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냄새 잡는 에어드레서, 차원 다른 의류청정기"

[인터뷰]김현숙 삼성電 상무 "2000년 초부터 연구…후발주자 아냐"

홈&모바일입력 :2018/09/04 15:34

“에어드레서 개발 시 내부에서 냄새와 미세먼지를 없애자는 방향을 정하면서 의류청정기 개념을 잡았다. 국내 유사 제품들이 있지만 먼지 집진장치와 냄새 분해 기능을 갖춘 것은 에어드레스뿐이다. 이런 측면에서 확실한 의류청정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에어드레서 개발에 참여한 김현숙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품기획 상무는 지난 1일 유럽 가전박람회 'IFA 2018'이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브리핑에서 제품 개발 배경과 특징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는 LG전자와 코웨이에 이어 지난 8월 국내에서 3번째로 의류청정기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실제 제품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미국에서 월풀 등 가전기업이 2000년대 초반 옷 주름을 제거하는 제품을 출시한 후다. 해당 제품이 큰 호응을 얻지 못 하고 사라지자 삼성전자는 단순히 옷 주름 제거를 넘어 냄새 분해 등 새로운 기능을 고민하게 됐다.

김현숙(왼쪽) 삼성전자 상품기획 상무(사진=삼성전자)

김 상무는 “의류 청정 관련 기술을 검토한 것은 10년 정도 됐다. 그간 경쟁사 제품을 많이 연구했다”며 “먼지 제거를 위한 집진 기술은 이미 가지고 있어 냄새 분해 기술을 집중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이 제대로 열린 시점을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부상하기 시작한 2014~2015년으로 봤다. 우선 공기청정기 시장이 성장한 후 옷에 붙은 미세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는 의류관리기 시장도 국내 소비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시장에 나설 수도 있었지만 제품의 차별성, 실질적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시간을 더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의류관리기가 아닌 의류청정 기능이 들어가도록 제품을 개발했으며 에어드레서를 의류청정기로 분류하는 이유도 이같은 배경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미세먼지 등장으로 생활이 달라지면서 소비자 관점이 바뀌었다. 그 영향으로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가 뜨게 됐다”며 “2015년쯤 제품을 출시했다면 현재의 의류청정 기능은 넣지 못 했다. 삼성전자는 후발이 아닌 제대로 된 기술을 적정한 시기에 제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이름부터 유용한 기능을 찾기 위해 1천명 이상 소비자 의견을 청취했다. 그 결과 옷장 안에서 바람을 제어하는 기술과 냄새를 제거하는 광촉매 기술도 연구해 탑재했다. 옷 안팎 먼지를 털 수 있는 기능 수요가 확인되면서 제트에어도 적용했다.

특히 제트에어와 결합된 스팀 기능은 경쟁사와 비교해 더 진보됐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는 국내서 스팀 기능이 들어간 세탁기를 가장 먼저 출시한 바 있다”며 “옷걸이 자체가 움직이지 않아도 제트에어와 스팀 결합으로 바람이 더 멀리 갈 수 있고 옷과도 더 많이 접촉해 먼지를 털 수 있다. 소음, 진동도 적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죽과 모피, 실크 같은 소재는 스팀에 약하다”며 “에어드레서의 에어 기능은 이같은 의류들의 손상을 일으키지 않아 활용 범위가 더 넓다. 아예 가죽이나 실크 블라우스 케어 코스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또 “에어드레서를 만들기 위해 여러 엔지니어 조직들에서 요소 기술을 개발했다”며 “그간 바람을 옷장 안에서 제어하는 기술은 검토된 적 없어 확보하는 것이 어려웠다. 광촉매 기술도 5년간 연구 개발해 제품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숙(오른쪽) 삼성전자 상품기획 상무와 임경애 삼성전자 UX기획 파트장과 지난 1일 에어드레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에어드레서의 목표는 의류 청정을 넘어 옷장 같은 하나의 가구로 생활공간에 녹아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품 디자인이나 소음, 진동도 생활에 맞도록 설계했다.

김 상무는 “에어드레서는 생활과 공간의 격을 만드는 것이 목표로 디자인 연구에만 상당한 노력이 들어갔다”며 “사용자경험(UX)만 봐도 간결하다. 사용자 모습 비춰봐야 하는 곳에 제품 기능 알리는 표시가 잔뜩 나열되는 것이 과연 맞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강점을 갖춘 에어드레서가 출시된 후 일반 소비자는 물론 건설사 등 B2B시장에서도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생활이 바뀌면서 내 집에서 내 옷을 관리하는 수요가 생기고 그에 따라 건설업계 연락도 늘고 있다”며 ”제품 개발 때도 소비자는 물론 건설, 인테리어 업계와의 검증도 여러 번 거쳤다. 앞으로 B2B 판로도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에어드레서의 해외 진출에도 힘을 쏟는다. 유럽은 한국처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만큼 다른 효과적인 접근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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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무는 “유럽 등 해외는 국내와 생활이 다르다. 유럽은 국내 미세먼지 문제도 이해하지 못 한다”며 “대신 드라이클리닝 비용이 몇 배로 비싸다”며 “에어드레서는 깨끗한 의류 관리를 넘어 드라이클리닝을 하지 않아도 상쾌하게 옷을 오랫동안 입을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나라, 지역마다 소비자 관점, 고민이 다른 만큼 다른 지점, 다른 콘셉트로 에어드레서를 알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