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 일렉트릭 서울→부산 무충전 주행기

[시승기] HDA 활용하니 연비 8.1kWh 기록

카테크입력 :2018/07/10 07:10    수정: 2018/07/10 08:07

현대자동차 장거리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부터 부산 장전역 공영주차장까지 약 372km 거리를 무충전 주행했다.

코나 일렉트릭의 국내 환경부 공인 주행거리는 한번 충전 후 406km(도심 444km, 고속도로 359km)다. 복합 연비는 kWh당 5.6km(도심 6.2km, 고속도로 5.0kWh)다. 배터리 용량은 장거리형 기준 64kWh며 모터의 최고출력은 150kW(204마력)에 달한다.

이 수치만 놓고 봤을 때 코나 일렉트릭은 얌전히 타면, 한번 충전으로 부산까지 갈 수 있다. 하지만 전기 모터의 강력한 가속 성능만 믿다가는 부산까지 무충전 주행 도전이 실패로 끝날 수 있다.

그렇다고 교통 흐름을 방해할 수는 없다.

지디넷코리아는 규정 속도를 지켜가며 필요할 때 약간의 추월가속을 진행해봤다. 속도는 규정속도(110km/h, 100km/h 등)를 최대한 넘지 않는 선에서 유지했다. 에어컨 공조장치는 A/C(에어컨) 버튼을 비활성화시키고, 온도를 최대한 낮춰 냉방 효과를 유지했다. 또 운전 중 졸음 등을 방지하기 위해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시스템을 활용해봤다.

부산 장전역 공영주차장 충전소에서 충전중인 코나 일렉트릭 (사진=지디넷코리아)
HDA 시스템이 활성화 된 채 주행중인 코나 일렉트릭 (사진=지디넷코리아)

■HDA는 과연 전기차에 어울릴까?

HDA는 그동안 제네시스, 현대차, 기아차 등의 주요 모델에 탑재됐다.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연동돼 고속도로 주행시에만 활용할 수 있는 반자율주행 기능이다. 고속도로 규정속도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속도를 맞추면 평균 최소 2분~3분동안 경고 없이 반자율주행 기술을 즐길 수 있다.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기아차 전기차 라인업 사상 최초로 HDA 기술이 탑재된 모델이다. 이후 출시될 예정인 기아차 니로 EV에도 이 기술이 탑재된다. 수소전기차 넥쏘도 코나 일렉트릭보다 일찍 HDA 탑재가 결정됐다.

HDA는 전기차와 어울릴까. 370km 넘는 주행을 한 결과, HDA는 전기차에 있어서 꼭 필요한 존재다.

시승을 진행한 9일 오후 전체 코스의 절반 이상을 HDA 시스템에 의존했다. 이날 전국 곳곳에 비가 내렸기 때문에, 악화된 기상조건에서 HDA가 어떻게 구동될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HDA는 차선 구분이 불명확한 경부고속도로 대구 지역을 제외한 전체 구간에서 월등한 차선 인식 성능을 발휘했다. 수없이 내린 비로 윈드쉴드 카메라 주변이 많이 더러워졌지만, 코나 일렉트릭은 흔들리지 않고 최대한 차선 중앙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가끔 도로의 기울기와 노면 상태 악화로 인해, 차선 우측 쏠림 현상이 나타났지만 주행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HDA 시스템이 실행중인 코나 일렉트릭 내부 (사진=지디넷코리아)

전기차를 타면 하나의 선입견이 있다. 브레이크 또는 회생제동 기능 실행 없이 정속 주행을 하면, 배터리가 빨리 방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도 고속도로 주행연비보다는 꽉 막힌 도심연비가 오히려 잘 나올 때가 많다.

