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 미래는 웹RTC"

최진호 리모트몬스터 대표 인터뷰...블록체인과도 접목

컴퓨팅입력 :2018/07/26 10:25

"방송 회사는 낡은 기술을 사용한다. 제공 속도와 호환성 면에서 트렌드 대응에 한계를 맞았다. 독점적이지 않으면서 짧은 지연시간과 웹표준 환경의 수용과 모바일 네트워크에 적합한 '웹RTC(WebRTC)'가 대안이다. 방송기술의 미래는 웹RTC가 될 것이다."

영상통화·방송플랫폼 스타트업 리모트몬스터의 최진호 대표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리모트몬스터는 2016년 10월 설립됐다. 웹표준 P2P 네트워크 기반 실시간 통신프로토콜 웹RTC 기술을 활용한 영상 및 방송서비스 플랫폼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최 대표는 리모트몬스터의 전문성이 웹RTC에 있음을 강조하며, 웹RTC가 미래 방송플랫폼 기술 생태계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 봤다. 쌍방향성이 가미된 방송콘텐츠 문법의 확장과 모바일 네트워크 및 브라우저 표준 환경에 친화적인 웹RTC 기술의 특성을 근거 삼았다.

창업자 최 대표는 2014년 발족한 정부산하 'HTML5융합기술포럼'에서 4년간 웹RTC분과장을 맡고 있고 2012년부터 2016년까지 SK텔레콤 기술연구소에서 웹RTC 서비스 개발 플랫폼 '플레이RTC(PlayRTC)' 개발 총괄 담당자 겸 에반젤리스트로도 활동했던 개발자다.

최진호 리모트몬스터 대표. 투자사 파운데이션X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발표행사에 참가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웹RTC 영상 스트리밍 기술 프로젝트 '카스토'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리모트몬스터]

설립 후 2년 남짓 기간에 리모트몬스터는 자사 플랫폼에 자체 개인방송서비스 '와글라이브'와 생방송퀴즈쇼 '와글퀴즈'를 선보이고 이를 활용하는 고객사 10여 곳도 확보했다. 최근 '해시드(Hashed)'와 '파운데이션X(Foundation X)' 공동투자를 유치한 블록체인 프로젝트까지 추진 중이다.

최 대표와 진행한 인터뷰를 1문 1답으로 재구성했다.

- 리모트몬스터는 어떤 회사인가

"프로그래머블(Programmable) 인터랙티브 방송 플랫폼 개발 회사다. 우리 플랫폼을 통해 인터랙티브 방송 네트워크, 이 네트워크로 전달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 콘텐츠 안에서 동작하는 인터랙티브 로직을 최적화해 준다. 개발자가 인터랙티브 방송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돕는 플랫폼 역할이다.

인터랙티브 방송은 방송 제공자와 이용자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송콘텐츠를 뜻한다. 인터랙티브 형태는 퀴즈같은 엔터테인먼트, 강좌에 대한 질의응답같은 교육, 다자대화같은 소셜, 투표나 보상 기반의 기존 개인방송 등 다양할 수 있다. 프로그래머블하다는 표현은 이런 방송서비스에 영상뿐아니라 영상이 아닌것을 다양하게 조합해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리모트몬스터 자체 서비스 '와글 라이브(Waggle Live)'와 '와글 퀴즈(Waggle Quiz)'가 있다. 와글 라이브는 소셜서비스와 개인방송을 결합한 10대 및 20대 대상 모바일 인터랙티브 서비스다. 와글 퀴즈는 매일 일정시간 진행한 생방송 퀴즈인데 대규모 이용자들이 웹RTC 기반으로 접속해 인터랙티브한 퀴즈 풀기를 진행했던 서비스다."

