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네이버·CJ ENM이 밝힌 ‘IP로 성공하는 비법’

캐릭터 라이선싱 콜로키움서 IP사업 성공사례 공유

인터넷입력 :2018/07/18 22:13

“우리는 한 달에 한 잡지만을 대상으로 재치 있는 배달의민족 광고를 하면서 이른바 잡지테러를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재밌다고 여긴다. 애경 케라시스와 함께해 만든 여행용품을 보고 사람들은 웃기다고 하는데, 우리는 정성스럽게 만든 거다. 지난해 큰 관심을 모은 저희의 치믈리에라는 치킨 고사도 마찬가지다.”

배달음식 중개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크리에이티브디렉터 한명수 CCO(홍보최고책임자)는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캐릭터 라이선싱 콜로키움’에서 배달의민족이 운영하고 있는 IP(지적재산) 사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콜로키움에는 우아한형제들, 네이버, CJ ENM의 각 IP 관련 사업 담당자가 참석해 자사 IP 성공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우아한형제들 한명수 최고홍보책임자

우아한형제들 한명수 디렉터는 ‘한글’을 가지고 배민스러움을 드러내는 것이 우아한형제들 IP 사업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6년간 한글 폰트 디자인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해왔다. 또 기발한 광고 카피를 활용해 한 달에 한 잡지만 공략해 광고했다. 음식, 생활 소비재,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협업해 상품을 디자인하면서 우아한형제들의 재치 있는 캐치프레이즈를 넣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치킨 브랜드 노랑통닭에 ‘어디서 반마리여’라는 재밌는 문구가 들어간 치킨 포장지를 디자인해준 것을 시작으로 이후 애경 케라시스와는 ‘넌 내게 목욕감을 줬어’ 목욕 용품 세트, 세븐일레븐과는 ‘ㅋㅋㅋ’ 젤리, 우리카드와는 ‘비장의 카드’를 만드는 등 반응이 좋은 디자인을 해왔다.

한 디렉터는 “배달의민족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상대방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는 모토가 있다”며 “사람들이 이런 우리의 배민스러움을 알고 협업을 요청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캐릭터가 인간과 인공지능·기계를 연결해줘

네이버 클로바 사업부 김옥준 담당

네이버 클로바 사업부 김옥준 담당은 '캐릭터'라는 IP가 자칫 기계나 인공지능에서 느낄 수 있는 괴리감을 무마해준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클로바’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에 귀여운 캐릭터들을 덧입히면서 인간이 기계에 친근함을 느끼고 인공지능 기능들을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서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스마트 스피커는 네모형의 기본 디바이스 외에도 네이버 라인의 캐릭터 브라운, 샐리나 미니언즈 케빈의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김 담당자는 “스피커가 브라운 곰돌이가 아니라 네모난 기기라고 생각하면 (대화가 가능한인공지능 기기로는) 안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제 아들이 인공지능 디바이스 클로바랑 눈을 맞추면서 대화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 클로바 스피커를 줬을 땐 대화가 서로 잘 안됐는데 점점 더 지나다보니 친해지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어른의 경우 인공지능 디바이스에 필요한 명령을 하는 어시스트 역할정도인데, 제 아이를 보면 친구처럼 대화하는 게 있다”고 덧붙였다.

김 담당자는 국내 IT 기업들이 모두 스마트 스피커 개발에 뛰어든 것은 전례가 없다며 향후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김 담당자는 “삼성과 LG 같은 전자회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사업자들이 발벗고 인공지능 스피커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현재 시장 규모나 사업자가 미는 이 두 가지로 봤을 때 향후에도 이 시장은 커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CJ E&M, 콘텐츠 IP로 굿즈 제작·PPL·이커머스까지

한지수 인하대 교수(전 CJ E&M 애니메이션사업부 본부장)

한지수 인하대 교수(전 CJ ENM 애니메이션사업부 본부장)는 CJ ENM의 IP 성공사례로 Mnet의 ‘프로듀스 101 시즌2’, tvN의 ‘윤식당 시즌2’를 소개했다.

한 교수는 프로듀스 101 시즌2가 ‘누나가 데뷔시켜줄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면서 많은 20~30대 여성들을 공략할 수 있었고, 모바일과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동시에 투표를 진행해 온라인 커머스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펼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아이돌 가수 워너원이 입었던 옷을 의류 브랜드 ‘탑텐’의 7개 매장에 한정 공급하면서 해당 점포들이 북새통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한 교수는 “프로듀스 101 시즌2 시청률이 6.5% 달했고, 방송 기간 내내 콘텐츠 파워 1위를 기록하면서 엄청난 바이럴을 만들어냈다”며 “워너원은 2000년 이후 대한민국 아이돌 그룹 중 앨범을 100만장 이상 판매한 유일한 아이돌 그룹이 됐고 굿즈 판매까지 합치면 6개월간 300억대 매출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윤식당 시즌2와 관련해서는 주인공 윤여정이 만든 불고기 메뉴를 통해 다양한 기업의 PPL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짚었다. 윤여정이 만든 불고기는 향후 배민프레쉬가 간단히 끓여먹을 수 있는 홈밀 키트로 판매됐고, 음식이 담긴 접시는 CJ오쇼핑에서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