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3D프린팅 전문기업 빅렙, 국내 시장 본격 진출

1m 크기 출력물 만드는 대형 3D 프린팅 기술로 승부

디지털경제입력 :2018/06/29 16:41

독일 대형 3D프린팅 전문기업 빅렙(Bigrep)이 1m 크기 출력물을 만들 수 있는 대형 3D프린팅 기술을 앞세워 산업계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라타시스나 3D시스템즈, HP 같은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이미 시장에 진출했지만 자사 제품의 차별화가 확실한데다 이 분야 기술력은 빅렙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자신감이다.

실제로 빅렙은 항공, 우주, 자동차, 철도, 가구,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한국시장에서도 다양한 산업에서 고객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테판 비어(Stephan Beyer) 빅렙 대표는 29일 국내 총식 총판업체인 영일교육시스템과 함께 미디어이벤트를 열고 사업 전략과 한국시장 활동 계획에 대해서 발표했다.

스테판 비어 빅렙 대표가 29일 미디어이벤트를 열고 사업 전략과 한국시장 활동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2014년 설립된 빅렙은 출력물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1m인 빅렙 원과 50센티미터(cm)x1mx50cm인 빅렙 스튜디오를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산업이자 큰 규모의 부품을 필요로 하는 자동차, 항공우주, 조선 등 외에도 건축, 가구, 연구 등 세계 모든 산업에 대형 3D프린팅 수요가 있다는 것이 빅렙 시각이다.

비어 대표는 “시중에 나온 대다수 3D프린터는 중소형 출력물만 만들 수 있는데 고객사들은 중소형 부품을 여러 개 만들어 다시 붙이는 작업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빅렙의 3D프린팅 기술은 한 번에 품질도 뛰어난 제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출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빅렙은 이같은 강점 때문에 스트라타시스나 3D시스템즈, HP 같은 대형 선도기업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 인력과 지속적인 연구로 기술력에서도 세계적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알렉사 호딕(Alex Hodic) 빅렙 GM은 “이미 시장에는 규모도 크고 역사도 오래된 기업들이 여럿 있지만 해당 기업들과 빅렙에 고객사가 바라는 기술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빅렙처럼 우수한 대형 출력물을 빠른 시간에 뽑아내는 기술을 가진 기업도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이 분야 선도기업이 바로 빅렙”이라고 자신했다.

빅렙 최고기술책임자(CTO)는 3D프린팅 분야 연구개발과 엔지니어링 경력이 18년 이상인 스트라타시스 출신 모셰 아크닌(Moshe Aknin)이 맡고 있다. 최대주주는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로 빅렙 장비에 쓰이는 소재 개발에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이밖에 빅렙은 글로벌 3D프린팅 기업에서 영입한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독일 응용산업 분야 최대 연구소 프라운호퍼 등 세계 유수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호딕 GM은 밝혔다.

비어 대표는 이같은 기술력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굴지 기업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사 중에는 자동차업체인 BMW와 폭스바겐, 중동지역 항공사 에티하드 항공,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AIRBUS), 독일 국영 철도기업 도이치반, 스위스 전기·전자기기 제조사 에이비비(ABB), 세계 최대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체 케터(KETER) 등이 포함됐다.

빅렙은 해당 기업들에 대형 3D프린팅 기술력을 제공해 시제품은 물론 실제 부품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고객사 중에는 빅렙 기술을 채택한 후 부품 제작 비용이 85% 줄어든 곳도 있었다.

비어 대표는 “케터는 빅렙 원을 구매하기 전 아웃소싱으로 시제품을 만들었고 당시엔 시제품 제작에 1주일이 걸렸다”며 “빅렙 원을 이용한 후에는 직접 더 빠른 시간에 시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 영국 고객사는 빅렙 원으로 주조틀을 만들어 패턴이 들어간 프로펠러를 대량 생산했다"며 "기존 방식과 비교해 33% 이상 시간을 줄였으며 노동시간도 20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빅렙은 새로운 산업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새로운 3D프린터과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진행 중이다. 최근 진행한 애플리케이션 제작 시도는 공기가 들어가지 않는 자전거 바퀴와 자전거 프레임, 자동차 휠 등이다.

비어 대표는 “항공우주 분야는 경량화와 고강도 부품이 핵심"이라며 "기존 3D프린팅 기술은 아예 플라스틱 부품이나 금속 부품을 만드는 데만 집중했지만 빅렙은 자체 개발한 플라스틱 소재로 우선 제품을 만든 후 금속으로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빅렙은 항공기 중요 제품도 출력할 수 있는 3D프린터도 개발 중이다. 오는 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3D프린팅 국제 전시회 폼넥스트에서 3D프린터 실물을 공개할 계획이다.

비어 대표는 “항공기 비행 기능에 밀접한 부품은 인증서나 품질 시험을 다 통과해야 한다. 올 하반기 폼넥스트에서 이같은 부품들을 출력할 수 있는 3D프린터를 공개할 것”이라며 “신제품은 현재 판매 중인 장비들보다 속도, 안전성 면도 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종 영일교육시스템 대표가 29일 부산대학교에 설치된 빅렙 장비를 이용한 기업들 반응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 올해부터 한국서 공격적 마케팅

빅렙은 올해부터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몇 달 전부터 홍보 활동을 강화했다. 지난 27일부터 열린 인사이드 3D프린팅 코리아 2018 전시회 현장에서 미디어 이벤트를 개최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비어 대표는 “한국은 아직 3D프린팅 설계나 출력, 부품 생산이 활발하지 않은 나라로 빅렙 입장에선 잠재력이 크다”며 “해외서 확보한 고객사들이 매우 다양한데 한국에서도 이처럼 다양한 분야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연구기관, 기업체 모두가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BMW, 도이치반 등 대기업들은 특별한 주문을 제안하기도 하는데 한국 대기업들의 특별한 주문에도 빅렙은 대응할 수 있다”며 “대기업 연구원이나 중요 관계자를 초청해 프로젝트 수행할 수도 있다. 고객사를 만나기 위해 전시회에 자주 참여하고 세미나나 기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렙은 이미 국내 일부 기업들로부터 인지도를 쌓고 있다. 부산대학교는 3년 전부터 세계 주요 3D프린팅 기업의 장비를 설치한 브이스페이스를 운영 중이며 빅렙 장비 역시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부산 기업들이 브이스페이스에서 빅렙 장비를 이용하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빅렙 장비로 벽걸이형 에어컨 시제품을 출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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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종 영일교육시스템 대표는 “영일교육시스템은 지난 5년간 3D프린팅 사업을 해왔으며 스트라타시스 자회사 메이커봇 총판 실적으로 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며 “그간 쌓은 경험으로 빅렙을 짧은 시간 내 국내 시장에 알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빅렙 기술은 대형 3D프린팅이라는 점에서 (3D프린팅 기술 중) 제조현장에서 가장 가깝다고 보고 있다”며 “이미 해외 많은 대형 기업들이 현장에서 빅렙 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