- 기존 인터넷 사업자도 하고 있는 '참여형 생방송' 아닌지

"기존 사업자에게 기술과 자본이 있다면 가능하다. 네이버같은 회사라면. 이나마 기존 방송 기술을 구축하고 운영해 온 방송사일 경우는 어렵다. 레이턴시 문제 때문이다. 인터넷사업자에게도 레이턴시 문제는 완벽하게 해결이 어려운 부분이다. 기존 방송기술 환경은 아무리 진화해도 레이턴시를 충분히 극복하기 어렵다.

방송 회사는 현재 10년 이상 오래 된 기술을 사용한다. 이 기술은 독점적이거나 느리거나 비표준이라는 점에서 미래 방송기술이 되기엔 한계가 있다.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게 웹RTC다. 독점적이지 않으면서 짧은 지연시간과 웹표준 환경의 수용과 모바일 네트워크에 친화적인 특징을 갖췄다. 그래서 웹RTC가 방송기술의 미래가 될 거라 본다."

- 구체적으로 리모트몬스터는 누구에게 뭘 제공하나

"방송 제작 및 송출 서비스를 필요한 개인과 사업자에게 자체 기술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인터랙티브 방송 서비스 플랫폼과 툴을 함께 제공한다. 웹RTC 영상 및 음성 기반 통신과 방송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개발자용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 인프라, 관리툴을 포함한다.

방송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가 브라우저에서 지원하는 웹RTC로 연결되고 우리는 그 사이 나머지 영역을 최적화한다. 개념상 SK텔레콤에서 영상통화 서비스 구축 플랫폼으로 제공했던 '플레이RTC'를 방송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한 모델이다."

- 웹RTC 기반 솔루션의 기존 방송기술 대비 이점은

"2020년까지 세계 80% 이상 네트워크 트래픽을 동영상이 차지할 거다. 현재도 영상이 트래픽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그 80~90%를 유튜브나 네이버같은 중앙화 서비스 플랫폼이 제공한다. 그만큼 방송을 소비하는 이용자와 서비스하려 하는 개인 또는 사업자가 많아져서다. 이런 경향은 더 심화할 거다.

이가운데 방송 기술이 웹과 더불어 주류가 된 모바일 기기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iOS와 양대 축인 안드로이드는 제조사별 단말 파편화 상태다. 그럼에도 웹, 안드로이드, iOS 플랫폼에서 동일한 방송 이용 경험이 제공돼야 한다. 특히 모바일 기기에선 불안정한 네트워크에도 대응해야 한다.

웹RTC 솔루션을 활용하면 레거시 영상 제작 시스템에 맞춰진 방송 송출용 별도 장비와 뷰어가 불필요하다. 레이턴시가 1초 미만이다. 업계 현장에서는 이것만으로도 놀라워 한다. 웹RTC는 UCP 기반으로 영상을 보내고 스트리밍 전에 트랜스코딩하는 절차도 없다. 다른 프로토콜 대비 빠를 수밖에.

또 웹RTC 표준 자체가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졌고, 이를 지원하는 브라우저 개발업체 스스로 처리방식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기술에 기반한 특정 업체의 전용 플레이어나 스트리밍 기술이 따라올 수 없는 재생 및 전송 품질을 제공한다."

- 실제 방송기술 시장 현황은 어떤가

"현재 개별 사례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이미 기존 국내 방송 업체 중심으로 생방송퀴즈쇼나 인터랙티브 방송 서비스에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메이저 방송사들도 관심이 깊다. 이미 투자한 기술 인프라가 자리잡은 제작 및 송출 등 중심부는 어렵더라도 주변부 기술을 먼저 바꿔보려고 움직이고 있다.

예를 들어 제작 스튜디오와 현장간의 커뮤니케이션 용도로 웹RTC를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기도 한다. 기존 현장에선 두 장소에서 송출 중인 같은 영상을 보는데 시차가 있어서, 중계 영상을 연결해 놓고도 따로 전화를 걸어 타이밍을 확인하는 등 제약이 고민이었다. 웹RTC 기반 시스템으로 이런 주변 기술을 바꾸는 방안을 고민하는 사례가 있다.

