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권 키워드는 금리와 디지털

금융인허가·암호화폐 거래소 규제 방향도 관심

금융입력 :2018/07/09 15:43

올 해 하반기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금리'와 '디지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속도가 빠른 가운데 유럽중앙은행도 올해 말까지 완화정책을 마무리짓겠다고 발표했다. 내외 금리차를 고려해 국내도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

하지만 가계부채가 좀체 줄지 않고 있어 무턱대고 금리를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페(가상통화) 등 신기술이 발전하면서, 금융권도 이를 내재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금융인허가규제 개편, '메기' 등장하나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는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금융인허가규제 개편안이다. 금융위는 은행·보험·금융투자업·중소금융업으로 업권을 분할해 주기적으로 평가, 경쟁도를 가늠한 후 2019년 1분기까지 금융업진입규제 개편방안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개편안을 내놓기 전 오는 3분기 중으로 특화금융회사 신설을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소액단기보험회사와 중개전문증권사, 특화신탁업자 등을 신설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오는 4분기 중에는 은행과 금융투자업에 대한 경쟁도를 평가한다. 은행산업 경쟁도 평가 결과에 따라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와 한국카카오은행 등 은행업권의 '메기'가 될 신규 금융회사가 탄생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핀테크, 성장과 규제 '두 마리 토끼' 잡나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레그테크·규제 샌드박스·지정대리인제도 등을 시행 중이지만, 최근 법 규제없이 운영된 P2P대출업체가 줄줄이 발각되면서 금융당국의 스탠스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금융위 역시 P2P대출업체에 대한 제재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입법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달라진 금융환경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해 조직을 신설할 방침을 밝혔다. 현재 금융위는 금융혁신과와 전자금융과, 금융데이터과 3개과로 구성된 '금융혁신기획단'으로, 4차 산업혁명·혁신적 금융상품 및 서비스·핀테크·암호화폐(가상통화) 관련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 암호화폐 규제 방향 가늠쇠 나오나

아직까지 암호화폐 거래소나 코인공개상장(ICO)에 대한 뚜렷한 법 규제가 없는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과 유사수신, 외국환거래법 위반 건들을 두고 검찰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관계자들은 합리적인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금세탁 등 불법적행위에 암호화폐가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전 세계가 대응 중이다. 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내년5월까지 가상통화 관련 국제 기준 및 가이던스 개정 등을 우선 과제로 지정해 논의할 계획이다.

국제적으로 자금세탁방지 가이던스가 제시되면 국내서도 법 규제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한국은행이 암호화폐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내고, 금융위 역시 가상통화 관련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금융혁신기획단을 새로 만들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 틀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 측은 보고서에서 규제는 국제 사회 공조가 필요하며, 제도권 기관이 암호화폐를 취급할 때 적절한 과세 및 자본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제3자 기관이 암호화폐 지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하여 감독당국 및 중앙은행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금리 인상, 은행에겐 '양날의 검'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아직 인상하진 않았지만, 한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금리 인상 시 금융권의 실적과 배당금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19일부터 은행권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하나금융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상장된 은행을 기준으로 올해 2분기 순이익은 3조7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금융감독원의 은행 대출금리 산정 체계 적절성의 구두 발언으로 은행주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들고 있다. 또 금리 인상 시 취약 차주에 대한 가계부채에 대한 부실과 부동산 경기 악화 역시 은행에겐 달갑지 않은 요소다.

■ 디지털·글로벌 '투트랙' 전략 고고

주요 시중은행은 하반기 전략으로 '디지털'과 '글로벌 진출 및 수익 확대'로 잡은 상태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0일 인도네시아 중형은행에 대한 2대주주 여부가 결정난다.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 부문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은행과 증권 간 협업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사력을 다한다. 컨설팅을 받아 프로젝트 단위로 전산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계획도 잡힌 상태다.

신한은행 역시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쏠' 통합 이후 더욱 내용을 업그레이드하고 고도화해 맞춤형 개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 2020년까지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전체 금융지주사의 수익 20%를 차지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베트남 등 현지 성공사례를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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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은 2025년까지 그룹 내 글로벌 부문의 이익 비중을 40%까지 확대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중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성장한 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내년 초 지주사 출범을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지속적인 실적 개선으로 주주들로부터 지주사전환에 대한 동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실적 개선이 추후 지주사 전환 이후 인수합병 추진 시에도 좋은 조건으로 인수가 가능해 실적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