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키운 ‘카톡 주문’...배달앱 판도 바뀔까

“플랫폼·가격 위협” vs “배달앱 노하우 자신”

인터넷입력 :2018/08/16 15:30    수정: 2018/08/16 23:37

카카오가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 입점 대상을 기존 프랜차이즈에서 소상인들까지 확대함에 따라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중심의 배달음식 중개앱 시장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사용자만 4천300만에 달하는 메신저 플랫폼인 ‘카카오톡’ 힘과, 저렴한 초기 입점비 등을 앞세워 카카오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1년 반 동안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운영돼온 카카오톡 주문하기가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했듯, 일반 음식점 주문까지 확대되더라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 카톡 주문하기, 프랜차이즈서 일반 음식점까지 입점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9월 중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일반 배달음식점까지 확대한다. 지금까지는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들만 배달했지만, 앞으로는 내 주변에 있는 동네 짜장면 집 음식까지 카카오톡 주문하기로 시켜먹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오픈한 카카오 주문하기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카카오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를 플러스친구로 등록한 사용자 수는 약 161만, 주문 시 이용 약관에 동의한 회원수는 250만에 달한다. 입점 프랜차이즈로는 BHC, 피자알볼로, KFC, 놀부, 베스킨라빈스 등 40곳이 있다. 프랜차이즈 입점 업체 수는 약 1만6천곳이다. 지난해 4월 대비 올해 4월의 경우 월간 주문 건수가 2.5배 증가했다.

현재 카카오는 배달대행 업체인 바로고와 메쉬코리아, 그리고 외식 솔루션 개발업체인 씨엔티테크 등을 통해 일반 음식점 가맹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업계는 카카오가 적게는 2만에서 많게는 5만곳 정도의 일반 입점업체를 모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가계약을 뺀 실제 계약 건수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톡 주문하기 가맹점 가입 대행 업무를 하고 있는 씨엔티테크.

1위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업체수는 약 20만개다. 이 중 유료 광고수는 5만~6만 곳 정도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각각 14만 가맹점을 확보한 상태다. 카카오톡 주문하기가 확보한 일반 가맹점 약 2만~5만 곳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1만6천 곳을 더해도 아직 선두 사업자에 비하면 뒤지는 수준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주문하기 일반 음식점 주문 서비스는 3분기 중 시작할 예정이고 계약된 음식점들이 순차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라면서 “카카오톡 주문하기의 강점은 카카오톡 안에서 편한 결제와 플러스친구 및 알림톡 등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주문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프랜차이즈 입점업체의 경우 수수료 기반 정책을 따르고 있는데, 일반 음식점처럼 월정액 방식으로 갈지는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카톡 플랫폼, 적은 월 이용료 경쟁력

업주 입장에서 카카오톡 주문하기의 가장 큰 경쟁력은 4천300만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으로 음식주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일반 음식점 업주의 경우 월 3만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같은 양의 주문이 들어온다고 가정했을 때 상단에 노출하기 위해 쓰는 광고비나, 주문 건별로 내야 하는 수수료 기반보다 광고비 지출을 아낄 수 있다.

배달의민족(위), 요기요 광고 및 수수료 상 품 비교표.

물론 이벤트 등 홍보성 카톡 문자를 발송하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이 드는데, 서비스 초기인 만큼 입점 업체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차원에서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알리기 위한 이모티콘 또는 할인쿠폰 무료 증정 이벤트 시행도 점쳐진다. 서비스 시작 단계에서는 입점 음식점 수나 사용자 기반이 약할 수 있지만, 카톡 플랫폼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를 빠르게 늘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배달음식 중개앱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 주문하기의 일반음식점 확대는 대기업이 자본과 플랫폼 영향력을 기반으로 시장에 들어오는 형태기 때문에 큰 위협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입점비 3만원을 받지만 추후 플랫폼 힘이 커지면 어차피 금액을 인상할 것이기 때문에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좋은 소식일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 “수년간 쌓인 배달 중개앱 운영 노하우 자신”

카카오톡 주문하기의 서비스 확대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1년 반 전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가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시작했을 때에도 시장의 우려가 컸는데, 결과적으로 정작 시장에 별 다른 충격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카카오라 하더라도 배달중개앱 업체들이 6~8년 간 쌓아온 서비스 운영 노하우와 가맹점주과의 신뢰 관계, 이용자 인프라를 쉽게 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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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배달음식 중개앱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카톡 주문하기 서비스 확장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까 싶어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결국 업주들은 비용대비 효과를 원할 텐데, 카카오톡 주문하기 친구가 이제 160만 수준이어서 주문건수가 많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배달 중개앱들이 수년 간 이용자 습관을 바꿔왔는데, 카톡 주문하기가 일거에 의미 있는 변화를 주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