다만 단기간에 급격한 변화가 오진 않을 거다. 방송관련 프로덕션 레벨 제품을 갖추고 있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같은 소수 기업밖에 없다. 방송기술의 미래에 웹RTC가 있다는 방향과 흐름만 인식하고 있을뿐, 실제 시장 측면만 놓고 보면 극초기 단계다."

- 웹RTC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 들었다

"카스토(CASTO)다. 영상콘텐츠 스트리밍 아키텍처에서 중앙화 서버 기반 CDN을 대신할 솔루션이다. 탈중앙화 네트워크로 더 빠르고 효율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목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노드들이 대역폭을 제공하면 이걸로 웹RTC 표준 기반의 스트리밍 영상이 중계(relay)되도록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P2P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파일을 호스팅해 주는 IPFS라는 기술이 있는데 파일 스트리밍을 돕는 참여자들이 보상을 받는 구조다. 우리는 전세계 수많은 노드의 그리드 네트워크를 최적화한 글로벌 CDN을 구축해 영상 스트리밍을 서비스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 프로젝트 추진 배경과 현황을 들려 달라

"블록체인 기반 킬러 서비스가 나온다면 영상콘텐츠 분야에서일거라고 예상한다. 영상콘텐츠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고 있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특정 국가 화폐로 규정되지 않는 세계 시장에 보상을 전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 서비스가 느리기도 하고 다른 문제도 많지만 이런 경제적 동기부여가 존재해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유튜브에 대행하는 디튜브, 디라이브같은 서비스가 늘고 있기도 하고.

이런 서비스가 잘 될 여지는 있지만 어떤 기술로 구현할지가 문제다. 블록체인 기반 텍스트, 이미지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좀 느리지만 이용할만한 수준은 된다. 그런데 스트리밍 기술은 아직 제대로 된 게 없다.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아무리 빨라도 빵빵한 중앙 서버에서 돌아가는 것만큼 빠르지 않다. 이런 환경에서 웹RTC가 대안이라 본다. 대체로 웹 기반인 블록체인 서비스 환경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스트리밍 기술은 웹RTC뿐이고, 우리 팀은 웹RTC 기반 인프라 기술에 경쟁력이 있다.

리모트몬스터 지분으로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 '해시드'와 '파운데이션X'으로부터 유상증자 투자를 받았다. 금액을 밝히긴 어렵다. 얼마 전 파운데이션X이 주최한 글로벌 투자사 대상 프로젝트 발표 행사에 참가해 카스토를 소개하기도 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스타트업 업계에 아직 이런 아이디어를 구현한 곳이 없어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 카스토는 주류 기술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 수 있나

"기존 생태계에서 블록체인과 웹RTC의 접목이 인프라 영역의 가격혁신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 기술을 통해 영상을 인터넷으로 스트리밍할 때, 이용자가 콘텐츠를 어떤 규격으로 받을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스트리밍할 콘텐츠의 파일을 여러 포맷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송 노드의 CPU와 GPU 파워를 이용해 트랜스코딩하는 과정도 필요하고, 별도 스토리지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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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콘텐츠 서비스는 이런 인프라 원가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서비스 경쟁력에 어마어마한 차이가 발생한다. 판이 바뀌지 않으면 유튜브나 페이스북같은 기성 강자가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다. 대형 서비스 업체가 인프라에 더 적은 비용을 쓰면서도 광고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카스토는 블록체인으로 여러 참여자의 노드가 제공하는 네트워크 대역폭을 통해 웹RTC 프로토콜을 이용한 영상 스트리밍 이점을 활용한다. 웹RTC는 중간에 트랜스코딩을 필요로 하지 않아 불필요한 자원 소모와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중계 노드를 경량화하고 속도를 더 높여 서비스 비용을 낮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