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CC·폴더블폰·5G에 '好好好'

2Q 영업익 5년 만에 '최고' 미래 먹거리도 '척척'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7/25 17:33

글로벌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시장 점유율 2위인 삼성전기가 MLCC 호황에 힘입어 지난 2분기 5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최고치를 달성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스마트폰 시황이 부진한 여파로 기판과 모듈 사업은 영업이익이 나란히 감소했지만,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MLCC가 전체 사업부 이익을 거뜬히 이끌었다.

삼성전기는 효자 사업인 MLCC를 넘어 폴더블 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고 신기술 트렌드에 따른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3분기 이후 실적 전망도 밝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25일 삼성전기는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8천98억원, 영업이익 2천6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2천90억원(10%) 감소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999억원(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28억원(34%), 전년 동기 대비 1천361억원(193%) 늘어나 지난 2013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2천224억원) 이후 5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삼성전기 2분기 실적표. (자료=삼성전기)

■ MLCC 슈퍼 호황…"올해도, 내년 이후도 좋다"

이번에도 삼성전기가 가장 큰 덕을 본 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접어든 MLCC다. MLCC를 생산·공급하는 컴포넌트 솔루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나 증가했다.

삼성전기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MLCC는 공급 부족 현상으로 인해 완전가동(풀가동) 체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삼성전기의 설명이다.

삼성전기는 "MLCC 공급을 맞추기 위해 국내 거점을 중심으로 일부 공정 투자 등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해외 거점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 강화도 병행할 것"이라며 "주요 고객사의 전략 스마트폰 출시와 더불어, 모바일 수요 확대와 전장 수요 증가 등으로 공급 부족 상황이 유지되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내년 이후의 MLCC 전망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MLCC가 탑재되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가 머지않아 본격적으로 보급될 것이기 때문. 삼성전기는 특히 전장 사업에 초점을 맞춰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장용 MLCC 중심으로 고(高)사양 제품군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생산성을 높이고 신규 제품도 공급 차질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분기에도 미국과 유럽 지역으로부터 수요가 증가해 전장 부분 매출이 지난해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MLCC는 거의 대부분의 전자 제품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콘덴서의 한 종류다.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MLCC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들어 자율차, 5G 등의 수요가 증가해 이를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MLCC 매출액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2위(21%)를 차지했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엔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MLCC가 전체 사업부 이익을 거뜬히 이끌었다. (자료=삼성전기)

■ '2Q 주춤' 카메라 모듈·기판 '이상 無'…폴더블·5G도 준비

삼성전기엔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부 외에도 모듈 솔루션(카메라 모듈) 사업부와 기판 솔루션(스마트폰 기판) 사업부가 있다.

3개 사업부는 계절 수요에 따라 매 분기 실적 '효자' 역할을 도맡아 왔다. 최근 들어서는 MLCC 호황으로 컴포넌트 사업부가 호실적을 이끄는 반면, 스마트폰 시장 부진으로 카메라 모듈과 기판 사업은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27%, 6% 감소했다.

두 사업부의 하반기 전망은 일단 밝다. 통상 하반기는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들이 출몰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주요 고객사의 전략 신제품들이 출시될 예정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용한 제품 수도 늘어나 기판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현재 OLED용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PCB)을 본격 양산하고 있다. 또 메인보드용과 OLED용 RFPCB 등 고부가 사업을 중심으로 거래처를 다변화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카메라 모듈이 고사양화되면서 트리플(삼중) 카메라와 3차원(3D) 모듈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기는 "세트업체와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협력해 고성능 카메라·3D 센싱 모듈을 안정적으로 생산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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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콜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사실은 삼성전기가 현재 폴더블 폰·5G 등 전자업계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에서도 순항 중이라는 점이다.

삼성전기는 "대화면 폴더블 폰 시장 확대에 따른 MLCC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5G 시대를 대비해 5G 통신용 초소형 모듈 패키지도 준비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밝혀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