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암호화폐거래소 "태풍일까, 미풍일까"

7월 비트박스 출범…한국시장 미칠 영향 관심

컴퓨팅입력 :2018/07/03 17:43    수정: 2018/07/06 16:47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7월 중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를 공식 출범한다. 이에 비트박스가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망은 엇갈린다.

한쪽에선 네이버 라인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등에 업고 빠르게 경쟁 서비스 사용자들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암호화폐 거래 시장이 침체기라 큰 관심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비트박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한국 시장 적극 공략 가능성

라인 주식회사는 지난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7월 중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인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인은 비트박스를 "일본과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이용한 암호화폐 거래소"라며 "한국어를 포함해 15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각국의 규제 준수를 위해 일본과 미국을 서비스 대상국에서 제외했지만, 향후 두 나라도 서비스를 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라인은 지난 1월말 일본 금융청에 거래소 설립을 신청하고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 시장은 여전히 전세계 암호화폐 거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라인도 공략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체 암호화폐 거래 시장에서 원화(KRW) 거래 비중은 14%를 차지했다. 지난 1월 30%를 넘었을 때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단일 국가 중 한국만큼 암호화폐 거래에 관심이 높은 시장이 없다.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계속해서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는 라인 비트박스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한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라인이 거래소를 만든다고 하니 신경쓰이는 게 사실"이라며 "현재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 비트박스 태풍될까 미풍에 그칠까?

라인 비트박스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 시장에서 태풍을 일으킬까, 아니면 미풍에 그칠까.

업계에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쪽에선 네이버와 라인의 브랜드 인지도를 무시 못할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가 처음 등장했을 때 다수의 코인을 거래할 수 있다는 점 못지 않게 카카오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초기 마케팅에 상당히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비트박스도 네이버와 라인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파워로 초기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과거엔 한국 투자자들이 원화 거래 시장에 대부분 몰려 있었다면, 최근엔 암호화폐 간 거래(C2C)만 가능한 거래소나 해외 거래소도 적극 활용하는 추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라인은 C2C 거래만 지원한다.

그는 "김치 프리미엄(원화 거래 시장에서 암호화폐가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이 없어지면서 한국 투자자들이 바이낸스 등으로 많이 옮겨 갔다. 바이낸스가 한국어 서비스를 거의 완벽하게 지원했고 마케팅도 많이했기 때문이다. 바이낸스 사례를 보면 라인 비트박스는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전세계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돼 있어 크게 주목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관련기사

한 해외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이 안 좋다 보니 투자자들이 거래소 자체를 보고 이동하기 보다 뜨는 정보지나 커뮤니티에서 소위 뜬다는 코인을 찾아서 쏠리는 현상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박스가 오픈하면 일시적으로 이슈를 모을 순 있겠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보면 지속적으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