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초고해상도 OLED 제작기술 개발

유기물질 진공 증착 방식…OLED 모든 색상 1.5배 명암도 향상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9/06 08:58    수정: 2018/09/06 09:17

국내 연구진이 대량 양산이 용이하면서도 저전력, 고명암비 패널을 구현할 수 있는 유기 나노렌즈 제작 기술 개발에 성공, 기술이전을 마쳤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용액공정이 아닌 진공 중 유기물질을 융해 증발시켜 접착시키는 진공 증착 공정만을 활용, 유기물질로 구성된 나노급 렌즈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ETRI 측은 “최근 고성능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보다 고화질의 영상구현, 대화면에서도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개발이 가능케 만드는 길을 열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TRI 연구진들이 유기 나노렌즈가 제작된 샘플을 점검하는 모습. 왼쪽으로부터 ETRI의 유병곤 박사, 조남성 그룹장, 조두희 박사, 박영삼 박사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유기 나노렌즈’는 주로 디스플레이 제품에 사용된다.

최근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은 제품의 고해상화로 인해 요구되는 크기가 점점 줄어들어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픽셀과 비슷한 크기를 지닌 마이크로렌즈를 사용할 경우 화질 저하가 나타난다. 반면, 나노렌즈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마이크로 렌즈보다 화질이 뛰어나며 색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저전력?고명암비-초고화질 OL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해서는 유기나노렌즈 개발 기술력이 필수로 꼽혀왔다.

연구진은 고성능 디스플레이 제작을 위해 렌즈 크기를 수십 나노미터부터 수백 나노미터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때문에 OLED 픽셀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유기 나노 렌즈 제조가 가능해 이미지의 왜곡을 줄이고 시야각에 따른 화질변화를 낮추고 전력소비도 줄일 수 있다.

또한, 기존 마이크로렌즈 기술은 주로 액체를 활용하는 ‘웻(Wet) 공정’으로 양산을 위한 산업체 적용이 어려웠다. 하지만 연구진은 물기가 없는 ‘드라이 공정’ 중 하나인 ‘진공 증착’공정만을 사용했다.

덕분에 마스크, 열처리, 패터닝 등 추가 공정이 필요 없어 제작비용을 줄이고 저온에서도 쉽게 제작이 가능하다. 기존 공정 프로세스에도 변화를 줄 필요가 없이 그대로 적용이 가능해 호환성 역시 뛰어나다.

아울러 기존 광추출 기술이 딱딱한(Rigid) 기판 위에서만 제조가 가능했던 반면, 이 기술은 유연한 OLED 제품에도 쓰일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중견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에 이전됐다. ETRI 연구진은 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기술력을 더해 산업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유병곤 ETRI 박사는 “유기 나노렌즈가 광추출 뿐만 아니라 광흡수에도 우수한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태양전지와 광 검출기에도 활용될 수 있다”며 “광굴절 특성을 조절함으로써 자동차나 건물 등의 유리뿐만 아니라 조폐분야 등에도 널리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남성 ETRI 유연소자연구그룹 그룹장은 “중국과 일본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최근의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에서 OLED 디스플레이 기술 및 가격 차별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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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TRI 주요 사업인 ‘초저가 플렉서블 라이팅 서피스 기술 개발’과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에너지 절감을 위한 외광효율이 최대 100% 향상된 OLED용 광추출 기초 원천기술 개발’ 과제의 결과물이다.

한편, 이 기술은 영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Nanoscale Nanoscale과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