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5G, 맥을 끊지 않아야 한다

[데스크칼럼] 5G 제 기량 발휘하는 데 초점 맞춰야

데스크 칼럼입력 :2018/06/20 15:50    수정: 2018/06/20 15:52

지난 18일 러시아 월드컵 한국과 스웨덴 전. 힘들게 균형을 유지하던 우리나라는 후반전 페널티킥(PK)을 허용하면서 1대0으로 석패했다.

물론 관전평은 각기 다를 수 있다. 한국팀의 경기력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전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아픈 지적도 꽤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심판의 경기운영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 대표팀의 경기 흐름을 끊거나 상대편에 치우친 판정이 꽤 나온 탓이다. 특히 구자철 선수가 덴마크 선수에게 심하게 다리를 밟히는 반칙을 당했음에도 옐로카드조차 없이 지나치는 장면에선 모든 시청자가 분개했다.

같은 날 국내에서는 첫 5G 주파수 경매가 이틀 만에 마무리 됐다. 이동통신 3사는 매물로 나온 3.5GHz와 28GHz 대역을 확보하는데 총 3조6천183억원을 썼다. 사업자별로 SK텔레콤 1조4천258억원, KT 1조1천758억원, LG유플러스가 1조167억원을 지출했다.

이번 경매엔 1, 2단계로 나눠 주파수 양과 위치를 결정하는 클락 방식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이통 3사는 3.5GHz 대역의 주파수 양을 많이 차지하는데 주력했고 이 대역에서 배팅 금액을 더 써낸 SK텔레콤과 KT가 100MHz폭씩, LG유플러스가 80MHz폭을 확보했다. 28GHz 대역은 3사가 똑같이 800MHz폭을 할당받았다.

위치를 결정짓는 2단계 경매로 총 낙찰가가 판가름 났다. 3.5GHz 대역에서는 SK텔레콤이 가장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2천505억원을 배팅해 뜻을 이뤘고, 28GHz 대역은 큰 호불호 없이 6억원을 써낸 KT가 원하는 위치를 가져갔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최저경쟁가 3조2천760억원에 내놓은 주파수를 이통 3사가 약 10%(3천423억원) 오른 금액에 확보했다. 때문에 경매가 끝나고 이통 3사 모두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장원리에 따른 합리적이고 실리적인 경매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4월 우리보다 앞서 5G 주파수 경매를 실시한 영국 정부는 3.4GHz 대역 150MHz폭을 우리보다 훨씬 낮은 최저경쟁가 3천만 파운드(약 439억원)에 내놓았지만 최종 낙찰가는 45배 이상 치솟은 13억6천988만 파운드(약 2조66억원)로 끝났다.

우리나라는 3.5GHz 대역의 블록(10MHz) 당 낙찰가는 968억원이었지만 영국은 7천800만 파운드(약 1천140억원)였다. 이는 정부가 전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준비하는 이통사의 투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과열경쟁 방지 방안을 경매설계에 반영한 덕분이다. 이통사들이 네거티브 전략을 자제한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때문에 정부도 우리나라가 5G 이동통신의 선도자로 발돋움 할 발판이 마련됐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 서비스 혁신을 선도해 국민 경제와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표했다.

주파수 경매를 끝낸 현재 5G 시장상황은 이제 경기 시작을 위해 막 국가를 부르는 단계다. 아직 본경기가 채 시작되기 전이란 얘기다.

이제는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심판의 역할이 중요한 때다. 선수들이 의욕을 잃지 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심판은 경기 흐름의 맥을 끊지 않아야 한다.

최근 영국과 일본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프라로 꼽히는 5G를 비롯한 ICT 융합 산업에 기업들이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조세특례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설비 보유세와 조세 감면을 통해 혁신성장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4G LTE 네트워크에 약 20조원이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5G 투자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최소 3년 내 약 10조원 규모가 조기 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5G 인프라가 구축돼야 이를 기반으로 한 연관 산업도 스타트를 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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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관련법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 지난달 기획재정위원회의 추경호 의원은 4차 산업혁명의 신성장기술 사업화를 위한 시설투자에 대해 세액공제와 기반기설 투자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심판은 경기 시작 휘슬을 불고 선수에게 공을 넘기는 것으로 할 일이 끝난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정부가 밝힌 것처럼 5G 글로벌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더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