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 OLED 잉크젯프린팅 경쟁…韓 촉각

기존 진공증착 방식 결합 '하이브리드' 아닌 전면 도입에 주목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7/04 17:15    수정: 2018/07/04 17:45

일본과 중국이 이르면 2020년을 목표로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작에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잉크젯프린팅 전면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잉크젯프린팅 OLED 양산 계획을 밝히지 않은 터라 일본과 중국의 기술 선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 업계가 도입에 난항을 겪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을 이들이 전면적으로 도입한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기술 난도 문제로 기존 진공증착 방식과 잉크젯프린팅을 합친 하이브리드 공정 방식을 선호한다.

잉크젯 프린팅 방식. (자료=LG디스플레이)

만약 양사 중 한 군데라도 전면 도입에 성공하면 OLED 분야 시장 점유율 1·2위인 우리 업체들이 차세대 기술 선점을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 자회사 JOLED는 잉크젯 프린팅 공정을 이용한 OLED 생산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5.5세대(1300mm x 1500mm) 기준 패널 월 2만장 양산이 목표로, 생산 거점은 일본 이시카와현 노미 공장이다.

중국 TV업체 TCL의 자회사인 차이나스타(CSOT)도 오는 2021년부터 같은 방식을 이용해 TV용 OLED 패널을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잉크젯 프린팅 방식은 현재 널리 쓰이는 진공증착 방식 대비 공정, 가격 면에서 효율적이지만 수율 문제로 전면 도입이 쉽지 않다. 현재까지 온전히 잉크젯 프린팅 기술만을 이용해 OLED 양산을 성공한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단 한 군데도 없다. 이것이 업계가 JOLED와 CSOT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이론상으로는 모든 OLED 발광층을 잉크젯 프린팅으로 형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RGB 중 B(청색) 재료의 수명과 효율이 현저히 낮다는 이유로 R(적색)과 G(녹색)만 잉크젯 프린팅으로 제조하고 청색은 기존 증착 방식으로 형성하는 하이브리드 구조가 주로 개발되고 있다.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 JOLED. (사진=JOLED)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차이나스타(CSOT). (사진=CSOT)

LG와 삼성도 잉크젯 프린팅 방식이 가져올 효율 극대화를 염두에 두고 기술 개발에 몰두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공정을 이용한 양사의 대량 양산 계획은 알려진 바가 없다. 특히 하이브리드 공정이 아닌 전면 도입은 더욱 그렇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내부적으로 잉크젯 프린팅과 증착을 합친 하이브리드 공정을 이용한 대형 OLED 양산을 고려하고 있다. LG도 10.5세대 패널 양산에 잉크젯 프린팅 방식을 도입할 지 고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JOLED와 CSOT의 속내까지 파악할 순 없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국내 업계와 비교했을 때 '양산에 성공할 것이다, 혹은 실패할 것이다'를 판단하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JOLED만 따져보면, 그동안 오랜 기간 개발에 매진해 기술력을 끌어 올렸지만 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것이 흠이었다고 알려졌다"며 "(JOLED가) 기존 증착 방식과 신공정을 합치는 것이 아닌, 잉크젯 프린팅 단독으로 공정을 도입한다면 수율 문제를 어느 정도로 해결했는 지가 양산 성공과 실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잉크젯프린팅(Inkjet Pr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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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B(적·청·녹색) 구조로 패널 제조가 가능한 잉크젯 프린팅은 90% 이상의 재료 사용 효율성이 특징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진공증착 방식 대비 발광재료 소모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제조 과정에서 패널과 접촉하지 않기 때문에 기판에 손상이 갈 염려도 없고, 더 친환경적이다.

이 기술은 크게, 진동을 이용해 잉크를 흘려내보내는 방식과 픽셀에 잉크를 직접 도포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현재는 픽셀에 잉크를 직접 도포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용매가 포함된 유기 재료를 도포한 후 오븐에 건조하는 식으로 공정이 이뤄진다. JOLED와 CSOT 역시 픽셀에 잉크를 직접 도포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