코나 일렉트릭에서 HDA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회생제동 에너지 기술을 동시에 쓸 수 없다. HDA 기능 실행도중, 아무리 회생제동 기능이 담긴 패들시프트를 눌러봐도 반응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승 초반에는 HDA 때문에 무충전 주행이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HDA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졌다. HDA를 실행하면서 클러스터 상의 연비가 8.0km/kWh 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차량 스스로 무리한 주행을 유도하지 않는 것이 HDA이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8.0km/kWh대 연비는 일반인 시각에서 낮은 연비로 생각될 수 있지만, 전기차에서는 상당히 높은 연비다.

코나 일렉트릭 차량 배터리 용량과 클러스터 상 주행 연비를 서로 곱하면, 한번 충전 후 도달 가능 거리를 짐작할 수 있다. 64kWh대 배터리 용량의 코나 일렉트릭이 8km/kWh대 이상의 연비를 유지하면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HDA 기술이 앞으로 수많은 전기차에 적용되려면 많은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 도로 고저차를 고려해 속도를 조절하거나, 앞차와의 간격이 좁혀질 때 회생제동 에너지를 더 많이 유도해야 한다. 게다가 전기차 특성에 맞는 별도의 반자율주행 세팅 능력도 갖춰져야 한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실내. 스톤 그레이 인테리어가 적용된 차량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주행거리 표기는 좀 더 정확해져야

이날 시승하면서 의아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400km 이상 나왔던 클러스터 상의 주행거리가,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입력하고 나면 330km대로 표기된다. 무려 70km 정도 주행거리가 낮게 표기되는 현상이 생긴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경로상의 높낮이를 고려해 주행거리를 보수적으로 세팅했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언덕길 주행시 모터의 출력으로 인해 주행거리가 급감되는 현상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미 코나 일렉트릭을 인도받은 소비자들도 이 점을 파악해가며 주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행을 하면서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의 ‘안내 중지’, ‘안내 재시작’ 버튼을 반복하면서 주행거리 표기 차이를 살펴봤다. 오히려 ‘안내 중지’를 누르고 나면, 충분히 부산까지 안심하면서 주행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부터 기자는 코나 일렉트릭의 순정 내비대신 모바일 티맵 어플리케이션에 의존해 목적지인 장전역 공영주차장까지 주행했다.

코나 일렉트릭의 경쟁 상대 중 하나인 쉐보레 볼트 EV는 클러스터에 주행거리 표기를 평균, 최소, 최대 등으로 나눠 표기하고 있다.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서 주행거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나 일렉트릭은 계기반에 7인치 클러스터를 장착하는 등 일반 코나와 차별화를 뒀다. 하지만 속도 등을 나타내는 가운데 원형 계기반 아래쪽은 아무 표기가 나타나지 않아 텅 빈 느낌을 준다. 여기에 주행거리 자체를 다양화하는 표기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주행중인 코나 일렉트릭 (사진=지디넷코리아)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 내에서 충전중인 코나 일렉트릭 전기차 (사진=지디넷코리아)

장전역 공영주차장에 도착하자 최종 연비는 8.1km/kWh로 기록됐다. 좋지 못한 날씨와 수차례의 추월 가속, 다수의 HDA 테스트 결과를 진행했음에도 고연비가 나온 셈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해 4월 볼트 EV 서울-부산 편도 무충전 주행에 이어 올해 7월 코나 일렉트릭으로 서울-부산 편도 무충전 주행에 성공했다. 테슬라를 포함한 다른 전기차 메이커도 서울과 부산까지 충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는 전기차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자들이 내놓을 전기차에 현대기아차와 한국GM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사다.

코나 일렉트릭의 가격은 세제혜택 이전 가격 기준으로 모던 4천952만원, 프리미엄 5천165만원이다. 정부 지자체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최소 2천900만원대에서 3천1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하지만 올해 코나 일렉트릭 사전 예약대수가 생산 가능 물량 1만2천대를 훨씬 넘는다. 지금 차량 구매를 희망하면 내년 이후에나 받을 정도로 차량에 대한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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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터 부산까지 진행된 코나 일렉트릭의 무충전 주행 영상은 기사 하단에서 볼 수 있다.

*영상=[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시승] HDA 최대한 활용해 서울부터 부산까지 무충전 주행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