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2년만에 총파업…"신규 채용 3만명 확대"

조합원 93.1% 찬성…"고질적 장시간 노동 해소해야"

금융입력 :2018/08/09 14:27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은행원들의 장시간 근무 해소 등을 위해 신규 채용 확대해달라고 주장하며 2년 만에 총파업을 단행할 계획이다.

9일 금융노조는 서울시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중 총파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할 경우 2016년 9월 이후 2년 만이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가운데)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노조 사무실에서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날 노조 측은 은행원들이 지나치게 오래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 측은 주 52시간 제도 등 근무시간 상한제를 도입하기보다는 최소 3만 여명을 신규 채용해달라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지난 6월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노조 조합원 1만8천3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금융노조 조합원의 연간 근무시간은 2천724시간에 달했다. 한국의 연간 근무시간은 2천69시간이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 국가의 연평균 근무시간은 1천763시간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금융산업은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과 과당경쟁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며 "장시간 노동 해소를 위한 정공법은 신규 채용 확대다. 최소 3만여명의 신규 채용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총파업 돌입 전 금융노조는 오는 13일 고용노동부에 특별 근로감독 요구서를 전달하고,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의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감독당국 수장들에게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할 방침이다. 이밖에 서울과 수도권뿐만아니라 부산·울산·경남지역, 대구권 지역을 돌며 지역별 순회 집회도 진행한다.

금융노조는 사측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합의되지 않은데다 중앙노동위원회 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총파업을 준비해왔다. 임단협에서 노조 측이 제시한 안건들은 모두 결렬된 상태다.

노조는 임금인상률 3.7%, 사측은 1.7%를 제시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중재안으로 2.6%를 거론한 상태다. 임금인상 외에도 ▲정년과 임금피크제도 ▲과당경쟁 ▲노동시간 단축 ▲노동이사제 도입 ▲국책금융기관 노동 3권 보장 ▲저임금직군 및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의 항목에서 노사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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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지난 7일 금융노조는 10만여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한 결과 93.1%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의 허권 위원장은 "53개의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제출했고, 두 달여간 총 25차례의 집중 교섭을 했다"면서 "사측이 내놓은 답변은 '불가능하다'는 거부 뿐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