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기먹는 '쿨링'...AI로 잡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최동훈 매니저 인터뷰

일반입력 :2018/09/03 08:13    수정: 2018/09/03 13:49

"인공지능(AI)으로 데이터센터 쿨링 장비를 최적화시키면 기존 시스템 대비 15~30%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최근 만난 슈나이더 일렉트릭 최동훈 IT사업부 매니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온도를 조절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실제 필요한 것보다 더 세게 쿨링 장비를 작동시키는 경향이 많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에너지 소모량 때문에 '전기먹는 하마'라는 오명이 따라다닌다.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중 실제 서버 작동에 들어가는 것은 50~60% 정도다. 약 35~40% 정도는 장비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는 데 쓰인다. 부가 장비라 할 수 있는 '쿨링'에 거의 서버 작동 못지 않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것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안전한 운영을 위해 필요 이상으로 쿨링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필요한 양이 100이라면 110 정도만 쿨링을 넣으면 되는데, 온도 감지와 컨트롤이 어렵기 때문에 150을 넣는 식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최동훈 매니저

이런 이유로 에너지 절감을 위해, 데이터센터 쿨링 최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업체가 프랑스 IT업체 슈나이더 일렉트릭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AI가 데이터 센터 학습을 통해 데이터 센터 온도 지도를 만들고, 모든 구역에 세팅된 온도가 유지되도록 여러 대의 항온항습기를 조절해 주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일명 '쿨링 옵티마이즈'라고 부른다.

최 매니저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쿨링 옵티마이즈는 온도 측정 방식부터 기존 데이터센터 온도 조절 솔루션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방식은 항온항습기로 들어오는 온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들어오는 공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측정해 내보낼 차가운 공기 온도를 결정한다. 들어오는 공기가 높으면 쿨링을 더 세게 돌리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적절한 측정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는 콜드 아일(랙 앞면)의 온도만 적절하게 맞춰주면 된다. 뒷면 온도는 아무 의미 없다. 단지 뜨거운 공기만 빨리 뽑아주면 된다. 따라서 콜드 아일 온도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랙 앞면에 IoT장비를 두고 온도를 측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필요한 단계는 각 항온항습기가 어떤 구역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AI 기술이 접목된다.

최 매니저는 "AI는 항온항습기를 하나씩 끄면서, 특정 항온항습기가 꺼졌을 경우 어느 구역의 온도가 올라가는지 확인해 데이터센터 온도 지도를 만든다. 특정 구역의 온도가 설정값보다 높아질 경우 어떤 항온항습기를 세게 틀어줘야 하는지 AI가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주기적으로 AI가 온도를 학습하기 때문에 새로운 장비가 들어와서 핫스팟이 바뀌게 돼도 변화한 환경이 반영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온도를 지도로 가시화하는 것만으로 추가 에너지 절감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최 매니저는 "온도 지도가 있으면 장비 구성이나 위치를 바꾸는 식으로 온도가 높은 구역의 환경을 바꿔볼 수 있다"며 "이렇게 하면 에너지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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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학습을 마친 AI는 각 항온항습기를 얼마나 세게 틀어야 할지 결정하고 컨트롤러에 신호를 전달한다. 항온항습기 조절은 데이터센터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일이다. 따라서, 슈나이터 일렉트릭은 항온항습기 내에 있는 컨트롤 보드를 거치지 않고 별도의 컨트롤 모듈을 달아 직접 제어하고 있다.

최 매니저는 "이렇게 되면 사람이 할 일은 데이터센터 내 모든 콜드 아일 온도를 18-27도(권장 온도)로 맞추라고 AI에 기준을 내려주는 일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