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 스마트폰...5G가 재도약 기회

[데스크칼럼] 5G 網서 혁신 선도해 나가야

데스크 칼럼입력 :2018/07/31 11:33    수정: 2018/07/31 14:22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사선(死線)에서 싸우고 있다. 하나는 고급폰 시장인 프리미엄, 또 하나는 보급폰이 주류인 중저가 시장이다. 하나가 아닌 두 개 전선에서 싸우는 일은 그야말로 사활을 건 혈투다. 틈이 갈라지는 순간 위아래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야말로 날벼락일 수 있겠다.

양 쪽에서 치고 들어오는 적과 맞서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양면 작전을 펴야 한다. 그래서 삼성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앞세워 애플 아이폰을 포위하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과거 피처폰 시절 노키아의 다품종 대량생산 전략으로 버티고 있다. 과거 모토로라, 노키아, 블랙베리 등 한 시절을 풍미했던 강자들과 맞서면서 익혔던 전법과 전술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초청장.(사진=삼성전자)

그러나 세계 1위의 물량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수익을 유지해야 하는 삼성전자에게 최근의 경쟁 환경은 버티기 어려운 한계 선상에 와 있다. 하드웨어 폼팩터 혁신과 시장이 모두 정체되어 있고, 중국의 추격도 날이 갈수록 거세기 때문이다. 모르긴 몰라도 IM(IT·모바일) 사업부문의 주요 경영진들은 밤잠을 설 칠만 하다.

기기 상의 혁신은 이미 한계에 달해 있다.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9의 판매부진이 좋은 예다. 다음 달 새로 공개되는 갤럭시노트9도 블루투스 S펜과 메모리(1테라바이트까지 확장)와 배터리 용량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셀링 포인트를 찾기 어렵다.

중저가폰에도 듀얼카메라가 달릴 만큼 스펙과 가격 경쟁은 치열하다. 시장 사정도 좋지 않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14억6천만대. 스마트폰 등장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0.8%)하기 시작했다.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스마트폰 가격 상승과 길어진 교체주기가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분기 스마트폰(IT모바일) 사업 부문에서 2조6천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4조600억원에 비해 34.2% 급감한 수치다. 매출도 24조원(무선 22조6천억원)으로 20% 떨어졌다. 평상시 3조원에서 4조원 사이를 맴돌던 영업이익이 2조원 중반대로 추락하면서 전체 매출과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5분기 연속 실적 신기록 행진도 멈춰 서게 됐다. 기기 혁신과 시장 성장이 멈춰선 현 상황에서 물량과 수익을 모두 안고 가는 일은 무척이나 힘겨워 보인다.

하지만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기기와 사물을 초고속으로 연결하는 5세대(5G) 이동통신이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서비스와 단말기 등 모바일 패러다임이 통째로 바뀌는 5G 시대는 삼성에게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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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네트워크 장비 기술을 갖고 하드웨어 제조공정에서 앞서 있는 삼성전자가 네트워크와 단말기 간의 최적의 코드를 맞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면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공산이 더 커진다. 삼성전자가 5G 네트워크 위에 폴더블폰이나 VR·AR 홀로그램폰, 게임폰, 융합폰 등 기기 혁신을 선도해 조기에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의 지위를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5G는 경쟁자들에게도 기회의 장으로 유효하다. LG 역시 그룹 차원에서 10년 만에 판이 바뀌는 5G를 모바일 사업 재건의 기회로 노리고 있다. 특히 가성비를 앞세운 5G 장비와 단말기로 무장한 화웨이는 삼성의 무서운 경쟁자다. 현재 스마트폰 기기 혁신이 더딘 이유도 아마 5G를 염두에 둔 일이지도 모를 일이다. 5G 시대를 앞둔 지금은 IT 기업들의 큰 싸움을 앞둔 폭풍 전야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