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과방위, 진짜 일 좀 하고 ‘밥값’ 하자

기자수첩입력 :2018/07/25 15:48    수정: 2018/07/25 15:48

25일 20대 국회 하반기 첫 전체회의를 개최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노웅래 위원장은 "과거는 모르지만 밥값 좀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말이 서로 멋쩍었던지 상임위 소속 의원이나 현장 취재진 모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냉소나 비아냥은 아니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 말이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고 여야 의원 모두 수긍하는 기조였다.

사실 이 상임위는 그동안 국회 내에서 최악으로 평가돼왔다. 특히 20대 과방위가 그랬다. 여야 다툼을 넘어 사실상 올스톱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시민·소비자 단체가 ‘식물 상임위’라 불렀을까. 법이 통과되지 않게 하려면 과방위에 회부하면 된다는 조롱까지 심심찮게 나왔을 정도다. “쟁점 법안 이견에 어떤 법안도 논의되지 않았다”는 표현 또한 기사에 숱하게 등장했었다.

그런 현실을 새 위원장과 여야 간사 모두 알고는 있다는 뜻이다.

국회 본관 과방위 대회의실 뒷편에 걸린 시계.

문제는 이제 그 말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첫 회의에서 다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터진 이 웃음이 2년 후에도 같을지 걱정도 된다. 서로 협치를 말하며 함께 웃었던 이 웃음이 과거처럼 진흙탕 싸움으로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날 여야 의원들의 발언을 들어보면 4차산업혁명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규제혁신 및 제도 개선에 대해 큰 이견은 없어 보였다.

그러니 이제부터 '밥값'을 위해 실사구시의 행동을 해야 한다. 긴급한 현안 법안부터 끌어내 머리를 맞대고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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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는 특히 다른 상임위와 달리 소위 회의나 상임위 전체회의보다 간사간 협의단계부터 교착 상태에 빠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위원장의 지도력 아래 여야 각 당의 간사들이 긴밀히 만나고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더 내야 한다.

밥값은 2년 뒤 표와 교환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