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과 게임, 그리고 한류

[기자수첩]게임도 한류 주역...올바른 시각 필요

디지털경제입력 :2018/09/10 13:00    수정: 2018/09/10 14:58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차트 연속 1위에 차지했다는 소식이 화제였다. 지난달 24일 발매된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를 기록해서다. 지난 5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앨범으로 1위를 처음 달성한지 약 3개월만의 일이다.

우리 정부에서도 방탄소년단의 활약이 기뻤던 모양이다. 이낙연 총리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방탄소년단, 올해 두 번째 빌보드 1위. 1년에 두 번 빌보드 1위에 오른 가수는 비틀즈, 엘비스 프레슬리, 프랭크 시나트라 등 슈퍼스타뿐이라는 것. BTS, 장하십니다”는 글을 남기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나라 가수들이 이끈 문화콘텐츠 한류 열풍. 어찌 자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칭찬 한마디로는 부족할 만큼 방탄소년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들의 K팝 활약은 눈부셨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다. 음악과 같은 문화콘텐츠인 게임은 유독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는 현실 말이다. 게임은 문화콘텐츠의 해외 수출 주역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규제 대상이다. 7년째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여성가족부의 강제적 셧다운제, 사행성 우려에 따른 PC 게임 결제 한도 등의 규제가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게임은 항상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됐다.

물론 게임도 부작용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게임은 해외 수출 주역으로, K팝처럼 한류를 일으킨 것을 기억해야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해외 수출액은 약 5조 원이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해외 매출 비중 중 55%다. PC 게임 미르의전설 시리즈, 뮤온라인,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크로스파이어,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이 해외서 좋은 반응을 얻지 않았나.

블루홀 자회사 펍지주식회사가 개발한 PC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지난해 3월 스팀 얼리액세스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글로벌 흥행작으로 거듭난 상태다. 지난 6월 기준 전체 플랫폼 누적 이용자 수는 4억 명이 넘는다. 펍지가 국가브랜드진흥원이 선정하는 ‘2018 국가브랜드대상’에서 국가 브랜드 가치 향상에 공헌해 기업 부문상을 수상한 배경이다.

지난해 국내외 게임사들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품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모습. 당시 수십만명이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스포츠 역시 우리나라 선수들을 위상은 높다. 최근 아시안 게임 e스포츠 시범 종목에 참여한 스타크래프트2와 리그오브레전드 국가대표 선수들이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어 박수를 받았다.

이러한 결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규제가 발목을 잡았지만 해외 게임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게임사는 비용 투자와 새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고, 게임계 종사자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하나 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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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의 페이스북에 게임에 대한 칭찬 글이 올라오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혹여나 게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감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게임도 문화콘텐츠 중 하나로 규제 대상이 아닌 육성에 힘을 더욱 실어주고, 어렵게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게임사 경영진들과 종사자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기 위한 관심의 표현 정도는 어떨까.

게임 종사자들은 지난 정부와 다르게 문재인 정부 때만큼은 게임은 규제 대상이 아닌 문화콘텐츠의 핵심으로 재평가를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게임도 한류의 중심에 서있다는 것을 말이다. 부디 문재인 정부에선 음악과 게임 같은 문화콘텐츠가 해외에서 한류를 지속적으로 일으킬 수 있도록 균형감 있는 지원과 올바른 시선을 가져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