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SSD 시장, QLC로 '세대교체'

관련 업계 "2021년 경 QLC SSD가 HDD 대체할 것"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8/03 15:40

제조 단가를 낮추면서 용량은 높일 수 있는 QLC SSD(Solid State Drive)가 올 하반기 시장에 쏟아진다. 인텔,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도시바 등 주요 제조사가 QLC 3D 낸드 개발에 이어 이를 탑재한 QLC SSD 출하에 들어갔다.

QLC SSD는 기존 SATA3 SSD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에 더 높은 성능을 내 제조 원가를 낮춰야 하는 PC 제조사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도 대용량 SSD가 QLC 플래시 메모리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 QLC 3D 낸드 상용화에 뛰어든 주요 제조사들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현재 QLC SSD의 기반이 되는 QLC 3D 낸드 개발에 성공한 상태다.

인텔과 마이크론이 지난 5월 2세대 64단 낸드 기술을 바탕으로 1테라비트(128GB) 급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웨스턴디지털도 도시바와 2세대 96단 3D 낸드 개발을 마치고 지난 7월부터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 출하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도 5세대 V낸드 기술을 QLC SSD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삼성전자)

2011년부터 TLC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한 삼성전자도 지난 달 90단 이상 적층이 가능한 5세대 V낸드를 공개하고 "QLC 제품까지 V낸드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상황에 따라 QLC 플래시 메모리 생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기업용 vs. 소비자용, 엇갈리는 타겟층

주요 제조사들은 올 하반기 이후 QLC 플래시 메모리를 활용한 QLC SSD도 출시할 예정이다. 단 주요 타겟층은 제조사별로 차이가 있다.

올 3분기 이후 마이크론 5210 ION SSD를 출시할 마이크론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AI, 빅데이터 등을 처리하는 서버 시장을 노렸다. 속도가 느리지만 가격이 저렴해 널리 쓰였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론 5210 ION SSD. 주로 서버 시장을 노렸다. (사진=마이크론)

도시바 역시 웨스턴디지털과 공동 개발한 96단 3D 낸드를 탑재한 XG6 시리즈 SSD를 PC·노트북 제조사 등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반면 인텔과 웨스턴디지털은 올 하반기 이후 일반 소비자 시장에 QLC SSD를 투입할 예정이다. 최근 독일 등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는 인텔 SSD 660P 제원이 노출됐다가 사라지기도 했다.

■ 컨트롤러·캐시메모리로 성능 보완

QLC SSD는 전압을 총 16단계로 나누어 관리하기 때문에 MLC(4단계), TLC(8단계) 플래시 메모리에 비해 이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그러나 주요 제조사들은 SSD 컨트롤러를 보완하거나 쓰기 캐시 메모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읽기/쓰기 속도를 향상시켜 왔다. 특히 SATA3 규격에 비해 프로세서와 직접 연결되며 병목현상이 적은 PCI 익스프레스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속도 문제에서는 한결 자유롭다.

도시바 XG6 시리즈 SSD. 기존 TLC SSD와 큰 차이 없는 성능을 낸다. (사진=도시바)

실제로 지금까지 공개된 제품의 제원을 보면 도시바 XG6 시리즈는 1TB제품 기준 최고 읽기 속도가 3180MB/s, 최고 쓰기 속도가 2960MB/s, 랜덤 읽기/쓰기 성능은 각각 35만 IOPS(초당 입출력 횟수) 이상으로 기존 TLC SSD와 큰 차이가 없다.

인텔 SSD 660P의 성능은 최고 읽기 속도가 1800MB/s, 최고 쓰기 속도가 1100MB/s, 랜덤 읽기/쓰기 성능은 약 15만 IOPS로 추측된다. 이는 인텔 SSD 700P 시리즈와 거의 차이 없는 수준이다.

최근 온라인 몰에 등록되었다 사라진 가격 기준으로 512GB 제품이 114유로(약 15만원), 1TB 제품이 198유로(26만원)로 SATA3 SSD와 거의 차이가 없다.

■ "QLC SSD, 2021년에는 HDD 밀어낸다"

관련 업계는 대용량 SSD가 결국은 QLC 플래시 메모리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SSD를 구성하는 낸드 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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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LC 플래시 메모리는 단가를 낮추며 용량은 높일 수 있는 특성을 지녔다. (자료=마이크론)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QLC SSD가 일반 소비자 시장보다는 서버 등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대체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SSD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비해 고장이 적은데다 부피를 적게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QLC SSD가 보급되면 늦어도 2021년 경에는 인메모리-SSD-하드디스크 드라이브-테이프 스토리지로 이어지는 저장장치 사슬이 인메모리-SSD-테이프 스토리지로 변화하며 자연스레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도태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