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페어 "국내 콜드월렛 시장 절반 이상 점유"

이창근 대표 인터뷰...가성비 높은 '키월렛터치’ 선보여

일반입력 :2018/09/13 18:31    수정: 2018/09/13 22:14

  1. “벤츠의 키(key) 역할을 하겠다.”

이창근 키페어 대표의 포부다. 키페어는 자동차 열쇠 회사가 아니다. 암호화폐를 지키는 열쇠인 ‘콜드월렛’을 만드는 회사다. 이 대표는 벤츠처럼 전 세계 중요 자산을 지키는 열쇠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키페어의 '현재'는 미약하다. 그와 함께 일하는 직원은 현재 10명 미만이다. 하지만 키페어의 '현재'는 결코 작지 않다. 국내 콜드월렛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시장에서 다양한 라인업의 콜드월렛을 직접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국내 회사로는 사실상 유일하다”라고 키페어를 소개했다.

이창근 키페어 대표

콜드월렛은 망분리를 통해 네트워크와 차단된 하드웨어에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하드웨어 지갑이다. 최근 코인레일을 비롯한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의 해킹 문제가 불거지자, 콜드월렛은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안전한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블록체인협회에서는 자율규제안을 발표, 보유 재산의 최소 70%를 콜드월렛에 저장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키페어는 국내 콜드월렛 시장의 선두주자다. 지난 1월 CES 라스베이거스 전자전에서 처음 콜드월렛인 ‘키월렛(KeyWallet)’을 선보였고, 이어 지난 6월 스마트폰에 내장된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활용한 ‘키월렛터치’를 내놨다.

이 대표는 콜드월렛 선도기업인 프랑스 렛저(Ledger)와 비교해 ‘키월렛터치’의 장점은 가격과 편리성이라고 답했다. 가격은 해외제품 대비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오픈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는 콜드월렛을 갖다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설치가 진행된다며 사용방법이 훨씬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업체인 만큼 AS가 지원되는 것도 장점이다. 그는 특히, ICO 관계자가 안전함과 편리함을 이유로 토큰을 받을 때 많이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콜드월렛도 암호화폐를 거래할 때는 네트워크에 연결돼 보안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잘못된 정보라고 일축했다. “모든 프로세스는 카드에 있는 보안칩 안에서 일어난다”라며 “카드 밖으로 나가기 전에 이미 암호화돼 나가고 스마트폰은 통신 역할만 하며, 개인키 없이는 데이터 접근이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키월렛터치

키페어는 보안 암호전문 개발업체다. 이 대표는 2015년에 블록체인을 알게 되면서,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 지갑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는 암호화폐 지갑 개발은 한국이 유리하다고 소개했다. 유럽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하드웨어 개발 환경이 잘 갖춰져 있지 않는 반면, 한국은 하드웨어, 펌웨어 레벨 기반이 있어 일종의 펌웨어 레벨인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기에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신을 벤처 1.5세대라고 소개하며 “구글스토어를 깨고 직접 앱스토어를 만들 수 있는 세대”라고 평했다. “20-30대는 하드웨어를 잘 모르고, 저희 같은 40-50대는 기득권이 많다”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중간에 있는 펌웨어 레벨을 잘 만들 수 있는 벤처한테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키페어는 기업용 콜드월렛도 준비 중이다. “요즘 미국 벤처 투자회사들은 전통 주식뿐만 아니라 암호화폐에도 투자한다”라며 “큰 돈을 투자해 토큰을 받았는데 저장할 곳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따라 이중, 삼중화 된 기술을 갖춘 콜드스토리지 엔터프라이즈용을 준비 중이다. 현재 다른 업체와 공동 개발 중에 있으며, 연말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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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페어는 콜드월렛으로 시작해 향후에는 각종 뉴스, 정보 등의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한 플랫폼 회사로 발전할 계획이다. 내년 상장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앞으로 콜드월렛 시장은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3자의 개입을 원하지 않는 세상이기 때문에 나 자신이 은행이 돼야 하고, 나 자신이 계좌가 돼야 한다”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보안이 해결돼야 하고, 그 기본 출발이 콜드월렛”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