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해외 송금 막혀, 해외진출 못한다"

"업비트, 모바일 강점 많아 해외 나가고 싶지만"

컴퓨팅입력 :2018/09/13 10:00    수정: 2018/09/13 10:11

이석우 업비트 대표가 은행들이 암호화폐 거래소의 해외 송금을 막고 있는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18' 행사를 앞두고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해외 사업 진출 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 "해외 사업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해외 송금이 안돼서 어렵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업비트가 모바일 서비스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고, 이 점을 이용해 해외 사업을 추진할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업비트 모바일 서비스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굉장히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해외에 나가면 잘 될 수 있다고 보고 우리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석우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대표가 지난 7일 UDC 2018 행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서울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서 만나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현재 업비트는 은행에서 해외 송금을 막고 있어 해외 진출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들이 자금세탁 방지 등의 이유를 들어 업비트뿐 아니라 다수의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해외 송금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해외 송금이 안되니까 해외 투자나 해외 사업이 다 불가능하다. 심지어 빗고(거래소 웰렛 이중 보안 제공 업체)에도 송금을 못해 코인으로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 아무리 설명해도 안된다는 얘기만 돌아와서 답답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이 대표는 현재 업비트의 가장 큰 현황으로 신규 실명 확인 계좌 문제를 꼽았다. 업비트는 지난 1월 30일부터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가 실시된 후 아직 실명계좌 신규 발급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 대표는 "너무 오래 안 해주니까 일부 이용자들은 업비트에서 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부정했다. 이어 "은행이 가지고 있는 우려를 불식하면서 우리 이용자들을 위해 신규 계좌 발급을 개시하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 규제에 대해서 "블록체인은 장려하지만 암호화폐는 부정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이 둘은 갈라서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제도적인 틀을 빨리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 이슈인 '보안 문제'와 '거래소 자체 토큰 발행'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업비트 보안 수준을 묻는 질문에 "은행권 수준으로 완벽하게 하고 있다는 말은 보안을 모르고 하는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라며 "업비트가 '완벽하게' 보안을 하고 있으니 믿고 사용하라고 말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는 많은 자원(리소스)을 투입해 보안에 신경쓰고 있다. NHN에서 보안 총괄 책임자도 맡았고 카카오에서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도 맡아봐서 누구보다 보안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거래소는 조 단위의 돈을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서비스 보다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전직원이 보안에 가장 중점을 두고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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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가 자체 코인을 발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장점이 분명히 있겠지만 업비트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향후 두나무 사업 방향에 대해선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지금은 거래소 사업 비중이 크지만 송치형 의장은 궁극적으로 고객들이 다루는 여러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매니징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