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추격 속 위기의 삼성, 어떤 전략 구상할까

22일 글로벌 전략회의…사업부별 대응책 논의

디지털경제입력 :2018/06/19 17:32    수정: 2018/06/20 16:02

삼성전자가 상반기 성과를 돌아보고 하반기 사업계획과 목표를 수립하기 위한 글로벌 전략회의를 오는 22일부터 개최한다. 올해에는 특히 각 사업부 별로 시장의 정체와 업체간 경쟁 심화, 중국의 추격 등의 영향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들도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부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회의가 22일 경기도 화성 사업장에서 진행되며, 25일과 26일에는 각각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과 TV와 생활가전 등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 회의가 수원 본사에서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국내외 시장 현황을 공유하고 경영 전략을 점검, 각 사업부문별로 솔루션 찾기에 나선다. 올해에는 각 사업부를 담당하는 김기남 DS부문장(사장), 고동진 IM부문장(사장), 김현석 CE부문장(사장)의 주재 하에 국내 사업부 임원과 전세계 각지에서 일하는 해외 법인장이 소집돼 해외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업부 별 상황은 다르지만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사업부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끝나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고, 스마트폰과 가전, TV 역시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내부 분위기가 예전만 하지 못해 대응 전략 논의도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디지털시티 (사진=삼성 뉴스룸)

■DS 부문, 중국 추격 및 견제 문제 중점 논의될 듯

우선 반도체 부문은 전체 사업부 영업이익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으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96단 3D 낸드를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중국 업체 등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르면 올해 말부터 메모리 반도체 경쟁이 눈에 띄게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장 변화에 따른 대응책과 신제품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도 각각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초미세 공정 기술 전략 등을 의제로 다룰 전망이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의 메모리 가격담합 조사에 대한 대응책도 논의될 전망이다. 최근 반독점 당국은 삼성전자 등 글로벌 D램 업체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위법행위로 판정될 경우 높은 과징금이 부과되며 수출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 수출 4분의 1 비중을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은 시장이다.

■IM 부문, 8월 공개 예정 갤럭시노트9 제품 전략 관심

IM 부문은 오는 8월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 제품 전략을 집중 논의한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속에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전략 제품인 갤럭시S9도 예년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내부적으로 고민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갤럭시노트9의 출시 시기 등 전략과 함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등 혁신 제품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노트9과 함께 공개될 인공지능(AI) 빅스비1.0의 차기 버전인 빅스비2.0의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연결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빅스비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 관련 사업부들도 모두 AI 전략과 맞물려 있는 만큼 하반기 주력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CE 부문, 프리미엄 TV 경쟁력 유지 전략 논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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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부문도 시장의 축소와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추세에 있어 내부에 위기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QLED TV와 하반기 출시할 마이크로 LED TV로 프리미엄 투트랙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제조사와 중국 업체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프리미엄 TV 전략과 함께 시장에서 차세대 경쟁력으로 내세울 수 있는 가전과 AI·사물인터넷(IoT) 결합 등에 대한 논의도 심도있게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참석 여부도 관심사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AI, 전장 등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유럽, 아시아 등지 비즈니스 거래선과의 미팅을 위해 잇따라 해외 출장을 떠나기도 했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보다 굵직한 현안을 챙기며 글로벌 전략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만큼 이번 회의에도 참석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