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3년 KEB하나銀, 임금·복지 통합안 주목

"당초 계획 9월서 연말로 늦춰질 듯"

금융입력 :2018/09/13 14:30    수정: 2018/09/13 18:23

KEB하나은행이 통합 3주년을 맞은 가운데, 아직 진행 중인 옛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직원들의 임금 및 복지통합 작업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 5월부터 노사는 올해 9월을 목표로 전담반(TF)을 구성하고 논의를 계속해 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안이 제시되진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임금 및 복지통합안이 9월은 어렵고 연말까지 늦춰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

2005년 1월 출범 이후 양 은행을 통합하고,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이 모든 직원이 만족하는 '임금·복지 통합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채용비리 연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터라, 떨어진 직원 사기를 끌어올릴 두 수장의 리더십 '시험대'로 거론된다.

서울 시내 KEB하나은행 신축 본점 전경.(사진=KEB하나은행)

■ 통합안 도출 언제쯤…9월말 vs 연내

애초 계획대로 9월말 임금·복지 통합안이 도출될지, 혹은 연말까지 협상을 이어갈 지 은행 직원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임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 측이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옛 하나은행에 비해 옛 외환은행의 기본급이 높다. 연차가 어린 행원급에서 격차가 나는 상태며, 복지체계는 옛 하나은행이 좋다는 게 내부 관계자 전언이다.

2017년 1월 통합 2년 여 만에 통합 노동조합(노조)이 출범하면서 임금 및 복지체계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왔다. 본격화된 것은 지난 5월이다. 은행의 노사협력부와 통합 노조가 전담반을 구성하고 올해 3분기까지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노사 측의 예상 시점은 엇갈리는 상태다. KEB하나은행 측은 "9월말을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 반면, 노조 측은 "노사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회사가 서두르지 않아 9월 중은 어렵다. 연말까지 봐야 한다"고 답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양 은행의 직급에 따른 임금 및 복지 세부안을 공개하지 않아, 직급 별 차이를 어떻게 줄여야할 지 가늠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주장에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KEB하나은행 노사는 2일 노사 공동 TF팀을 출범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 가운데)이 이진용(사진 왼쪽), 김정한(사진 오른쪽) KEB하나은행 공동노조위원장과 함께 기념

■ '동일 노동, 동일 임금' 협상테이블의 가장 큰 난제

노사 간의 통합안 마련에 시일이 걸리는 부분은 단연 임금이다. 외환은행의 직원만큼 하나은행의 월급을 올리자니 비용이 부담되고, 그렇지 않고 조금씩 올리자니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원칙에 어긋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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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측은 "통합 3주년이 됐지만 같은 직군이라도 출신에 따라 임금이 다르다. 외환은행 직원만큼 하나은행 직원의 월급을 올리는 것이 가장 최선이지만 사측은 인상 속도를 조절하길 원하는 분위기"라며 "그럴 경우 같은 직급이고 KEB하나은행이라는 같은 회사의 직원인데 월급이 다르다는 불만이 나와 직원들의 화학적 통합을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사측은 아예 새로운 임금체계를 만들 것을 주장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 3년 동안 외환은행의 임금 인상률의 속도를 더디게 해 두 은행 직원 간 격차는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두 은행의 직원이 손해를 보지 않는 범위 내에서 두 은행의 옛 임금체계와 타은행의 체계를 참고해 새로운 임금체계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