제에서 6개 도시 중 각각 2위, 20GB 요금제에서는 네 번째로 비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업계는 일본과 해외 각 국가의 요금제 특성 차이를 반영하지 않은 조사 결과라면서, 음성무제한 요금제가 정착된 국내와 비교할 경우 일본 요금제는 2만원 가량 높게 책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관계자는 "한국, 미국, 영국, 독일은 음성무제한 요금제가 선택된 반면, 일본은 5분, 10분 미만 음성 무제한 요금제, 프랑스는 음성 120분 요금제가 선택되는 등 일관성이 없다"며 "요금제를 제대로 선택할 경우 한국의 통신요금은 6개국 중 중간 수준, 1위 사업자간 비교시에는 일본의 40~50%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 2GB·5GB 요금제 뉴욕 다음으로 비싸" 6개 도시 중 2위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 2GB 요금제를 기준으로 서울은 3천504엔으로, 5천990엔을 기록한 뉴욕 다음으로 가격이 높게 나타났다.

또 5GB 요금제에서는 서울이 4천256엔으로, 5천990엔인 뉴욕 다음으로 높았다. 20GB 구간에서는 서울이 5천9엔을 기록해 도쿄 7천22엔, 뉴욕 6천975엔, 뒤셀도르프 5천59엔에 이어 네 번째로 집계됐다.

각국 1위 사업자 요금 비교에서는 서울이 2GB 기준으로 3천757엔을 기록해 4위, 5GB와 20GB에서는 각각 4천445엔, 5천521엔으로 모두 3위를 차지했다.

■SKT "日 요금제 2만원 더해야"...데이터 늘린 新 요금제 미반영

이동통신 3사는 이 같은 총무성 조사 결과에 대해 "자국에 유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한 억지 비교"라고 반박했다.

일본은 음성 통화에 대해 5분 미만일 경우에만 무료로 제공하는 반면, 한국은 망내 무제한 통화를 제공한다.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는 음성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데이터 양을 기준으로만 요금제를 비교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무제한 음성통화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2만원 이상을 추가 요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특히, 최근 국내 이통사가 LTE 요금제를 인하한 상황도 반영되지 않았다. 해당 조사에서는 지난 2013년 출시된 'T끼리' 요금제를 기준으로 각국 요금 수준을 비교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8일 'T플랜' 요금제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신규 LTE 요금제 'T플랜'을 출시했다. 기존 요금제 대비 데이터 제공량을 늘렸다. 특히 6만9천원대 부터는 세자릿수 GB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기존 요금제가 월 11만원 요금제 기준 최대 35GB를 기본량으로 제공했던 것에 비해 수 배 가량 데이터 기본량이 증가했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5월 OECD 통신요금 수준 비교 결과에 따르면 일본은 35개국 중 저가, 중가 요금제에서 요금이 가장 비쌌고 고가 요금제에서는 두 번째로 요금이 비쌌다"며 "실제 NTT도코모의 경우 월 데이터 1GB 음성 무제한 요금제는 2년 약정 기준 월 5천600엔 정도로, 국내 1GB 요금제가 월 2만4천75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배 가량 비싸다"고 설명했다.

또 KTOA 관계자는 "일본 총무성도 각국의 요금체계가 다양하고 동일 국가에서도 지역 간 격차가 있기 때문에 해당 자료를 요금 수준에 대한 직접적인 비교로 활용하는 점은 부적절하다는 단서를 달았다"면서 "국제 통신요금 비교 결과는 각국의 다양한 요금 구조나 시장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워 단순히 요금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이폰8, 韓 소비자 부담 제일 커

총무성은 단말 할부금과 통신요금을 합한 월 통신비도 비교했다. 여기서도 서울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아이폰8을 기준으로 조사된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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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B 기준 서울은 8천439엔으로 9천109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5GB 기준으로는 뉴욕(9천109엔)보다 높은 9천128엔으로 가장 비쌌다. 20GB 기준으로는 서울이 1만204엔을 기록, 1만1천248엔인 뉴욕 다음으로 비쌌다.

서울의 월 통신비 중 단말 대금은 4천683엔으로, 비교 대상인 6개 도시 중 가장 높다. 이는 5GB, 20GB 요금제에서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