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 스피커 '갤럭시 홈' 깜짝 공개

음질·음악은 '합격점', 확장성·시장 '걸림돌'

홈&모바일입력 :2018/08/10 02:05    수정: 2018/08/10 02:27

소문만 무성하던 빅스비 스피커, 갤럭시 홈이 9일(뉴욕 현지시간)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빅스비 탑재 스피커가 개발설이 나온지 1년 만이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Barclays Center)에서 열린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에서 등장한 갤럭시 홈은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제품이다. 2016년 인수한 하만의 기술로 튜닝된 음향과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와 제휴로 AI 스피커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은 만족시킨 셈이다.

그러나 빅스비 서비스의 확장성이 여전히 떨어지고 전세계 AI 스피커 시장이 아마존과 구글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삼성전자가 빅스비 탑재 스피커, 갤럭시 홈을 공개했다. (사진=씨넷)

■ AI 스피커에 필요한 '두 가지 조건' 갖췄다

지금까지 출시된 AI 스피커는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스트리밍 서비스다. 아마존 에코는 아마존 뮤직과, 구글 홈 역시 구글 뮤직과 연동되어 있다. 애플 홈팟 역시 애플 뮤직과 연계해 음악을 들려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세계적으로 통용될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2014년 스트리밍 서비스 '밀크'(Milk)를 런칭했지만 3년만인 지난 해 10월 서비스를 접었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와 제휴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8천만 명 가량의 이용자를 가지고 있고 재생 가능한 곡도 3천만 곡 이상이다.

삼성전자는 음악 서비스 확충을 위해 스포티파이와 손을 잡았다. (사진=씨넷)

애플이 홈팟을 만들 때 유명 스피커 회사인 소노스와 제휴했듯이 갤럭시 홈에는 2016년 인수한 전장기업 하만의 오디오 기술이 탑재된다. 고역대를 재생하는 스피커 6개를 원형으로, 중저음을 내는 우퍼를 바닥에 배치했다.

8개 마이크로 이용자의 음성을 수집하며 스피커가 놓인 공간을 분석해 최적의 음향을 조절하는 내추럴 사운드 프로세싱 기술도 들어간다. 블루투스 스피커 본연의 기능인 '소리'에 있어서는 기대를 배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확장성 한계와 만만찮은 시장 상황은 숙제

갤럭시 홈이 안고 있는 딜레마는 스피커의 만듦새가 아니라 이에 내장된 AI 서비스, 빅스비에 있다. 빅스비는 지난 해 3월 처음 공개된 후 많은 개선을 거쳤지만 여전히 외부 서비스와 연동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번 언팩 행사에서는 우버와 구글, 옐프 등 외부 서비스와 연동이 강화된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이는 시각 정보가 동반된 스마트폰 화면을 활용한 결과다. 제한된 수단인 음성으로 어떤 일이 얼마나 가능한 지는 미지수다.

전세계 AI 스피커 시장의 과반수 이상을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이 차지한다. (사진=씨넷)

여기에 전세계 AI 스피커 시장 상황도 삼성전자에는 우호적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라 구체적인 수치는 달라지지만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이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차별화된 소리를 내세워 지난 연말부터 시장에 뛰어든 애플 홈팟도 10% 미만의 점유율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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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제품인 구글 홈이 이미 올 상반기 전파인증을 마쳤고 올 하반기 국내 출시도 점쳐진다. 세계 2위 업체와 안방에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오는 9월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갤럭시 홈의 구체적인 제원과 기능이 공개될 예정이다. (사진=씨넷)

삼성전자는 오는 9월 말 진행되는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갤럭시 홈의 구체적인 제원과 기능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