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저가폰에 혁신 박차…'포코폰' 대항마 내놓나

고동진 "하반기 갤A 신기술 탑재 주력" 中 견제 나서

홈&모바일입력 :2018/09/04 17:07    수정: 2018/09/04 17:29

삼성전자가 하반기 혁신을 가미한 중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새로운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우위를 굳히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 사장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 플래그십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보다도 먼저 중저가형 모델에 최첨단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과거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첨단 기능을 우선적으로 적용한 이후 중가 갤럭시A와 저가 갤럭시J 시리즈에 계승하는 방식을 택했다. 올해부터는 전략을 변경해 중저가 스마트폰에 차별화 기능을 채택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여 추격을 가속화하는 중국 제조사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고가 라인업보다는 여전히 중저가 라인업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최근에는 샤오미가 인도에 출시한 30만원대 스마트폰 '포코F1'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포코F1은 퀄컴 스냅드래곤 845 칩셋, 6·8기가바이트(GB) 램과 128·256GB 저장용량, 4천밀리암페어시(mAh) 배터리 등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양을 탑재하면서도 가격은 2만999루피(약 34만원)~2만8천999루피(약 46만원)으로 책정됐다.

샤오미 포코F1.

하지만 포코F1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와이드바인 L1을 지원하지 않아 넷플릭스 등 앱을 통해 재생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된다. 포코F1은 L3까지만 지원해 고화질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 1천80p 디스플레이 등도 무용지물이라는 평이다. 카메라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과 방수 등도 지원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와 왕좌를 두고 혈투를 벌이고 있는 만큼, 하반기 새 중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통해 선두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내줬지만 지난 2분기 다시 되찾았다. 그럼에도 좁은 격차로 접전을 펼치고 있어 3분기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 달 기자간담회에서도 중가 스마트폰에도 혁신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한 두 달 내에 해당 신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고 사장은 "지금까지 플래그십 모델에 60~70% 집중했는데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 시장은 플래그십 비중이 굉장히 작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초부터 중가대와 보급형 모델에도 필요하면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먼저 적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 내부 조직도 바꿨고 한 두 달 안에 이 전략의 일환인 중가 스마트폰이 나올 것이다"라며 "경쟁력을 높인 제품으로 굳건한 1등 자리를 지키겠다. 이 전략은 지난 2~3월에 인도에서 거래선들과 직접 간담회를 하며 요청사항을 1시간 내내 들으며 내린 결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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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용량 배터리도 삼성전자의 새 중가 스마트폰의 혁신 요소에 포함될 가능성을 내비추기도 했다. 고 사장은 플래그십 모델뿐 아니라 갤럭시A 시리즈에도 현재 수준을 이상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려고 준비하겠다고 전했는데, 이는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9에 탑재된 4천mAh 배터리를 뛰어넘는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 달 인도에서 갤럭시노트9 출시 행사에도 직접 참석해 신흥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고 사장이 인도 스마트폰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Make for India' 문구를 내세워 특화 제품과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는 동시에 현지 연구 개발 인력과 생산시설 확충에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