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사 2Q 성적표 보니…삼성 '喜'-LG '悲'

삼성SDI·전기 vs LGD·이노텍 실적 엇갈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7/16 15:40    수정: 2018/07/16 15:43

삼성과 LG 계열 부품사들의 2분기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그룹 계열 부품사(삼성전기·삼성SDI) 들은 호실적이 예상되는 반면, LG 계열사(LG이노텍·LG디스플레이)들은 영업적자로 돌아서거나 흑자전환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삼성SDI,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등 삼성·LG 계열 주요 부품사들이 이달 말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삼성 LG 로고.

■ ESS 품은 삼성SDI '활짝'…삼성전기 "MLCC 땡큐"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가장 성장한 업체는 삼성SDI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조사한 삼성SDI의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잠정치)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8%, 2100% 상승한 2조1천500억원 대, 1천200억원 대다. 특히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인 1분기(720억 원)보다도 크게 늘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크게 늘어, 중대형 배터리 실적이 개선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올해 ESS 매출 증가에 힘입어 중대형 배터리 매출 비중이 30%대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매출 비중이 20%였던 것에 비해 놀라운 상승세라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올해 150억 달러에서 2025년 292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2020년까지 연평균 10%이 예상돼,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ESS를 꼽은 삼성SDI의 향후 실적 성장도 예견되는 상황이다.

유럽 시장에 높은 에너지 전환 효율성을 자랑하는 '고전압 가정용 에너지 저장장치(ESS) 배터리 모듈' 신제품을 선보인 삼성SDI. (사진=삼성SDI)

전자 제품의 핵심 부품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공급 부족으로 호황기를 맞이한 삼성전기도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해 주목된다.

에프엔가이드는 삼성전기가 2분기에 전년 대비 130% 증가한 1천70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1천540억원)와 비교에서도 소폭 상승한 전망치다.

삼성전기에 호실적을 안긴 1등 공신은 MLCC다.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콘덴서인 MLCC은 스마트폰과 반도체, 자율주행차 등에 널리 쓰인다. 삼성전기를 비롯해 일본 무라타 등 몇개 사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MLCC의 제품 믹스 효과와 일부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마진율이 종전 대비 상향했다"며 "삼성전자 갤럭시S9 등 글로벌 전략거래선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카메라모듈, 기판 매출 감소, 가동율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MLCC만 매출 증가와 가격 상승 효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실현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MLCC. (자료=삼성전기)

■ LG이노텍·디스플레이 2Q '시무룩'

LG이노텍은 주요 고객사 애플의 '아이폰X(텐)' 판매 부진으로 2분기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2분기 연결기준 150억원 대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75%나 영업이익이 줄어든 직전 분기보다 부진한 성적이다.

업계는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계절적 비수기와 함께 주요 고객사로의 부품 공급 감소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 회사는 애플에 3차원(3D) 센서와 카메라 모듈 등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이들 부품이 탑재된 아이폰X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것이다.

다만 3분기부터는 애플 등 주요 고객사가 신제품을 출시하고, 카메라모듈과 3D 센서 공급도 늘어나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듀얼카메라와 3D 센서 수요가 증가해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특히 내년엔 선두 스마트폰 업체들이 트리플(3대) 카메라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 성장 모멘텀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후면에 듀얼 카메라가 장착돼 있는 아이폰X. LG이노텍이 부품 공급을 맡았다. (사진=씨넷)

분위기가 좋지 않은 건 LG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매출은 5조5천억원 대, 영업적자는 2천900억원 대다. 이는 전년 대비 14%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6년만에 적자로 돌아선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 전환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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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과잉공급으로 위기에 봉착한 LG디스플레이는 현재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LCD 비중이 높아 타사보다 판가 하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OLED 비중이 비교적 높아 2분기 영업이익(1천500억원 대) 흑자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삼성디스플레이와 대비되는 점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사진=LG디스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