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서피스고' 정체성 공방 뜨겁다

인텔 칩·10인치 등 의외 선택 많아…"학생용" 평가도

컴퓨팅입력 :2018/07/16 15:33    수정: 2018/07/17 22:52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출시한 저가형 태블릿 '서피스고'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일 최저 399달러의 윈도10 태블릿 '서피스고'를 출시했다. 서피스고는 10인치 디스플레이와 인텔 펜티엄 골드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생체보안기능인 '윈도 헬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은 최대 9시간이다.

서피스고에 탑재된 윈도 운영체제는 윈도스토어 앱만 설치가능한 '윈도10 홈 S모드'다. 무료로 완전한 윈도10홈으로 업그레이드 가능하고, 비용을 내고 윈도10프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 시 윈도스토어 앱뿐 아니라 WIN32나 UWP 앱도 설치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고

서피스고는 최근의 마이크로소프트 행보을 감안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건 프로세서로 ARM계열인 퀄컴 스냅드래곤 대신 인텔 펜티엄을 택했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해부터 ARM 기반 윈도10과 태블릿을 출시하려 퀄컴과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그런데 이 제품에 인텔 칩을 선택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서피스고에 탑재된 인텔 펜티엄 골드(4415) 프로세서는 2016년 나온 코어 i5-5200U보다 성능에서 뒤진다.

'10인치' 태블릿 출시 역시 그 동안의 행보를 감안하면 의외의 선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RT로 10인치 시장에서 쓴맛을 본 뒤 관련 제품을 단종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10인치 제품을 내놨다는 건 예상 밖 행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피스고의 기본 가격이 최저 399달러부터 시작하지만 타입커버와 서피스펜까지 구매하면 500달러를 넘긴다는 점에서 가격적 이점도 크지 않다.

때문에 성능이나 가격에서 다소 애매모호한 제품이란 평가가 나왔다.

미국 지디넷은 서피스고 공개 당일 '왜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고를 만들었나?'란 제목의 기사에서 "단순히 더 저렴한 가격의 서피스가 아니라 전체 PC 시장의 더 큰 부분을 노리려는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고를 애플 아이패드 대체재로 설명한다. 아이패드와 비슷한 크기면서 가격은 더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매리 조폴리 기자는 서피스고 하드웨어의 역할을 '서피스 전체 시장의 확장'이라고 해석했다. 처음으로 서피스 기기를 접하는 사용자를 위한 입문용 서피스란 것이다. 서피스고를 써본 뒤 더 고사양 제품을 원하면 서피스프로나 타 OEM사 윈도10 태블릿을 구매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서피스고는 윈도10만 설치될 뿐, 오피스를 포함한 '마이크로소프트365'를 포함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365는 윈도와 오피스를 통합한 월구독형 서비스다. 기업에서 사용할 때 IT관리자를 위한 기기 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저렴한 가격에 윈도와 오피스를 모두 쓸 수 있게 한다. 작년 마이크로소프트365가 나왔고, 서피스고가 첫 마이크로소프트365 기기일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상과 달리 서피스고에 윈도10만 담았다.

마이크로소프트365를 언급할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초등학교 3~6학년 교육시장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365는 유통, 금융, 제조 등을 주요 목표로 삼는다. 서피스고의 우선 공략 시장이 교육분야일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기업시장은 WIN32 앱을 많이 쓰고 있고, 이는 ARM 프로세서 기반 저가형 윈도10 태블릿으로 대응하기 역부족이다.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나 OEM에게 인텔 펜티엄 칩을 탑재한 저가형 서피스가 필요했을 수 있다. 서피스고가 윈도10프로나 마이크로소프트365로 넘어갈 길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향후 확장을 고려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다.

서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업 중 적은 비중만 차지하고 있다. 지난분기 실적에서 서피스 매출은 10억9천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년간 매분기마다 10억달러 내외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성장 정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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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 조폴리 기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적으로 서피스3 기기에서 얻은 경험으로 서피스고를 고안했다고 밝혔고, 그 경험 중 하나는 LTE 탑재였다"며 "올 가을 서피스고 LTE 모델을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고 적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총괄은 서피스고로 정체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레지스터는 "서피스고는 마케팅 직원의 프리젠테이션 기기로 적합하고, 학교의 오피스용 기기로 적합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