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온 400G 이더넷

내년 5G 구축 상황서 400G 투자 활성화 전망

컴퓨팅입력 :2018/08/15 09:20    수정: 2018/08/15 09:23

이더넷 네트워크 인프라 대역폭이 100기가비트(Gb)로 한창 업그레이드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400GbE 채택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5G 네트워크가 현실화되면, 무선인프라의 트래픽 급증을 감당할 코어 네트워크가 지금보다 더 광대한 대역폭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통신사업자와 기업 데이터센터는 10G, 40G를 거쳐 100G로 네트워크 성능을 한창 높이고 있다. 100G 업그레이드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은 와중에 더욱 넓은 대역폭을 요구받는 상황에 투자가 400G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늘날 통신사업자, 클라우드 운영자, 기업 모두 기하급수적 트래픽 증가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4K 비디오 등이 이미 네트워크 인프라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 5G는 모바일 네트워크 단계에서 10~20G 성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그간의 모바일 네트워크 세대 진화 과정 중 어느때보다 많은 통신가능한 기기가 5G망에 붙게 된다.

대역폭 요구 증가를 지원하는 동시에 비트당 비용(Cost-Per-Bit)을 낮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더넷 네트워크가 400G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사진 출처: 픽스타(PIXTA)]

한국주니퍼네트웍스의 오동열 상무는 “5G, IoT, 클라우드 같은 테마 외에도 인터넷 트래픽 중 유튜브 같은 비디오가 가장 많은 비중으로 차지하는 등 네트워크 입장에서 폭발적 트래픽 증가 유발 요소가 많다”며 “5G는 네트워크 역사상 최초로 접속 구간에서 유선을 앞지르는 상황을 만들어내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데이터센터의 트래픽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에 IT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데, 이는 클라우드로 가는 구간의 대역폭을 대용량으로 높여야 한다는 의미”라며 “이런 상황을 현실적으로 보면, 결국 얼마나 경제적으로 광대역 망을 구축할 수 있느냐가 핵심으로 떠오르며 비트당비용 절감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전체 국가 네트워크의 구성은 크게 ‘액세스-애그리게이션-코어’다. 여기서 액세스는 모바일 기지국이나 초고속인터넷망의 사용자 단계다. 5G가 최대 20G로 증가하면 이를 종합하게 되는 애그리게이션 계층과 코어 계층은 더 큰 대역폭을 갖고 있어야 한다. 현존하는 기술은 100G다. 20G급 액세스 4곳만 있어도 순식간에 코어망의 대역폭이 부담을 갖게 된다. 당연히 100G 장비 여러개를 묶어 테라비트급 대역폭을 확보하는데, 액세스의 대역폭 수요증가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더 큰 대역폭이 필요해줄 수밖에 없다.

이더넷 네트워크는 21세기 들어 1G에서 10G로 10G에서 40G로 40G에서 100G로 대역폭을 넓혀왔다. 더 넓어지는 과정에서 플랫폼의 전면적 변화는 1G에서 10G로 넘어갈 때 뿐이다. 그 외에는 10G를 4개 엮어 40G를 만들었고, 과도기에 등장한 25G 폼팩터를 4개 엮어 100G로 넘어가는 식으로 확대됐다. 100G에서 400G로 넘어가는 것도 100G 4개를 묶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처럼 하위제품을 여러개 묶어 상위로 올리는 대역폭 업그레이드 방식은 가격 효율성 때문에 나타난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위대역폭 장비의 가격이 기존 장비와 비슷해지거나 더 저렴해지기 때문이다.10G 장비 사용자는 기존 장비를 4개 엮어 40G로 올리는 것보다, 25G 장비 4개를 새로 구매해 100G를 꾸리는 게 비용을 줄이면서 더 높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오동열 상무는 “기술적으로 보면, 인터페이스 단위 면적당 제공 속도를 늘리거나, 포트 인터페이스 숫자를 더 많이 확보하는 등으로 속도와 집적도를높이는게 트래픽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며 “주니퍼 같은 네트워크 장비업체는 고객의 투자를 보호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를 완만하게 하도록 기존 장비를 재사용하는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0G와 400G를 동일한 옵틱 인터페이스에서 제공하는 형태로 장비를 제공할 예정이므로 지금 100G로 구축해 사용하다가 400G가 필요해지면 쓰던 인터페이스 모듈만 400G로 업그레이드하게 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단일 장비 용량 자체가 증가하게 돼 동일 장비에서 더 많은 포트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통신사업자나 기업 데이터센터의 이더넷 인프라는 10G에서 25G, 100G로 업그레이드 되는 과정에 있다. 투자비용을 줄이면서 미래 수요에 대응하려면 400G를 미리 대비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장비 사용자의 대역폭 업그레이드 시기는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오 상무는 “주니퍼 라우터 중 MX 시리즈는 2007년 1G 제품 출시 후 수익을 거두기까지 4년정도 걸렸다면, 10G, 100G로 가는 기간이 갈수록 짧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CPU, 스토리지, 메모리의 기하급수적인 성능 향상을 따라서 네트워크도 기하급수적인 성능향상을 요구받는다”고 말했다.

일단 미래르 대비해 발빠르게 400G 이더넷에 대응하고 나선 게 주니퍼네트웍스다. 주니퍼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400G 인터페이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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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퍼 PTX, QFX, MX 시리즈는 400GbE 기술을 추가하게 된다. 백본, 피어링, 데이터센터상호연결(DCI), 확장형 메트로 코어, 텔코 클라우드 서비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IP 패브릭 등 높은 대역폭과 낮은 지연, 고강도 보안을 요구하는 다양한 사례에 활용된다. 400GbE 성능을 낼 수 있는 전용 실리콘도 제품 카테고리별로 새롭게 디자인해 개발 혹은 생산중이다.

오동열 상무는 “클라우드나 통신사업자의 네트워크 고도화 작업은 단기간 집중적으로 하지 않고 기존 기술과 새 기술을 혼합하는 식으로 이뤄진다”며 “인프라가 기술적 한계를 없애면 더욱 새로운 산업이 나오게 되는 것이므로, 더 나은 인프라를 경제적으로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속도 경쟁이나 대역폭 증가는 계속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