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비보, 'DIY 스마트폰' 맞손

맞춤형 스마트폰 시대 개막 선언

홈&모바일입력 :2018/08/06 07:28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스마트폰 기업 비보(vivo)가 '맞춤형 스마트폰' 시대를 향한 협력을 시작했다. 소비자의 수요를 '수렴'한 이후 차기 스마트폰 모델에 직접 반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맞춤형 비즈니스를 시도할 계획이다.

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산하의 티몰(Tmall) 신품혁신센터가 비보와 손잡고 '신제품 연구소(중국어명:신기연구소)'를 설립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 전자상거래 기업이 스마트폰 신제품 제작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 만으로 관심을 모은 이번 협력은 새로운 제조 방식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두 회사의 이번 협력은 모바일 업계의 'C2B(Customer-to-Business)' 비즈니스를 시도하는 첫 걸음이다. C2B란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정보를 기업 측에 제공해 이 정보가 반영된 새 제품을 공급받는 유통 방식을 일컫는다.

상대 기업의 기술과 서비스를 탑재하는 식의 협력이 아니라 정보의 유통 채널과 구현 방식에 관한 협력이다. 예컨대 비보가 티몰이 수집한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를 분석한 이후 사용자 맞춤형 제품을 설계하는 식이다. 소비자 역시 이 설계 과정에 참여할 수 있으며 외관 디자인과 기능에 관한 요구를 제시해 생산에 반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중국 언론은 이를 두고 스마트폰 업계의 'DIY' 비즈니스가 시작됐다고 표현했다. 아직 구체적인 제조 프로세스와 사용자 참여 과정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공식적으로 '데이터가 만드는 스마트폰'이란 개념이 제시됐다는 점 만으로 소비자 수요 반영이 점쳐졌다.

알리바바는 산하의 티몰(Tmall) 신품혁신센터가 비보와 손잡고 '신제품 연구소(중국어명:신기연구소)'를 설립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사진=알리바바, 비보)

협력의 결과물은 오는 11월 11일 광군제 기간 이전 발표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계열사인 알리클라우드가 가진 클라우드 역량 역시 접목될 것으로 예상됐다.

두 회사의 협력이 소비자가 설계한 맞춤형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대량 맞춤형(mass customizaition)' 시대로의 이행을 떠올리게 하지만 아직 맞춤형 제조 기술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떠한 적정선을 찾아갈지 여부가 관건이다. 사용자의 시점에서 출발하더라도 대규모 양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원가의 문제 등을 극복해야 하는 난제가 있다.

알리바바와 비보가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더 많은 주권을 찾아가고 스스로 상품을 결정하고 서비스 받는 시대'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통 방식이 시도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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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몰신품혁신센터는 알리바바가 2016년부터 운영해온 신유통 연구 허브다. 티몰의 데이터를 이용한 C2B 공급망 설계를 통해 제조업의 변화를 꾀해왔다. 지난 달 기준 이미 62개 기업과 협력해 600개 이상의 브랜드 제품에 이를 시도하고 있다.

비보는 최근 풀스크린 스마트폰 '넥스(NEX)'로 이목을 끈 중국 상위의 스마트폰 브랜드다. 각종 시장조사업체 자료에 따르면 애플과 샤오미 등을 누르고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