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바이노럴' 기술, 2차원 모바일 음향 360도로 바꾼다

돌비 애트모스, 엑스페리 헤드폰X 이어 소닉티어 가세

홈&모바일입력 :2018/08/08 09:28

소비자들이 각종 영상물을 접하는 가장 친근한 기기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꼽힌다. 그러나 이들 모바일 기기의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HD급(720p)에서 풀HD, 2K에서 4K로 발전하고 HDR 기능으로 색의 깊이를 더하는 반면 소리는 여전히 2채널 제자리 걸음이다.

모바일 기기의 평면 음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바이노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연결되는 이어폰과 헤드폰은 좌·우 소리만 들려준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바이노럴'(Binaural) 기술이 꼽힌다.

■ 우리 귀를 속이는 바이노럴 기술

바이노럴 기술은 1994년 MIT 미디어랩 연구진이 개발해 공개한 '머리전달함수'(HRTF)를 그 기원으로 한다.

바이노럴 기술은 정밀한 수학적 계산으로 우리 귀를 속이는 것이 목표다. (자료=3D사운드랩스)

이들은 특정한 방향에서 들려온 소리에 사람의 양쪽 귀가 다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사람들의 귀 높이에 마이크를 두어 전달되는 소리를 측정했다.이렇게 얻은 평균값을 이용하면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소리를 들을 때 마치 특정한 방향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사람의 귀를 쉽게 속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소리 음량은 물론 지연 시간과 주파수 특성을 치밀하게 조절하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PC 프로세서 성능이 향상된 현재는 조금 비싼 개인용 컴퓨터만 있어도 충분히 처리가 가능하다.

■ 소프트웨어·코덱에 걸리는 기술료가 '걸림돌'

현재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되는 입체음향 기술로 돌비 애트모스, 엑스페리(DTS) 헤드폰X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갤럭시S9에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했고 엑스페리 헤드폰X는 레노버와 화웨이 등 주요 제조사 스마트폰에 탑재됐다.

돌비 애트모스와 엑스페리 헤드폰X 기술이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다. (사진=씨넷)

그러나 이들 기술의 문제점은 다름아닌 기술료(로열티)다. 해당 코덱으로 만들어진 입체음향을 재생하려면 소프트웨어 코덱을 탑재해야 하고 이용료로 기기 한 대당 일정한 금액을 내야 한다. 이는 자연스레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입체음향을 제작할 때도 비싼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소 규모 스튜디오에서 소화하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돌비 애트모스, 엑스페리(DTS) 헤드폰X를 적용한 영상물 대부분이 헐리우드 대작 영화에 국한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 칩·코덱 없이 바로 재생 가능한 국산 바이노럴 기술

반면 국내 기업인 소닉티어가 개발한 입체음향 기술은 콘텐츠 제작자와 기기 제조사, 영상 제작자의 부담을 덜어냈다. 이 회사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 개발한 기술은 재생하는 기기에 따로 칩이나 코덱을 탑재하지 않아도 바이노럴 음향을 재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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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티어가 개발한 모바일 앱, UHD 크리에이터. (사진=지디넷코리아)

바이노럴 음향을 만드는 과정도 비교적 간단하다.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용 가상악기 플러그인(VST)이나 애플 맥OS용 음악 저작 소프트웨어 프로툴스용 플러그인으로 5.1채널, 혹은 7.1채널 입체음향을 만든 다음 2채널 바이노럴 음향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바이노럴 음향으로 변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안드로이드용 음향 저작도구인 STA UHD 크리에이터, 재생용 앱인 STA UHD 플레이어를 구글플레이에 출시했고 애플 iOS용 앱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